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홍 솔루텍시스템 전무

▲ 김계홍 솔루텍시스템 전무

[컴퓨터월드] 솔루텍시스템은 1996년 창립된 DBMS 및 DW 토털 서비스 전문기업이다. 특히 SAP ‘사이베이스(Sybase)’에 대한 구축과 유지보수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얻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 DB 시장의 변화에 발맞춰 솔루텍시스템 내부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계홍 솔루텍시스템 전무는 10년 이상 장기 근속하는 사원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 솔루텍시스템에서도 특히 오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창업 당시부터 22년간 솔루텍시스템과 함께 해온 베테랑이며, 이인명 대표와는 이전 직장부터 함께 해 높은 신뢰를 받고 있는 회사의 중심축이다. 솔루텍시스템의 혁신을 이끌고 있는 김계홍 전무로부터 솔루텍시스템의 현재와 미래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부정적인 시장 전망…대처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필요
“국내 DB 시장은 포화상태에 다다르고 있으며, 시장 환경 역시 클라우드로 유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솔루텍시스템은 지원 DB의 다양화를 포함해 DB 토털 서비스 기업의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변화하고자 한다.”

솔루텍시스템은 창립 당시 새로운 SW를 개발하지 말자는 모토를 내세웠다. 22년간 비즈니스를 유지해오면서 필요에 따라 SAP 사이베이스 DBMS 모니터링을 위한 ‘사이몬(SyMon)’이나 별도의 개발툴을 개발하기는 했지만, 이러한 SW 개발에 투자하기보다는 DB 그 자체를 제대로 지원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취지다. 창업 당시부터 HP와 SAP 사이베이스를 중심으로 영업활동을 펼쳐왔으며, 엔지니어 조직 역시 HP와 사이베이스에 대한 전문가들로 구성해 원활한 서비스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나 국내 온프레미스 DB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으며, SAP 사이베이스의 경우 더더욱 이러한 경향이 가속화되고 있다. 새롭게 온프레미스 DB를 구축하려는 수요는 거의 발생하지 않고,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끼리 윈백 위주의 영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사이베이스 DB에 대한 지원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솔루텍시스템에게 이와 같은 시장 변화는 달갑지 않은 일이다. 솔루텍시스템의 지난해 매출은 100억 원 규모를 달성하기는 했지만, 현상유지만 가지고는 사양길에 접어든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솔루텍시스템은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추진해 나가고 있다.

다음은 김계홍 솔루텍시스템 전무와의 인터뷰 내용을 문답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사이베이스 이외의 DB 지원에 나서는 이유는?
국내에서 사이베이스를 사용하는 고객들이 사이베이스만 쓰는 경우는 드물다. 사이베이스를 주력으로 사용하든 일부 사용하든, 대부분의 경우 오라클을 포함한 다른 DB를 함께 사용한다. 사이베이스가 오라클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DB라서가 아니라, 국내 기업·기관이 가지고 있는 오라클 DB에 대한 막연한 신뢰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본다. 또한 서드파티의 부족이 발목을 잡는 경우도 있는데, 모 고객사의 경우 자사에서 사용하는 그룹웨어가 사이베이스를 지원하지 않아서 별도의 DB를 함께 사용하기도 했다.

이처럼 사이베이스와 함께 여러 종류의 DB를 운용하는 고객사 입장에서는 DB를 운용하기 위해 서로 다른 지원 기업을 관리하는 것은 번거롭다. 따라서 우리 같이 DB에 대한 기술지원을 서비스하는 기업은 주력으로 삼는 제품 이외의 DB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매출 측면에서도 지원 DB의 다양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과거에는 사이베이스 유지보수 고객이 약 120개사 정도였기에, 여기에만 집중해도 상당한 수준의 매출이 발생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이베이스 고객이 줄어들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는 우리가 갖고 있던 고객을 경쟁업체에 뺏겼다기보다는, 다른 DB 및 클라우드로의 이전에 따라 국내의 사이베이스 시장 자체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5~6년 전부터 오라클에 대한 유지보수도 지원하기 시작했으며, 재작년부터는 티맥스의 티베로에 대한 유지보수도 지원하고 있다.


클라우드로의 시장 환경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미 많은 벤더사들은 클라우드 제품을 판매하지 않으면 실적을 인정해주지 않는 등 적극적인 클라우드 우선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클라우드 중심의 흐름이 우리 같은 유통 및 기술지원 서비스 위주의 중소기업에게는 어려운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온프레미스 DB의 경우 고객들이 직접 전산실을 갖춰놓고 시스템을 운영하기 때문에 벤더사에서 모든 기술지원을 감당할 수가 없었고, 솔루텍시스템과 같은 기업에게도 충분한 기회가 보장돼있었다. 그러나 클라우드 서비스는 유지보수나 기술지원 등을 벤더사의 클라우드 센터가 담당하게 되기에 중간에서 수익을 창출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벤더사의 클라우드 센터와 계약해 일부 기술지원 업무를 대행할 수는 있겠지만, 그러한 수요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클라우드 활성화가 모든 산업에 가져다 줄 수 있는 메리트가 크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우리와 같은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에게는 지금과 같은 흐름이 달갑지 않을 수도 있다. 오히려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기존과 다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내야만 하는 시기다.


