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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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현실과 동떨어진 불법SW 단속현실과 조화 이룬 '원칙' 마련 해야




맹자에게 누군가 물었다. "형수가 물에 빠지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손을 잡아 구하는 것은 남녀의 예절에 어긋나지 않습니까." 맹자의 대답은 이랬다. "손을 내밀어 구해야 한다." 지금 보면 뻔한 대답이지만, 당시에는 무척 진지한 문답이었을 것이다.

사람과의 약속을 지키고(守信), 여성인 형수의 손을 함부로 잡지 않는 것(男女不親)은 유가의 원칙이다. 그러나 이 같은 '원리 원칙'이 모든 상황을 아우를 수는 없다. 원칙을 현실에 적용하는 차원에서는 상황에 따라 여러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최근 IT업계에서도 불법SW사용과 단속에 대한 '원칙'을 두고 업체간 이견의 목소리가 높다. 'SW정품사용'이라는 원칙을 앞세워 법적 조치에 나서는 SW저작권 기업들과 상용SW에 대한 불법복제 및 단속에 대한 기준 없이 이뤄지는 법적 절차가 부당하다는 업체 간 의견이 엇갈리는 것.

올 초부터 SAP코리아는 자사 웹 리포팅 툴을 불법 사용하는 공공∙기업 300여 곳을 적발해 형사조치에 나섰고, 한국MS도 이달부터 중소병원 등 의료기관 위주로 공문 및 내용증명을 발송해 불법SW 단속에 들어갈 계획을 밝혔다.

지적재산권 보호는 산업 발전을 위한 필수 요소다. SW시장이 질적 차원에서 성숙하기 위해 '불법복제 근절을 위한 인식 변화'와 '정책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매번 반복되는 불법SW 단속이 문제가 되는 것은 단속 자체가 아니라 국내외 다른 라이선스체계, 산업 환경 등 현실을 도외시 한 '단속'이기 때문이다.

즉, ▲제품별, 회사별, 대상별 다른 라이선스 체계 ▲총판, SI, 패키지, 온라인 등 다양한 형태의 판매 방식 ▲단속에 대한 정확한 기준 ▲불법복제에 대한 합의금 규정 ▲국내외 업체의 단속 절차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조치는 오히려 저작권 보호보다 더 많은 선의의 피해자를 발생, 산업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에 회원사로 등록돼 불법SW 단속을 진행하는 국내 기업들과 독자적으로 단속을 실시하는 글로벌 업체들의 단속 방식의 차이, 국내외 업체 간 다르게 적용되는 '합의금' 부분은 여전히 다양한 의문점을 남게 한다.

이처럼 불법SW 근절을 위한 SW저작권 기업들의 숱한 성과(?)에도 불구, 이 같은 시도가 매번 미완으로 끝나는 이유는 저작권에 대한 바른 인식과 단속에 대한 정확한 기준 마련 없이 '단속' 자체로만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기업과 정부의 탁상공론만으로는 업계의 고민을 시원하게 해결할 수 없다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불법SW 근절을 위한 기업의 노력과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정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상용SW에 대한 불법복제 및 단속 등의 관련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정책 등 산업발전을 위한 현실적인 해결 방안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한다. 또한 단순히 원칙을 세우고 시행하는 것만이 능사는 결코 아니다. 이용자권익과 지적재산권보호 등의 진정한 SW발전을 위해 현실과 조화를 이룬 더 많은 '실천' 방안이 나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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