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기업인 ‘코믹스V’ 양병석 CEO

[컴퓨터월드] 가상현실 웹툰이 주목을 받고 있다. 아직은 초기시장이라 독자가 한정돼 있지만, 국내 유료 웹툰 시장규모가 1천억 원을 예상하고 있는 만큼 가상현실 웹툰 시장 역시 성장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가상현실 웹툰은 웹툰 시장이 국내와 일본, 중국에 한정된 반면, 글로벌 시장 진출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한다.

단적인 예로 가상현실 웹툰을 볼 수 있는 VR기기 소유자들이 전 세계에 약 1,000만 명 이상이나 된다고 한다. 물론 이들 모두가 가상현실 웹툰 시장으로 흡수될 수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것이다. 또한 웹툰 독자들도 가상현실 웹툰이 대중화 될 경우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무튼 가상현실 웹툰, 특히 한국 고유의 작가가 직접 연재 가능한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웹툰플랫폼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주인공이 있다. 바로 스타트업 기업인 주식회사 ‘코믹스V’ 양병석(39세) 대표이다. 코믹스V는 지난 1월 설립, 1년여 밖에 안 된 새내기이자 벤처기업이다. 그런 만큼 제품의 완성도는 아직 절반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그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웹툰 작가가 본인의 작품을 직접 VR 웹툰플랫폼에 올려 연재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 만화 작가들은 IT기술을 잘 모른다. 웹툰이 새로운 디지털 만화시장을 열어줬지만, 그것은 본인 의지보다는 독자들의 입맛에 따른 포털사의 주문인 경우가 더 많았다. 가상현실 웹툰플랫폼은 그러나 만화 작가가 본인들의 입맛에 맞는 만화를 공급할 수 있어 또 다른 만화시장을 열수 있다는 데서 더욱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국내 작가만이 아닌 세계 작가들로부터도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가상현실 웹툰 기술로 세계를 제패하는 게 꿈”이라는 양병석 대표를 만나본다.

▲ 양병석 코믹스V CEO


“가상현실 세상이 온다.”

양병석 코믹스V 대표가 지난해 4월 네 명의 전문가들과 공동으로 출판한 저서이다. 그는 여기서 6장인 ‘가상현실 산업, 무엇을 넘어야 하는가?’라는 제하에 가상현실에서 시각적 기술 문제 중 하나인, 즉 사람은 눈에 도달한 빛을 통해 사물을 인지하고, 3차원 같은 깊이감을 느낀다고 서술했다.

그는 또 “우리가 평상시에 눈으로 인지하는 것은 사물에 반사되어오는 빛을 수정체를 통해 망막의 시세포에 비춰보는데, 가상현실 디스플레이의 기본 원리는 사람이 고개를 돌리거나 몸을 움직일 때 필요한 영상을 재현하는 것”이라며, “가상현실 기기는 움직임을 인식하고, 인식된 움직임의 정보에 따라 3D 영상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안에서 만든 후, 이 영상을 디스플레이에 보내면, 디스플레이는 영상에 해당되는 빛을 발하고, 이 빛이 다시 수정체를 지나 망막까지 도달한다. 이러한 기술적 단계 차이는 시각 정보의 속도와 품질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양 대표는 이처럼 가상현실 기술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해 내는 전문가이다. 그 기술을 적용시킨 대상이 웹툰이고, 웹툰 작가들이 그들만의 웹툰을 직접 올려 연재할 수 있는 플랫폼, 즉 가상현실 웹툰플랫폼을 직접 개발했다. 어떻게 보면 웹툰 작가들의 미래 나아갈 발전 방향은 물론 새로운 시장까지 열어 준 것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양 대표가 주목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VR 웹툰플랫폼, 세계 최초 개발

- 가상현실 웹툰은 기존 웹툰과 무엇이 다른가.

“웹툰은 웹과 모바일에서 스크롤 형식으로 보는 한국 고유의 디지털 웹툰을 의미한다. 이는 PC와 작은 디스플레이에 최적화 되어 있다. 이런 웹툰 시장은 매우 빠른 속도로 커져 이제는 누구나 주목하는 시장이 됐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출판 시장 대비 화면이 작고, 이동성을 중요시했기 때문에 생활툰의 가벼운 콘텐츠가 각광받았고, 잘 그린 그림에 대한 요구사항이 낮아졌다.”

