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라이제이션 전략으로 미국서 성공 기대…고객이 찾아오는 기업 될 것”
[아이티데일리] 2022년 기준 국내 정보보호 산업 전체 매출액은 약 16조 2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7% 성장했다. 이 중 클라우드 보안과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을 포함하는 정보보안 부문은 약 5조 6천억 원 규모를, 출입통제 장비와 생체인식 보안시스템 등을 포함하는 물리보안 부문은 약 10조 6천억 원 규모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국내 정보보호 산업의 2022년 전체 수출액은 약 2조 2,063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은 13% 수준이다. 하지만 물리보안 분야의 수출액이 압도적인 상황으로 정보보안, 더 좁혀서 보안 소프트웨어 업계의 수출 실적만을 놓고 보면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 실제 정보보안 시장 매출 기준으로는 수출 비중이 3% 정도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
국내 사이버 보안 기업들은 계속해서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좁은 국내 시장에서 성장에 한계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2027년까지 국내 보안 산업을 30조 원까지 키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보안 업계의 반응은 큰 기대 없이 미적지근했다. 내수 위주인 국내 보안 시장이 30조 원까지 커지려면 정부 공공기관이 보안 제품 구매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이야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비현실적인 이야기다. 공공부문에서 폭발적 수요 증가가 없다면 국내 기업들이 더 많이 사야 하는데 딱히 동인은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답은 하나뿐이다. 바로 수출이다.
해외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인지도는 객관적으로 매우 낮은 편이다. 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기업들의 장벽이 너무 높다. 하지만 그래도 다수의 국내 사이버 보안 기업들은 꿋꿋하게 해외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몇백, 몇천만 원의 작은 실적으로 시작하더라도 해외 시장에 계속해서 도전하고 있다. 10년 전, 많게는 20~30년 전 그렇게 시작한 몇몇 기업들은 이제 해외 시장에서 수십억, 수백억 원에 달하는 수출 실적을 내고 있다. 그렇게 대한민국 사이버 보안 기업들의 인지도는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계속해서 해외 시장을 두드리는 국내 사이버 보안 기업들을 조명해본다.
지니언스
“글로벌라이제이션 전략으로 미국서 성공 기대…고객이 찾아오는 기업 될 것”
NAC, EDR, ZTNA 선도기업…작년 최대 실적으로 상승세
지니언스는 네트워크접근제어(NAC) 솔루션으로 국내에 잘 알려진 기업으로, 2005년 설립 이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6년 미국 법인을 설립했고, 2017년에는 코스닥에 상장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매출 429억 원, 영업이익 65억 원 등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19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기도 한 지니언스는 지난해 한국거래소로부터 ‘코스닥 라이징 스타’에 선정됐다.
지니언스는 가트너 선정 '차세대 NAC 대표 기업'은 물론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의 ‘글로벌 솔루션 마켓가이드’에 아태지역에서 유일하게 등재되는 등 글로벌 수준의 소프트웨어 기술력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기업 내부 네트워크를 보호하는 ‘NAC(Network Access Control)’와 PC 등 단말의 이상행위를 탐지하고 대응하는 ‘EDR(Endpoint Detection & Response)’ 솔루션을 국내 최초로 개발, 두 솔루션 모두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또한 보안 업계 차세대 신성장동력인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에 대비해 2021년 제로 트러스트 솔루션 ‘지니안 ZTNA(Zero Trust Network Access)’를 개발, 세계 최대 사이버 보안 컨퍼런스 ‘RSAC 2022’에서 처음 선보인 바 있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의 제로 트러스트 실증과제에 참여하고, 국내 및 글로벌 제로 트러스트 첫 고객을 확보하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제로 트러스트 전략 2.0’을 발표하고 관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안정적인 제로 트러스트 구현을 위해 VPN(가상사설망) 전문기업 퓨쳐텍정보통신을 인수했다.
27개국서 120여 고객 확보, 미국 시장 적극 공략
지니언스는 국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지니안 NAC(Genian NAC)’ 솔루션의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미국, 중동, 남미, 동남아 지역에서 고객사를 추가 확보하며 현재까지 27개 국가에서 누적 120곳의 글로벌 고객을 확보했다. 주요 고객 분야로는 주정부 기관을 포함해 금융, 의료, 방산, 항공, 유통 등이 있다.
또한 지난 RSAC 2022에서는 제로 트러스트 보안 솔루션인 ‘지니안 ZTNA’를 첫 공개하고, 글로벌 고객 유입에 주력하고 있다. ZTNA 솔루션은 지난해 실제 글로벌 첫 고객 확보에도 성공했다.
