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길주 토마토시스템 신임 대표이사
[아이티데일리] UI 솔루션 전문기업인 토마토시스템이 다음 달 27일 창립 25주년을 맞이한다. 이를 계기로 여러 가지 변신을 추구해 나가고 있다. 우선 4반세기에 걸쳐 이 회사를 성장 발전시켜 온 이상돈 대표이사는 지난 7월 1일, 창립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동고동락해 온 조길주 부사장에게 대표이사를 물려주고 본인은 의장으로 취임했다. 또한 지난해 매입한 강남 테헤란로 바로 뒤편에 있는 7층 빌딩 사옥을 리모델링까지 끝내고 입주했다.
한 마디로 토마토시스템은 창립 25주년을 제2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상돈 의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시장 개척에, 조길주 대표는 국내 비즈니스에 집중하는 등 상호 역할과 책임을 분담해 비즈니스 창출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선릉역 부근에 사옥을 마련한 것도 기본적으로는 직원들의 애사심 고취겠지만 좋은 인재를 뽑기 위한 일환이라고 한다.
아무튼 신임 조길주 대표는 취임하면서 “AI 전문기업”을 기반으로 “토마토시스템 2.0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즉 ▲기존 사업을 더 발전시켜 나가고, ▲미래 사업의 동력을 찾아 비즈니스 영역을 넓히고, ▲주주와 직원들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해 주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간다는 것이다.
사실 B2B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25년을 성장해 오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고객들의 외산 선호 경향과 열악한 비즈니스 환경 때문이다. 토마토시스템 역시 한때 직원들에게 지급할 자금이 부족해 이상돈 의장과 조길주 대표를 비롯한 몇몇 임원들은 외부로부터 자금을 빌려 지급했을 만큼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 토마토시스템이 이젠 국내만이 아닌 해외 시장으로까지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하는 등 제2 도약을 위해 다시 뛰기 시작했다. 앞으로의 25년도 기대된다.
제2 도약은 ‘AI 전문기업’으로 승부
“AI를 기반으로 토마토시스템 2.0 시대를 연다.”
창립 25주년을 맞이하며 지난 7월 1일 취임한 조길주 대표의 소감이다.
토마토시스템은 국내 최고의 UI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평가될 만큼 자리매김했다. 2.0 시대는 AI 기술을 접목한 솔루션들로 비즈니스 영역 확대는 물론 미국 등의 해외 시장 공략도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조길주 대표와 이상돈 의장은 토마토시스템을 함께 창립했고,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30여 년을 동고동락하며 토마토시스템을 성장 발전시켜 왔다. 때문인지 조길주 대표가 이상돈 의장의 후임으로 선임된 것은 당연하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조 대표 역시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욱 발전시켜 보겠다는 욕심도 생겨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고 한다. 조금만 이해가 엇갈려도 쉽게 등을 돌리는 경우가 많은 비즈니스 세상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귀감 사례라는 게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창립 5년 전인 1995년 12월 대기업인 LG EDS(현 LG CNS)에서 공공사업부 대학팀 팀장과 신입사원으로 만나 시작됐다고 한다. 그들이 주로 맡았던 업무는 대학교 학사정보시스템 구축이었고, 근무지도 서울이 아닌 부산 지역 대학교들이었다고 한다. 때문에 조길주 대표는 회사에서 마련해 준 부산 숙소에서 출퇴근했고, 이상돈 의장은 부산으로 이사까지 하면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서로를 알게 됐다고 한다.
조길주 대표는 “1998년 IMF가 터지면서 대기업도 안정된 직장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고, 당시 업무는 인력 중심인 데 반해 인정도 잘 해주지 않았다. 더욱이 인사 평가도 일하는 강도에 비해 좋은 점수를 주지 않았고, 대우도 제대로 해주지 않았다”며, “하지만 당시 팀장이었던 이상돈 의장은 매사 솔선수범하며 이것저것 잘 챙겨주었고, 업무 인정은 물론 어려운 근무 환경 등에 대해서도 잘 이해해 줬다. 해서 저런 분과 일을 하면 후회는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토마토시스템 설립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이상돈 의장은 조길주 대표에 대해 “내부 업무, 즉 설계하고 이행하는 일을 성실하게 아주 잘 수행해 왔다”며, “특히 회사가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외부로부터 자금을 융통해 오는가 하면 몸을 아끼지 않고 쓰러지기까지 하면서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등 토마토시스템에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다”라고 신뢰감을 표했다.
