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알집, 알씨 등의 PC 유틸리티로 유명한 이스트소프트가 개인 사용자에게 백신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스트소프트는 다음 주 '알약'이라는 이름의 백신 프로그램을 정식 출시, 보안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특히 알약에는 얼마 전 NHN의 PC그린 서비스에서 무료화한다고 해 논란을 일으켰던 바이러스 및 악성코드의 '실시간 감시 기능'을 비롯해, '자동 업데이트 기능'이 포함된다. 그러나 안철수연구소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의 이에 대한 반응은 의외로 덤덤하다.

이스트소프트의 이런 무료화는 여타 백신 업체들의 온‧오프라인 백신 사업에 영향력을 미칠 법도 한데, NHN의 PC그린에 펄펄뛰며 반발했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다. 그렇다면, NHN은 안되고 이스트소프트는 되는 이유는 뭘까? NHN이 인터넷 업계 7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지배적인 사업자라는 점이다. 시장 파급력으로 봤을 때 일단 얼핏 봐도 PC그린과 알약은 차이가 있다.

안연구소가 NHN에는 보안업계와 상생하는 방안을 생각해 달라고 요청한 반면, 이스트소프트에는 '어디 한번 해보라'는 식으로 손을 놓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이스트소프트는 알약을 개인 사용자에게는 무료화 하되, 기업 사용자에게는 유료화 하는 정책으로 보안업계에 유료 시장을 남겨둠으로써 타업체들과 '상생'의 길을 텄기 때문에, 여타 백신업체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변화하는 보안시장의 큰 흐름에서 보면 변화 추세를 신속하게 반영하는 보안기업들의 한발 앞선 전략이 결국 부가가치 높은 고객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실시간 감시 기능을 포함한 무료 백신 서비스는 앞으로 점차 확산될 것이라는 데 업계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또한 백신 프로그램이 PC 유틸리티처럼 필수 프로그램이 되고 있는 추세인 만큼, 기존 제품 혹은 서비스에서 부족했던 보안 수준을 강화해야 하는 것은 사용자를 위한 모든 기업들의 당연한 의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무료 백신을 쓸지, 돈을 내고 사용할지는 이용자의 판단에 전적으로 맡겨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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