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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통사 영업정지, 소상인에게 ‘잔인한 봄’ 부르나45일에 ‘추가’ 정지까지 하면, 실효성은 ‘의문’인데 부작용은 ‘확실' 우려

   
▲ 김나영 기자

[아이티데일리] 13일은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의 연이은 ‘철퇴’로 이동통신 시장이 얼어붙은 날이었다. 미래부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 모두에 집행 결정한 45일간의 장기 영업정지가 ‘개시’되는 날임과 동시에, 방통위가 SK텔레콤, LG유플러스 양사에 각각 1주, 2주라는 ‘추가’ 영업정지 집행을 결정한 날이었던 것.

미래부, 방통위는 불법 보조금으로 이통시장을 혼탁하게 한 이통3사를 제재하고자 영업정지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LG유플러스는 총 57일, SK텔레콤은 총 52일, KT는 운 좋게도(?) 가장 적은 45일의 사업정지 기간을 갖게 됐다.

그 중 이통3사 모두에게 부과된 45일의 사업정지 범위는 신규가입자 모집 뿐 아니라 기기변경까지 포함된다. 이로써 국내 ‘최신 스마트폰 유저’들은 여름이 오기 전까지 자신의 단말기를 마음대로 잃어버리지도, 고장 내서도 안 되게 됐다.

당국은 국민 불편을 해소하고자 24개월 이상 사용 단말기의 기기변경 및 분실·파손 단말기의 기기변경은 일부 허용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그 절차가 퍽 번거롭다. 만약 오는 4월 중 ‘최신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거나 박살낸 일반 국민은 자신이 ‘정말 피치 못하게’ 스마트폰을 분실·파손했음을 입증하는 다양한 서류를 준비해야만 한다.

만약 그 일반 국민이 지난 2월 온라인에서 연이어 회자됐던 ‘대란’에 합류하지 못하고 합법적인 보조금만을 지급받아 고가 스마트폰을 장만한 ‘호갱님’이라면 어찌나 상심이 클까. 이통3사가 당국의 규제도 무시하고 살포했다는 대규모 보조금의 수혜(?)도 받지 못했는데, 그에 대한 ‘후폭풍’만 고스란히 떠안게 됐으니 말이다.

“누구를 제재하고, 누구를 처벌하기 위한 영업정지인가.” 13일 보신각 앞에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가 외친 일갈이다. 휴대폰 대리점·판매점주인 그들은 미래부가 결정한 장기 영업정지가 이통3사가 아닌 이동통신 유통업계 종사자들의 생계만 위협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에는 5만여 곳의 휴대폰 대리점이 있다. 그 대리점을 운영하는 대리점주, 그리고 그 대리점에 근무하던 청년들을 셈하면 휴대폰 유통업계 종사자는 30만여명에 이른다. 그들은 45일간 대체 어떻게 벌어먹고 살라는 거냐며 분노하고 있다. 그들은 ‘불법 보조금’을 살포한 주범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문을 열어도 할 일이 없는 점포를 유지하기 위해 빚을 지거나, 맥없이 일자리를 잃어야 하는 위기에 처하게 됐다.

당국이 이통시장에 영업정지 ‘철퇴’를 내리친 것은 이번이 6번째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들은 그간 당국이 영업정지를 시행하는 동안 정상적으로 생업에 종사하지 못해 발생한 피해를 스스로 감당해야만 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한 관계자는 "당국의 영업정지 처분이 당초 목적인 불법 보조금 근절에 실효성이 없음을 이미 모두가 알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6번이나 반복됐음에도 불법 보조금 살포가 여전히 자행되고 있음이 이를 방증한다고. 과연, 방통위가 불법 보조금 지급 사실 확인에 열을 올리고 있던 지난 2월, 이통시장의 불법 보조금 경쟁 과열 수준은 방통위 기준 대비 4.6배나 높았다. 이는 그간 유례없던 수치다.

영업정지 조치, 실효성은 적고 부작용만 너무 많은 것은 아닌지. 업계에서는 이통시장을 ‘제대로’ 안정화시킬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당국은 ‘추가’ 영업정지를 결정했다. 이에 앞서 미래부는 영업정지에 따른 국민 불편, 관련 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그 ‘최소화 방안’만큼은, 누가 보더라도 지극히 자명하고 현실적으로 민생을 끌어안을 수 있는 방안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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