토마토시스템의 정체성은 ‘직원들의 행복과 만족을 위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회사, 즉 구성원들을 인정하고 나이 들어도 계속 업무를 할 수 있는 회사’라고 한다. 이 같은 정체성은 두 사람을 하나로 뭉치게 했고, 오늘의 토마토시스템으로 성장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됐음이 분명하다. 두 사람을 두고 ‘환상의 콤비’라고 지칭하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대학 사업은 SaaS화, UI 부문은 AI화
- 2.0 시대를 열기 위한 구체적인 사업 방향이라면.
“첫째, 주력인 대학 사업이나 UI 솔루션 부문은 기존 대로 잘 유지해 나갈 것이다. 다만 현재 대학 사업은 클라우드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다. 해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 관리 서비스 제공사(MSP)들과 협업해 SaaS화 한 제품을 개발 공급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엑스캠퍼스’다. SaaS화는 클라우드 기업들과 논의 중이다. 둘째, UI/UX 부문은 엑스빌더6에 AI 엔진을 얹어 사람이 UI나 UX 쪽 화면을 만드는 게 아닌 AI가 만들어 직관적이고 의사결정 사이클을 줄여서 비용을 낮추는 형식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솔루션은 ‘엑스빌더6 AI젠’으로 지난 7월 출시됐다. 요약하면 대학 사업 부문은 SaaS화 하고, UI 부문은 AI화, 헬스케어는 토털 헬스케어로 미국 진출 등 3가지 방향이다.”
- ‘엑스빌더6 AI젠’은 어떤 솔루션인가.
“통상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고객사를 만나 인터뷰하고 요구사항 듣고 회의록 작성해서 확인한다. 이렇게 작성된 내용들을 토대로 설계자는 화면을 만든다. 이를 다시 고객에게 맞는지 확인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마무리되면 개발자에게 화면을 전달하고 실제 UI 툴을 활용해 화면을 개발해서 고객에게 제공한다. 이후 고객이 요청 사항을 말하고 수정, 반영하면 약 수개월이 소요된다.”
“엑스빌더6 AI젠은 최초 인터뷰 자리에서 고객의 요구사항을 화면으로 보여주면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AI 엔진을 붙여서 고도화했다. 자연어로 요구사항도 입력한다. 엑스빌더6로 화면을 만들고 추가해달라고 텍스트를 입력하면 곧바로 화면이 바뀐다. 어떤 고객은 과거의 화면을 똑같이 만들어달라고 요청하기도 하는데, 이를 이미지로 만들어서 엑스빌더6 AI젠에 입력하면 그대로 화면을 구현한다. 얼마 전 일본에서 손님이 찾아와 시연해 보여줬고, 크게 만족했다. 현재 모 공공기관에 파일럿 형태로 진행 중이다.”
‘엑스빌더6’ 솔루션은 토마토시스템의 대 히트작으로 평가된다. 지난 2017년 HTML5 표준을 기반으로 개발했고, 경량화된 런타임과 반응형 웹 부문에서 기존 타사 제품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성능이 뛰어나다는 게 고객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조길주 대표는 “엑스빌더6 이전 모델은 모두 실패했다. 이전에는 한 달 월급을 주고 나면 다음 달을 고민해야 할 만큼 힘들었다. 해서 부족한 자금은 외부에서 빌렸고, 임원들은 급여를 미루기도 했다”며, “그러나 엑스빌더6를 공급하면서 대학교를 비롯해 초중고 학사 시스템인 나이스, 그리고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등에서 수요가 폭발해 급성장했다. 2023년 4월 코스닥 상장도 이 솔루션 덕이었다”라고 회고했다.
헬스케어로 미국 시장 공략 강화
- 헬스케어 솔루션으로 미국 시장을 꾸준히 공략해 왔는데, 어떤 상황인가.
