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오피스 및 국산DBMS 도입…무기체계 국산화 하도록 명시

소프트웨어(SW) 강국을 향한 원년의 해가 떠올랐다. ICT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주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가 신설됐다. 박근혜 정부는 SW를 핵심산업으로 바라보고 집중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본지는 대한민국이 'SW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선결 과제를 다각적으로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SW 강국 진단' 시리즈를 기획했다. 세 번째로 국내 SW산업을 멍들게 하고 있는 외산종속에 대해 진단해본다. <편집자 주>

국방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한글과컴퓨터와 '국방IT 국산선진화 사업'을 위한 기술지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국방부는 한컴과 협약을 통해 약 170억원 상당의 '한컴오피스 2010 SE+'를 기증 받았다. 지난 2007년 국방부는 이미 66억 원 규모의 한글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있었지만, 그 외 제품인 한셀(스프레트시트) 및 한쇼(프레젠테이션)를 포함한 오피스 전 제품으로 협약을 확대해 정식으로 라이선스를 획득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6월 국방부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간 2,100억원 규모의 불법복제SW 사용 관련 분쟁이 일어난 후 이루어진 것이어서 국방 분야 전반에 MS 제품 퇴출과 함께 국산 제품으로 대체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왔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대외 협업 등 필요에 의한 MS 오피스 제품은 사용할 예정이다"며, "그 외 업무에 한컴오피스를 두고 굳이 MS 오피스를 써야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이처럼 국방부는 한국MS와 마찰 이후 보란 듯이 국산SW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MS 오피스 퇴출 뿐만 아니라 외산 DBMS에서 국산 DBMS로 교체 및 적용에도 몰두하고 있다.

국방부는 국방통합정보관리소와 국군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 성능개량 사업에 티베로를 사용했으며, 최근 국방부 행정지원 정보 시스템에 기존 외산제품 대신 큐브리드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또 함정무기체계에도 리얼타임테크의 인메모리 DBMS가 공급됐다. 특히 무기체계 중 응용부문에는 국산SW가 많이 사용됐으나 시스템 부문에 국산SW가 채택되기는 처음이다.

국방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방위산업체의 사업제안서에 SW 국산화 계획을 반드시 포함시키도록 했다. 무기체계를 수입할 때도 핵심 SW 국산 개발을 위한 기술을 확보하도록 의무화했다.

이처럼 국방부가 국산SW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국방부라는 특수한 위치 때문이다. 한 나라를 수호하는 핵심적인 기관인 '국방부'가 외산SW업체와의 마찰로 인해 자칫 군에서 사용하고 있는 시스템 및 SW 등 내부 기밀 사항들이 외부로 알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또한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최근 우리나라 국방부가 인가받지 않는 SW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우려가 있다는 내용으로 보고서를 발표하는 등 기관 대 업체가 아닌 국가 간의 분쟁으로 커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크다고 할 수 있다.

국방부의 국산SW 도입 배경에는 비단 MS 마찰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국방부가 도입했던 한컴, 티베로, 큐브리드, 리얼타임테크 등 국산SW들이 외산SW와 견주어 부족한 점이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과 함께 ICT전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하고 SW산업을 주력산업으로 육성에 나섰으며, SW전문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공정보화시장에서도 대기업을 퇴출시켰다.

이런 흐름에 국방부가 국산SW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은 하나의 선도적 표본이 될 수 있기에 향후 국방부의 행동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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