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만 1위 수성…MySQL 하락·포스트그레SQL·스노우플레이크 급부상
[아이티데일리] 글로벌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오라클을 제외한 전통적인 DBMS 강자들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고, 그 자리를 신흥 DBMS들이 꿰차기 시작했다. 특히 MySQL의 하락세와 포스트그레SQL(PostgreSQL) 및 스노우플레이크·데이터브릭스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며 DBMS 지형 변화의 중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DBMS 패러다임 변화는 전 세계 DBMS 트렌드가 ‘데이터 저장’에서 ‘데이터 활용’으로 전환하기 시작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완만한 하락세에도 부동의 1위는 오라클
DB-엔진닷컴에 따르면, DBMS의 대명사로 자리 잡아온 오라클은 전체 DBMS 순위에서도 변함없이 1위를 유지했다. 전 세계 금융, 공공, 제조, 대기업의 핵심 시스템에 사용되고 있는 만큼 단기간에 지위가 흔들리지는 않았다. 오라클이 1위를 기록했지만 안정적이지는 않다. 전년 대비 DB 인기도 점수를 비롯해, 몇 년간 완만하게 하락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 대해 한 SW 기업 관계자는 “데이터 저장 및 관리, 활용 환경이 클라우드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과거와 같이 오라클 중심의 온프레미스 구조를 유지할 이유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기업들이 DBMS에 기대하는 바도 달라졌다. 대규모 시스템을 오라클에 종속시키기보다 클라우드 기반 확장·유연성을 확보하려는 조직이 늘고 있다. 오라클 DB의 라이선스 정책과 높은 유지보수 비용 또한 경제 불황 속 비용 최적화를 중시하는 흐름 속에서 재검토 대상이 되고 있다.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도입하거나 분석 플랫폼을 새롭게 구축하는 기업들은 새로운 데이터 아키텍처를 구현할 때 오라클이 최적의 선택지인지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오라클은 상당 기간 상위권을 유지하지만 영향력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DB 선택 기준이 안정성 중심에서 활용·확장성 중심으로 이동하는 과정에 있기에 오라클 DB의 영향력은 과거와 같은 수준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MySQL, 뚜렷한 하향 곡선…기본형 DB 시대 저문다
오라클 외에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MySQL은 여느 DBMS보다 하락세가 뚜렷하다. 한때 웹 서비스와 스타트업 환경에서 사실상 표준처럼 활용되며 오픈소스 DB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던 MySQL은 최근 몇 년 새 점수 하락이 가속화됐다. DB-엔진닷컴에 따르면, 2025년 11월 기준 순위에서 전월·전년 대비 모두 감소하며 내림세를 이어갔다.
MySQL의 인기 하락은 데이터 활용 방식의 변화가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에는 단순 트랜잭션 처리 중심의 웹 서비스 운영이 많았기 때문에, 가벼운 구성과 친숙한 생태계를 갖춘 MySQL이 최적의 선택지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단순 저장을 넘어 실시간 처리, 복잡한 데이터 분석, 데이터레이크 운영, AI·ML 연계 등 다양한 트렌드가 부상하면서 보다 많은 기능을 갖춘 DBMS의 수요가 늘고 있다. 이 같은 환경에서는 기본적인 관계형 오픈소스 DB인 MySQL로는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AWS 오로라, GCP 알로이 DB와 같이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관리형 DB나 포스트그레SQL·마리아DB 등과 같이 대체 가능한 오픈소스 DB의 품질 향상도 MySQL의 장점을 약화시키고 있다.
한 오픈소스 DB 기업 관계자는 “과거 ‘MySQL은 기본’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근래 고객들은 데이터 구조와 요구사항을 충족하고자 다른 대안 DBMS들을 먼저 검토하곤 한다”며 “단순한 웹 데이터 저장소 이상의 역할이 필요해진 상황에서 MySQL의 위치가 달라지고 있다. 시장 요구가 고도화되면서 MySQL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좁아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꾸준하고 안정적 상승의 ‘포스트그레SQL’…오픈소스 넘어 ‘기업형 대안’으로
MySQL이 하락하는 동안 포스트그레SQL은 꾸준히 인기도가 상승하며 많은 기업의 선택을 받고 있다. 포스트그레SQL의 강점은 단순한 무료 오픈소스 DB가 아니라, 엔터프라이즈 기능을 갖춘 기업형 대안이라는 점이다. 복잡한 SQL 처리, 강력한 트랜잭션 관리, 멀티모델 데이터(JSON, GIS, 시계열 등) 지원, 다양한 확장성 등을 바탕으로 오라클 대체 검토 시 가장 먼저 언급되는 후보군 중 하나다. 특히 공공·금융·대기업 프로젝트에서 포스트그레SQL 전환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어 국내 시장에서도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포스트그레SQL의 강점은 더욱 부각된다. AWS·GCP·MS 애저 등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포스트그레SQL 호환 DB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면서 기업은 오픈소스의 유연성과 클라우드의 운영 편의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오픈소스 DB 기업의 한 관계자는 “포스트그레SQL은 이제 단순 오픈소스 DB가 아니라 안정성과 확장성까지 갖춘 기업용 DB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기존 오라클 의존도를 낮추려는 조직이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했다. 향후 포스트그레SQL을 중심으로 오픈소스 기반 DB 경쟁이 본격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DBMS 넘어 데이터 플랫폼으로 부상한 스노우플레이크와 데이터브릭스
DB-엔진닷컴에 따르면, 가장 가파르게 인기도가 상승한 DBMS는 단연 스노우플레이크와 데이터브릭스다. 두 기업이 제공하는 DBMS는 모두 기존의 전통적인 RDBMS 기능에서 대폭 확장됐다. 데이터 저장·처리·분석·AI까지 아우르는 데이터 플랫폼으로 기능하며 기업의 데이터 활용 방식을 바꾸고 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구조를 기반으로 데이터웨어하우스(DWH), 데이터레이크, 데이터 공유 기능을 통합한 플랫폼이다. 저장소와 컴퓨팅을 분리해 확장성과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한 구조는 대규모 데이터를 다루는 기업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데이터 공유·데이터 거래 기능은 기업 간 협업·데이터 전략 고도화 흐름과 맞물리며 국내외 대기업을 중심으로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데이터브릭스는 아파치 스파크를 토대로 데이터 처리·엔지니어링·머신러닝·AI 모델링 등 데이터 활용 전 과정을 단일 플랫폼에서 제공한다. 데이터브릭스가 제시한 레이크하우스(lakehouse) 개념은 데이터레이크의 유연성과 웨어하우스의 성능을 결합한 방식으로, AI·ML 중심의 데이터 활용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가장 적합한 모델로 평가된다. 국내에서도 대기업의 데이터·AI 플랫폼 재구축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데이터브릭스 관련 프로젝트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기존 전통적인 DBMS의 인기가 떨어지고, 신흥 DBMS가 각광받는 다는 점은 기업과 조직이 데이터 전략을 세우는 방식 자체가 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저장 중심에서 활용 중심으로, 제품 중심에서 플랫폼 중심으로, 안정성 중심에서 확장성과 AI 연계성 중심으로 DBMS 선택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오픈소스 DB 기업 한 관계자는 “DB를 선택하는 기준은 기업의 미래 데이터 활용 전략을 결정짓는 방향에 달려있다”며 “오라클·MySQL 중심의 구도가 흔들리면서 스노우플레이크 및 데이터브릭스와 같은 플랫폼형 DBMS 기술이 주목받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