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카카오뱅크, 2등 교보생명, 3등 하나은행 입상

[아이티데일리] 국내 금융권의 클라우드 전환이 가속화되며 쿠버네티스(Kubernetes) 도입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금융사 IT개발자들이 쿠버네티스 실력을 겨루는 실습형 콘테스트가 마련돼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제 4회 금융사를 위한 아마존웹서비스(AWS) 게임데이(GameDay) 2025'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제 4회 금융사를 위한 아마존웹서비스(AWS) 게임데이(GameDay) 2025'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지난 18일 서울 역삼 센터필드에서 ‘제4회 금융사를 위한 AWS 게임데이(GameDay) 2025’를 개최했다.

AWS 게임데이는 기업이 IT 인프라와 서비스를 운영하며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게임화해, AWS 솔루션을 바탕으로 해결하는 ‘실습형 콘테스트’다. 참가자들은 팀 단위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이 과정에서 획득한 포인트로 최종 우승팀을 가린다. 올해는 총 22곳의 국내 대표 금융사의 IT개발자들이 대거 참여해 실력을 겨뤘다.

지난 2022년부터 시작된 AWS 게임데이는 △머신러닝 △보안 △생성형 AI 순으로 매해 새로운 주제를 선정하고 있다. 올해 주제는 ‘관리형 쿠버네티스 서비스(Amazon EKS)’다. AWS는 지난해 다뤘던 생성형 AI를 반복하기보다는, AI와 연계해 실제 금융 시스템에 적용 가능한 핵심 기술을 조명하고자 했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클라우드 환경에서의 유연한 운영과 확장성을 지원하는 쿠버네티스를 올해 주제로 삼았다.

금융사를 위한 AWS GameDay 2025 현장.
금융사를 위한 AWS GameDay 2025 현장.

AWS 게임데이의 가장 큰 특징은 자유롭고 활기찬 분위기다. AWS 게임데이는 참가자 간 자유로운 소통과 협업을 장려하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다양한 연차의 IT 개발자들이 한 팀을 이뤄 약 3시간 동안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며 실전 경험을 쌓았다.

대회의 독특한 설정도 눈에 띈다. 참가자들은 ‘유니콘 렌탈’이라는 가상의 기업을 위해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이 기업은 행성 간 유니콘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유니콘의 체온 조절을 위해 라마의 털을 필요로 한다. 이를 위해 다른 행성에 라마 스마트팜을 건설했으며, 쿠버네티스를 활용해 스마트팜 인프라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게 주요 미션이다. 게임은 크게 3단계로 나뉘며, 총 11문제로 구성됐다.

AWS 노경훈 금융사업 총괄은 “올해는 참가 팀 22팀, 인원 수로는 88명이 참가해 역대 규모가 가장 큰 행사였다”며 “코로나19 시기였던 지난 2021~2022년 당시 급격하게 증가했던 IT 인력들이 경험을 쌓아 금융 IT 인재 풀이 더욱 탄탄해진 걸 느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는 3시간의 치열한 경쟁 끝에 카카오뱅크(팀명 걸스쿠베) 팀이 우승을 거머쥐었다. 뒤이어 2등은 교보생명(팀명 승리보장), 3등은 하나은행(팀명 Hibooja)에게 돌아갔다.


1등 카카오뱅크(걸스쿠베)

카카오뱅크의 걸스쿠베 팀은 컨테이너플랫폼팀 주은혜(주니) 매니저, 김창현(준) 매니저, 정찬희(누누) 매니저, 클라우드엔지니어링팀 천강민(렉스) 매니저로 구성됐다. 걸스쿠베 팀은 올해 압도적인 점수 차로 우승을 차지했다.

(왼쪽부터) 주은혜 매니저, 천강민 매니저, 김찬현 매니저, 정찬희 매니저.
(왼쪽부터) 주은혜 매니저, 천강민 매니저, 김찬현 매니저, 정찬희 매니저.

카카오뱅크는 국내 금융서비스 중 선제적으로 AWS를 통해 금융서비스를 클라우드 환경에서 운영하기 시작한 기업 중 하나이며, 현재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운영하던 체크카드 시스템을 점차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로 AWS 게임데이 참가 3회차를 맞았으며,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이번 대회에서 숨겨진 채점 요소를 공략했다.