“미국 시장 진출을 지난해부터 진행 중이다. 현재는 원격진료, RPM(원격환자 모니터링), SUCC(비상응급의료센터) 등 3가지 형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6년여 동안 꾸준히 공략한 결과 실적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티온 서비스를 인수해 원격진료와 묶었다. 즉 원격진료 처방과 운동 처방을 모두 내장했고, 식단 관리 기업에 투자하며 식단 관리도 맡겼다. 운동 처방, 식단 관리까지 토털 헬스케어 시장으로 확대하고자 한다.”
토마토시스템은 지난 2019년부터 미국 헬스케어 시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당시 미국에서 보험업을 하던 현재 사이버엠디케어사의 대표가 잘 알고 지내던 국내 S대학교 교수의 추천으로 토마토시스템을 찾아왔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RPM(Remote Paitent Monitering)’ 개발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원격진료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사실 원격진료 및 스마트 응급의료센터 등의 분야는 미국은 물론 국내도 개척해 나갈 분야이고,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특히 미국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헬스케어 분야가 활성화되고 있어 영업력을 좀 더 강화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토마토시스템의 시각이다. 토마토시스템이 회사의 캐치프레이즈를 기존 “Better SW, Better Life”에서 “SW로 세상을 건강하게”로 바꿨다. 세상에 이익이 되는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아무튼 이상돈 의장이 미국 등의 해외 시장 공략을 전담한 것은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현안은 ‘인력 보충과 기능 고도화’
- 현안과 해결 방안이라면.
“인력 보충과 솔루션 기능 고도화이다. 주력인 대학교 분야에서 사업이 많다. 대학 사업은 1년 이상 2년 정도로 기간이 길다. 해서 좋은 인력을 많이 보충해야만 한다. 선릉역 부근으로 사옥을 이전한 것도 인력 충원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물론 새 사옥은 기존 직원들에 대한 근무 환경 개선이 우선이다. 모든 집기를 새로 구매하는 등 쾌적한 환경을 구축했다. 지하철역도 가깝다. 토마토시스템 간판도 크게 달았고, 밤에는 불빛이 반짝인다.”
“솔루션 기능은 계속 고도화시켜 나간다. 그러나 사람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해서 기능을 개선하고 솔루션 적용을 목표로 맨먼스를 줄여 나갈 계획이다. 실례로 A대학교는 월 200명을 100명 정도로 줄였다. 그만큼 수익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처럼 기능은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수익률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 25년 동안 근무하며 기억에 남는 일이라면.
“지난 2009년 20년여 동안 피웠던 담배를 끊었다. 프로젝트 수행하다 쓰러졌기 때문이다. T학원 프로젝트였는데, 대학 사업을 했기 때문에 쉽게 생각하고 수주했다. 당시 저는 일본을 오가며 다른 프로젝트를 수행했었고, 일본 사업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프로젝트 지원을 나가보니 엉망이었다. 해서 2009년 3월 5일 직원 몇 명과 함께 소방수로 들어가 45일 만에 쓰러졌다. 고객과 매일 회의를 하며 진행했고, 집에는 항상 새벽 3~4시에 들어가야만 했다. 결국 가 오픈하는 날 쓰러져 입원했다. 다행히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완료했고, 지금도 잘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토마토시스템은 이러한 경험을 통해 성장했고, 특히 적자 사업이 이어진 것을 계기로 독자 솔루션을 개발해 사업 방향을 전면 수정했다. 이후 몇 번의 실패 끝에 토마토시스템의 대 히트 솔루션인 ‘엑스빌더6’를 탄생시켰고, 코스닥에 상장시키는 계기도 됐다고 한다.
조길주 대표는 토마토시스템의 25년 성장 과정에 한결같은 마음으로 이상돈 의장과 함께 중심 역할을 해왔다고 한다. 물론 그에게도 외부로부터의 유혹의 손길이 4번이나 뻗쳤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정중히 거절했다고 한다. ‘사람을 중시하는 회사를 만들자’라는 정체성을 유지 및 발전시키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조길주 대표는 토마토시스템 2.0 시대에서도 ‘사람이 중시되는 회사’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25년도 그렇게 되길 바라고, 더 나아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발전하길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