클라우드 시장이 위기라면, 이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가?
DB를 클라우드 환경으로 옮기려고 할 때 고객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유닉스 기반의 무거운 시스템들을 리눅스 기반으로 안전하게 가지고 가는 것이라고 본다. 기존 DB에 담겨있는 데이터와 사용하던 애플리케이션들을 어떻게 하면 클라우드 환경으로 안전하게 옮겨놓을 것인가? 이 단계에서 분명 안정적인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준비를 해놓고자 한다.

클라우드 비즈니스를 추진하고자하는 벤더사도, 이를 도입하려는 고객사도 결국은 클라우드 이전 단계에서 기존의 온프레미스 인프라를 그대로 옮길 수는 없으며, 결국은 중간에 마이그레이션 과정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사이베이스만 가지고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요를 모두 잡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오픈소스 DB, 특히 마이SQL(MySQL)과 포스트그레SQL(PostgreSQL)에 대한 서비스 제공을 새로운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가장 높은 온프레미스 DB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것은 명실상부하게 오라클이다. 이는 우리 회사에게는 불리한 조건인데, 오라클과 사이베이스는 서로 계보가 다른 DB라 상호 컨버전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솔루텍시스템에서도 자체적으로 실험해본 바, 작은 사이즈의 DB라면 몰라도 기업의 메인급으로 사용하고 있는 대용량 DB는 컨버전하는 것보다 새로 구축하는 것이 더 빠르다는 결론을 내렸다.

오픈소스 DB에 대한 지원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무기다. 컨버전에 소요되는 인력을 고려해 사이베이스로 흡수하기 어려운 고객들의 경우, 오픈소스 DB로의 컨버전과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고객으로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사내의 클라우드 이관 비즈니스를 하는 팀에서 오픈소스 DB 이관에 대한 논의를 하다가 결국 마이SQL과 포스트그레SQL로 의견이 좁혀졌다.

▲ “솔루텍시스템은 SAP 사이베이스 중심의 DB 토털 서비스를 제공해왔지만, 
향후 지원 DB 다양화 및 DB 이외 사업 모델 발굴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고자 한다."


DB 이외의 사업 영역을 강화하는 이유는?
실제로 사이베이스 이외의 SAP 제품을 서비스하는 것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SAP 역시 클라우드 비즈니스에 대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기업의 핵심 시스템이 클라우드에서 돌아가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다.

지난번 업무상 미얀마에 방문해보니 그곳에서는 대부분의 IT 인프라가 클라우드로 구축돼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정부에서도 클라우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온프레미스 인프라에 의지하는 부분이 많다. 이는 클라우드의 장점을 접한 시기의 차이라고 본다.

미얀마는 기존에 갖춰져 있는 IT 인프라가 거의 없었기에 도입 시작부터 클라우드를 적극 고려할 수 있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미 대다수의 기업들이 온프레미스 환경의 IT 인프라를 갖추고 있었으므로, 클라우드의 장점을 알게 되더라도 하루 아침에 기존의 시스템을 버리고 클라우드로 옮겨가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솔루텍시스템은 DB 이외의 클라우드 제품, 다시 말해 DB와 같은 핵심 인프라보다는 서비스 위주로 접근할 수 있는 제품을 공급해보고자 한다.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SAP의 경비지출관리 솔루션인 ‘SAP 컨커(SAP Concur)’나 인사관리 솔루션 ‘SAP 석세스팩터(SAP SuccessFactors)’과 같은 ERP 이외의 제품들이다.

또한 보메트릭의 DB 암호화 제품과 다크트레이스의 네트워크 보안 제품에 대한 영업을 강화해 보안 시장에서의 새로운 수요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보안 교육 사업도 새로이 시도해보고자 한다. 특히 올해에는 작년에 가져온 다크트레이스 제품을 적극적으로 밀어보려는 계획이다.


새로운 비즈니스를 위한 직원 역량은 어떻게 확보하고 있는지?
우리는 자사 엔지니어들에게 항상 두 가지 이상을 할 줄 알게 되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 단순히 사이베이스 유지보수만을 계속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DB에 대한 지원이나 데이터 모델링을 공부하는 등 확장성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다. 이는 엔지니어 개인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회사 입장에서도 다재다능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어 많은 장점이 있다.

과거에 사내 사이베이스 엔지니어들에게 이와 같은 요구를 하면 서로 다른 DB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SQL을 헷갈릴 수 있어 좋지 않다며 거절하곤 했다. DB마다 사용하는 SQL이 다르므로 업무 중에 실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내에서 적극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분위기가 일어나고 있다. 현장에서 관리하고 있는 유지보수 고객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보니 위기의식을 느끼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이에 따라 회사 차원에서 꾸준한 학습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새로운 DB나 모델링은 물론, 최근에는 회사의 방향성과도 맞춰 포스트그레SQL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엔지니어들 역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어, 장기적으로 회사의 경쟁력 강화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 도중 김계홍 전무는 대형 벤더사 DB 제품에 대한 유지보수 서비스가 더 이상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기업을 운영함에 있어 유지보수 서비스로 인해 꾸준한 매출이 발생하는 것이 분명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DB 시장의 변화가 예견돼있는 이상 장기적으로 이러한 구조가 계속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DB 시장의 포화와 클라우드로의 변화 흐름에 발맞춰, 솔루텍시스템은 DB 토털 서비스 기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나가고 있다. 오픈소스 DB를 포함한 지원 DB의 다양화, DB 이외의 사업 영역 확장 등 닥쳐오는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솔루텍 시스템의 미래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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