걸스쿠베 천강민 매니저는 “그동안 기본 문제는 무리 없이 풀었으나, 이전 대회에서 점수가 감점되거나 추가되는 항목을 잘 파악하지 못했던 것에 한계를 느꼈다”며 “올해는 AWS의 ‘SQS(Simple Queue Service)’를 활용하고, 파이썬 기반 자동화 작업을 추가해 후반부 점수 차를 크게 벌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은혜 매니저는 “AWS가 제공한 생성형 AI 기반 Q&A 서비스 ‘아마존 Q’도 유용하게 활용했다”며 “직접적인 질문을 입력하니 문제 해결 방식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줘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걸스쿠베 팀원들은 우승소감으로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 팀의 팀워크를 보여줄 수 있는 있어 기쁘다”며 “아무래도 은행이다보니 사소한 이슈도 놓치지 않고, 문제를 정확히 파악할 때까지 파고들면서 다함께 더 좋은 아키텍처를 고민해 온 덕분에 그간 쌓은 팀워크를 발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더불어 팀원들은 “클라우드에 관심 가지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윤호영 대표님께 감사드린다. 또 오늘 행사를 위해 저희가 자리를 비웠음에도 배려해주고 서포트해준 카카오뱅크 직원들과 혼자 남아 회사 업무를 대신 백업해준 동료 SJ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2등 교보생명(승리보장)

교보생명의 승리보장 팀은 디지털개발1팀 김의종 과장, 디지털개발2팀 정호철 대리, 박줄기 대리, 류건열 사원으로 구성됐다. 교보생명은 4년 연속 AWS 게임데이 행사에 참여해 ‘4년 연속 참가상’과 2등이라는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왼쪽부터) 정호철 대리, 김의종 과장, 박줄기 대리, 류건열 사원 (1)
(왼쪽부터) 정호철 대리, 김의종 과장, 박줄기 대리, 류건열 사원.

박줄기 대리는 “이번에 다뤘던 문제들이 기존 실무와 맞닿아 있는 내용이 많아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이 좋은 성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다만 문제가 영어로 출제되다 보니 빠르게 읽지 못해 처음엔 조금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의종 과장은 “평소에 카펜터나 오토 스케일링 기능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진 않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 앱에 일부 적용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아직 실무 적용은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사전 검증(PoC)을 먼저 진행해봐야겠지만,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부분이라 판단된다”고 전했다.

또한 승리보장 팀은 “현재 회사에서 웹 기반 통합 앱을 중심으로 디지털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고객이 본인의 보장 정보나 보험 관련 내용을 편리하게 확인하고 신규 계약 등 다양한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자잘한 버그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큰 장애 없이 무탈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고객의 불만(VOC)도 많지 않은 편”이라며 “앞으로도 더 안정적이고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3등 하나은행 하이부자(Hibooja)

하나은행의 하이부자(Hibooja) 팀은 IT시스템부 한현수 과장, 김시현 대리, 플랫폼개발부 석지환 대리, 김대훈 대리로 구성됐다. 하이부자 팀은 초반 16위에서 가파르게 반등해 3등을 차지했다.

(왼쪽부터) 석지환 대리, 한현수 과장, 김대훈 대리, 김시현 대리.
(왼쪽부터) 석지환 대리, 한현수 과장, 김대훈 대리, 김시현 대리.

하나은행은 어린이 금융교육 애플리케이션 ‘아이부자(i-booja)’를 지난 2021년부터 서비스하고 있다. 아이부자는 아이가 부모에게 받은 용돈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앱이다. 현재 AWS의 인프라를 활용해 아이들의 장래 모습을 그려주는 생성형 AI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김대훈 대리는 “AWS의 유튜브 채널에서 최근 트렌드와 오토 모드, 카펜터 기반 서비스를 공부하고 게임데이에서 이를 적용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초반에는 순위권 밖에 있었지만, 남은 시간 동안 문제를 풀고 트렌드를 분석하며 점수를 올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팀원들은 “지난해 11월 아이부자가 기존 온프레미스 인프라에서 AWS 클라우드로 이전하며 새롭게 개편됐다. 이후 4~5개월 간의 운영 경험과 내부에서 꾸준한 기술 공부를 했던 점들이 이번 대회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한현수 과장은 현재 카펜터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EKS에서 노드 그룹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토 모드를 적용하는 것은 예상보다 더 많은 조정이 필요하다”며 “아키텍처를 재조정하고 충분한 테스트를 거친 후에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게임 데이를 통해 오토 모드의 편리함과 운영 상의 장점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더 많은 검토를 거쳐 실제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팀원들은 “개발 부서와 인프라 부서가 협력해 AWS 클라우드 구축을 진행했지만, 현장에서 직접 다뤄본 부분은 많지 않았다”며 “실제로 게임 데이에 참여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정말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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