“가상현실(VR)에서는 다시 콘텐츠의 크기, 곧 웹툰 지면이 커진다. 360도 구(球) 형태의 지면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공간 전체가 캔버스가 되고 무한의 공간에 가까워진다는 것이 특징이다. 페이지를 넘기면 구에 있는 그림이 바뀌는 식이다. 웹툰의 컷과 컷 사이는 시간의 흐름이다. VR웹툰에서도 페이지가 전환되면 시간이 변하는 느낌을 받는다. 때문에 표현의 범위가 넓어지고 잘 그린 그림들에 대한 욕구가 커진다. 또한 VR기기 특성상 소리 같은 효과음이 항시 사용 가능하고, 몰입감도 높은 것이 특징이다. 불리한 점은 VR이라는 기기 보급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양병석 대표는 VR 기기 보급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현재 웹과 스마트폰에서도 동작이 가능하도록 개발했다고 한다. 물론 아직은 완성도 부분에서 부족함이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코스플레이어나 캐릭터를 구입하는 것은 그 세계관과 캐릭터가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화의 세계에 들어가고자 하는 욕구는 누구나 있다. 그 만화 컷 안에 내가 들어가고자 하는 욕망, 즉 그런 경험을 작가의 의도대로 제공할 수 있다는 게 VR웹툰”이라고 설명했다.

- 가상현실 웹툰플랫폼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경쟁대상도 없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기술력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VR웹툰을 엔지니어링 기술로만 보면 큰 난이도가 있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 VR기술 자체가 성숙되지 않아 직접 해보지 않으면 해결 못하는 것들이 아주 많다. 코믹스V는 적어도 그런 것들을 먼저 해결해왔다. 많은 VR기업들이 멋진 데모를 보여주었으나 실제서비스로 연결한 기업은 극소수이다. 또한 우리가 자랑하는 기술은 단순히 VR웹툰의 형식이나 플레이어 보다는 작가의 연출 방식, 제작 프로세스, 이에 필요한 지원 등 VR웹툰의 콘텐츠 노하우이다. 이 부분은 현재도 익히고 있으며 더욱더 개선하여 고도화할 계획이다.”

양 대표는 “기대하는 기술의 끝은 없다. 향후 웹툰 기술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꿈”이라며, “때문에 대학과 산학으로 작가를 위한 AI기술 개발, 이미지프로세싱 등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이러한 기술은 웹툰제작을 위한 기술로써 생산 환경에서 필요로 하는 요구사항은 무궁무진하게 나오고 있다. 제조업과 달리 인터넷 서비스업은 서비스 하며 요구사항이 나오고, 그것이 다시 기술로 회사에 쌓여 기술경쟁력이 된다. 그런 대표적인 기업이 네이버이다, 코믹스V도 그런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VR웹툰은 360도 球(구) 형태의 지면 제공

- 다른 사업 아이템들도 많을 텐데, 가상현실 웹툰 기술을 개발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전 직장인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서 1년간 VR기술 정책을 연구한 바 있다. 당시 VR기술을 만난 느낌은 제가 어렸을 때 PC를 처음 봤을 때와 대학교 때 스마트폰의 전신인 PDA를 봤을 때의 느낌이었다. 즉 가상현실은 반드시 미래의 기술로 각광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특히 그 이전 직장인 네이버에서의 웹툰의 경력과 네트워크를 살린다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가상현실 웹툰라고 생각했다.”

사실 양 대표는 대학교 다닐 때부터 창업을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는 네이버에 근무할 당시 특허 출원 100개, 등록특허 40개를 기록할 만큼 웹 기술 개발력은 남다른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가 개발한 기술 가운데 ‘그린 윈도우 서비스’는 카메라를 활용해 자동으로 인식해 검색해 주는 서비스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그는 책의 본문을 검색하는 서비스도 개발했는데, 이 기술은 이미지를 인식해 텍스트로 전환하는 인공지능 엔진(OCR)이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양 대표는 ‘포켓몬GO의 성공요인과 파급효과’라는 보고서도 내 높은 평가를 받는 등 가상현실과 관련된 기술 개발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 대표는 “포털 사이트에서 웹툰은 사용자를 모객하는 역할이다. 가볍고 빠른 업데이트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VR의 문제는 콘텐츠 업데이트가 잘 안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VR의 최초 콘텐츠를 웹툰으로 잡아서 모객 역할을 맡기게 된다면 매우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오프라인에서는 아직 어렵다. 모객이 가능할 만큼 콘텐츠가 충분히 쌓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의 콘텐츠 생산 속도는 VR시장에서야 매우 빠른 편이지만 웹툰 업계로 치면 느린 편이다. 코믹스V는 이에 따라 거대 자본시장이니 웹툰보다 미래 기술 기반의 콘텐츠를 만들어 역으로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 코믹스V의 홈페이지 방문자 수는 월 얼마나 되는가.

“월간 방문자 수는 약 1만 명 정도이다. 참고로 콘텐츠는 에피소드 기준 18편이고, 계약된 건 40편 이상 된다. 웹툰 작가들과는 계약을 통해 일정 원고료를 지급하고 있고, 그 이상의 수익이 발생하면 추가 분배를 하고 있다. 향후에는 오픈 플랫폼으로 개발해 VR 콘텐츠를 누구나 올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아마 그 시기는 내년 초가 될 것이다.”


가상현실 세계 분명히 온다

- 웹툰 시장이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국내 및 글로벌 시장규모는 얼마나 되고, 가상현실 웹툰 시장은 어느 정도 예측하는가.