공시자료 기준 지니언스의 공식적인 수출 매출은 9억 5천만 원이다. 해외 매출은 미국이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한다. 2016년에 보스턴에 미국 법인을 설립, 현지 기반을 강화했다. 보스턴에서는 기술 연구와 정책에 집중하다 이후 실리콘밸리로 본사를 이전해 글로벌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법인에서는 클라우드 수요가 많은 미국과 캐나다 고객에게 직접 또는 온라인으로 제품을 제공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을 총괄 관리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글로벌라이제이션 전략 채택
지니언스의 해외 공략은 결코 쉽지 않았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전략을 조정해왔다. “시장이 방대하고 경쟁이 치열해 진입 자체가 쉽지 않았다. 초기에는 현지 고객들에게 제품을 알리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는 게 지니언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회사는 고객 중심의 편의성과 독립적인 사용 가능성을 강조한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 세계화)’ 전략을 채택했다. 고객이 직접 설치하고 사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 별도로 벤더에서 개입하지 않아도 제품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클라우드 NAC’ 제품이 대표적인 예다. 엔지니어를 현지에 파견하지 않고도 고객이 직접 설치하고 사용할 수 있어 초기에 효율적으로 현지 시장을 공략할 수 있었다.
지니언스는 이러한 글로벌라이제이션 전략의 일환으로 콘텐츠에도 많은 투자를 해왔다.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 검색 엔진 최적화)를 위해 지니언스 미국 홈페이지에 다양한 보안 콘텐츠를 공개하고 있으며, 보안 이슈의 해결 방안을 상위권에 노출시키고, 매뉴얼 등 표준화된 콘텐츠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사용자가 서로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사용자 그룹을 형성, 제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사용자 경험을 개선했다. 나아가 제품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매뉴얼과 지원 자료도 제공했다.
지니언스 관계자는 “사이버 보안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잘 정리해 고객들이 검색을 통해 문제 해결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지니언스 제품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니언스는 미국 법인을 통해 얻은 다양한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향후 로컬라이제이션(Localization; 현지화)보다는 글로벌라이제이션 전략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를 모두 타깃으로 삼아 국가별 다양한 고객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지니언스 관계자는 “지니언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글로벌라이제이션이다. 많은 한국 보안 제품들이 일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이는 특정 시장을 대상으로 한 OEM(주문자위탁생산) 개발 방식(Localization, Customizing)과 유사하다. 일본에서의 빠른 성과가 글로벌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단순히 해당 지역에만 집중하는 로컬라이제이션 방식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면서 “미국 시장은 하나의 국가이지만 지리적, 산업적으로 수십 개의 국가가 존재하는 것과 같다. 미국은 51개 주가 각각 다른 법과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지니언스는 이러한 미국 시장의 특성을 살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니언스는 무료 서비스와 유료 구독을 결합한 ‘프리미움(Freemium)’ 비즈니스 모델로 유료 전환율을 끌어올렸다. 지니언스 관계자는 “잠재 고객에게 제품 체험 버전을 제공해 고객 사용 경험을 강화했고, 고객들은 테스트 후 제품을 유료 버전으로 전환했다”면서 “한국 기업으로서 초기에는 현지 성공 사례가 부족해 고객들이 구매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부분을 인지하고 고객에게 솔루션을 시범 운영할 기회를 제공, 솔루션이 마음에 들면 구매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니언스는 고객으로부터 검증이 완료된 제품과 미국 크레딧유니언을 고객으로 확보한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아웃바운드 영업을 통해 미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재 글로벌 고객들이 지니언스를 직접 만나지 않고도 제품을 찾아 테스트하고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제품을 필요로 하는 새로운 시장을 탐색하는 능동적인 마케팅이 필요한 시기라고 평가하고 있다.
고객 수 최다 지역은 중동…동남아, 아프리카도 공략
한편 지니언스에게 중동은 고객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지니언스 관계자는 “중동 지역은 한국의 IT 및 보안 기술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편이며, 이러한 부분이 회사가 긍정적인 성과를 얻는 데 도움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중동을 비롯해 기타 지역은 현지 파트너사를 활용한 간접 판매 방식을 이용한다. 중동은 클라우드 및 온프레미스 고객이 혼재돼 있다. 지니언스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특성과 고객 기업의 특성에 맞게 NAC를 제안하고 있다.
동남아 지역에도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태국의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의 총 77곳 지사에 NAC 솔루션을 공급했다. 에너지 유통 및 장비 제어와 같은 중요한 기능을 위해 지니언스의 솔루션을 선택했다. 이밖에 아프리카의 교육기관과 이스라엘의 건설 기업에 NAC를 공급한 경험도 있다.
또한 온프레미스 형태의 NAC를 도입해 사용 중이던 글로벌 가구 유통 기업이 전체 매장으로의 확장을 위해 클라우드 기반의 구독 모델로 전환한 사례도 있다. 필리핀의 에너지 기업은 2020년 1차 도입 후 추가로 노드를 증설한 바 있으며, 말레이시아의 유틸리티 기업도 경쟁사의 NAC에서 지니안 NAC로 전환한 사례가 있다.
지니언스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략과 접근 방식이 필수적이다. 단순히 이 방법이 ‘맞다’ 또는 ‘틀렸다’로 구분하는 관점을 넘어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지니언스는 미국 시장에서 제품이 성공한다면, 전 세계 다른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글로벌라이제이션 전략을 통해 다양한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으며, 향후 많은 기업들도 이 전략을 통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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