“국내 유료 웹툰 시장규모는 약 1천억 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오는 2020년 글로벌 시장규모를 1조 2천억 원 규모로 전망하고 있다. 참고로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큼 웹툰시장이 활성화 된 곳은 없다. 사용자 수는 중국이 더 많지만 유료결제라든가 기술 기반 조성은 한국이 가장 앞서 있다. 일본은 만화 시장이 잘 형성돼 있지만 디지털 만화시장은 우리나라가 앞서고 있어 오히려 우리나라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가상현실 웹툰 시장은 아직 초기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성장가능성은 웹툰보다 더 높을 것으로 확신한다.”

“참고로 현재 글로벌 디지털 만화시장은 중국과 한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시장의 경우 웹툰 이용자가 2억 명 정도 되고, 1억 뷰 또는 6억 뷰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웹툰시장의 성장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모바일과 같은 디지털 기기의 확산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 가상현실 만화의 주 타깃은 어디이고,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

“주 타깃은 만화 작가이다.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 현재는 적절한 생산 방법을 갖추고 좋은 작품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좋은 작품과 작가가 있으면 독자는 저절로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차별화가 가능한 포인트는 웹툰 시장에서 활약하지 못한 그림의 퀄리티가 높은 작가들의 그림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만화뿐만 아니라 회화, 동화 작가들까지도 공략 대상이 될 수 있다. 또한 몰입도가 높은 VR웹툰의 특성상 교육과 광고용으로 효과가 높아 이와 관련된 VR웹툰 제작도 추진 중에 있다.”
“미래는 VR의 시대가 분명히 올 것이다. 최종 형태는 MR(Mixed Reality, 혼합현실)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나 콘텐츠 적으로는 VR과 일맥상통할 것이다. 그때 코믹스V는 만화 형식을 만든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1등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 스타트업 기업으로 가장 어려운 문제라면.

“자금, 인력, 시간이다. 스타트업 기업은 새로운 모델을 실험하고 증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원이 다소 풍족해야만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사실 웹툰플랫폼 서비스는 대규모의 자본이 투입되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코믹스V는 지인이 투자한 자금과 중진공과 기술신용보증기금에서 지원해 준 자금으로 창업을 했기 때문에 아주 열악한 상황이다. 다행인 것은 기존 웹툰시장과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되는 VR웹툰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을 했고, 또한 전 직장에서의 웹툰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

“VR 웹툰플랫폼은 만화 작가들의 새로운 활로”

VR 웹툰플랫폼은 만화 작가가 본인의 작품을 직접 올려 연재가 가능하기 때문에 또 다른 만화시장을 열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국내 작가만이 아닌 세계 작가들로부터도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양 대표는 주장했다.


불법 유통이 가장 큰 문제

- 웹툰 또는 가상현실 만화 시장과 관련, 가장 큰 현안 문제라면.

“웹툰 시장은 불법 콘텐츠의 기업적 유통이 가장 큰 문제이다. 최근 불법유료 웹툰 소비가 포털의 소비수준을 넘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은 산업의 존립 자체를 흔들 정도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더욱 큰 문제는 사용자들이 이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불법 웹툰 소비는 청소년보호법을 위반하고 만화에 대한 이미지를 나쁘게 하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불법 게임유통으로 패키지 게임 시장이 망가진 것처럼 웹툰 시장도 그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현재 주요 웹툰 플랫폼에서 이를 이슈화 하고 있고, 이에 대한 정책적 대안요구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가상현실 웹툰 시장은 투자 문제가 가장 크다. 가상현실 시장은 매우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지만, 실상은 투자에 대한 회수가 단기간에 나올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한국의 경우 정책자금 위주로 운영하다보니 투자실패에 대한 부담감이 높고, 그 회수기간도 짧아 긴 안목의 투자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투자기관들은 이름만 가상현실에 걸쳐 놓고 안전한 기업들과 좀비기업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한편 양병석 대표는 대학교 때부터 창업을 해 비즈니스를 펼치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IMF 등으로 인해 창업은 쉽지가 않아 네이버를 비롯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등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고 한다. 사실 그가 근무한 곳은 아무나 쉽게 들어갈 수 없는 직장이다. 연봉도 높을 뿐만 아니라 근무환경도 그 어느 곳에 뒤떨어지지 않을 만큼 좋다. 그런 직장을 박차고 나왔다. 그의 꿈인 기업가가 되기 위해서다.

사실 VR 웹툰 시장은 대규모의 자금을 필요로 한다. 그것은 곧 오랜 시간 동안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양 대표는 그럴 각오라고 한다. 그런 그의 열정과 도전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이고, 지인이 그에게 선뜻 1억 원을 투자한 배경이다.

양 대표는 “제가 만든 무엇인가를 떠올리고, 그것이 인류 혹은 후손들에게 도움이 됐다는 생각되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가상현실(VR) 웹툰 기술로 세계를 제패하겠다는 그의 꿈이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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