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 컴퓨팅의 미래와 유틸리티 컴퓨팅

한인종 차장 in-jong_han@hp.com
한국HP 엔터프라이즈 컨설팅 서비스

연/재/목/차
1회: 엔터프라이즈 컴퓨팅의 미래 & 유틸리티 컴퓨팅(이번호)
2회: 유틸리티 컴퓨팅 모델과 HP 유틸리티 데이터 센터(8월호)
3회: HP 유틸리티 데이터 센터(9월호)





가트너 그룹은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환경(Enterprise Computing Environment)이 현재의 '선택적 가상화 및 IT 통합(인터넷 컴퓨팅)' 단계에서 '유틸리티 컴퓨팅(Utility Computing)' 단계를 거쳐 2010년경(각주 1)에는 '정책기반 컴퓨팅 서비스(Policy-based Computing Service)' 단계로 진화해 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가트너 그룹은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환경이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품질과 변화에 대한 민첩성(agility)은 높이면서 인프라는 더 효율적(Cost Effective)으로 운영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이런 변화, 즉 새로운 기술 및 운영 모델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않는 IS(Information System) 조직이나 서비스 프로바이더들(service providers)은 위험해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경쟁은 심해지는데 경쟁자들 보다 비용이 더 들기 때문이다.

현재의 '선택적 가상화 및 IT 통합' 단계는 스토리지 가상화 기술과 서버 파티셔닝 테크놀러지(각주 2) 등을 적용하여 데이터와 시스템을 통합하고 네트웍 및 시스템 관리용 툴을 사용하여 서비스의 품질에 중점을 두고 운영/관리하는 수준으로서 2003년 6월 현재 한국에서 가장 앞서있는 선두그룹 기업들이 이 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주요 컨설팅사들과 IT 벤더들은 '선택적 가상화 및 IT 통합'의 다음 단계는 '유틸리티 컴퓨팅(Utility Computing)'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트너 그룹은 2004년에 포춘 500대 기업들 중 30% 가량이 유틸리티 컴퓨팅 모델을 수용할 것으로 예측했고, HP와 썬 그리고 CA는 여러 가지 유틸리티 컴퓨팅 솔루션들을 시장에 소개하고 있다.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한다"

유틸리티 컴퓨팅(Utility Computing)은 유틸리티 컴퓨팅 모델 (Utility Computing Model)과 유틸리티 프라이싱(Utility Pricing)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적용 범위는 다르지만 이 두 가지 용어 모두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한다"는 개념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틸리티 프라이싱은 서버나 스토리지 등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만큼 도입하여 사용하고, 사용한 양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말한다. '컴퓨터장비 이용 종량제'라고 볼 수 있다.
유틸리티 프라이싱의 좋은 예는 HP가 제공하고 있는 서버 PPU(Pay-Per-Use)와 TiCOD (Temporary iCOD: instant Capacity On Demand) 이다.

서버 PPU는 초기 구입비용 없이 피크타임에 필요한 최대 사양으로 서버를 도입해서 사용하고 매월 CPU 사용량을 기준으로 사용한 양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평상 시 사용량은 25% 정도이고(각주 3) 피크타임은 비교적 짧을 경우 리스를 하는 것 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
TiCOD는 서버를 도입할 때 피크타임에 필요한 만큼 CPU를 장착하여 도입하되 평상시 사용할 만큼만 활성화(activate) 시키고 비 활성화(de-activate)된 CPU의 값은 뺀 가격으로 구입하는 방식이다. 장착된 나머지 CPU는 필요한 시점에 사용 라이선스를 구입하여 사용한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일년 중 수강신청 기간에만 많은 양의 컴퓨팅 캐퍼시티가 필요한 대학이 서버를 도입할 때 피크타임에 필요한 32개의 CPU를 장착한 서버를 도입하되 평상 시 필요한 CPU 16개 만큼의 가격만 지불하고, 나머지 16개의 CPU는 비 활성화된 상태로 도입한다. 2주 간의 수강신청 기간이 다가와서 32개의 CPU가 필요하면 224(각주 4)CPU Day 라이선스를 구입해서 비 활성화 되어있던 16개 CPU를 활성화시켜 사용한다. 그리고 구입한 라이선스 만큼 사용이 끝났으면 CPU를 다시 비 활성화 시킨다. 모자라는 경우에는 필요한 만큼 라이선스를 더 구입하여 사용하면 된다.

TiCOD는 이러한 사례처럼 일년 중 특정기간 동안에만 많은 양의 컴퓨팅 캐퍼시티가 필요하고, 그 기간 동안에 필요한 양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경우에 적합한 서버 도입 방식이다.

유틸리티 컴퓨팅 모델(각주 5)

수돗물이나 전기는 필요할 때 언제든지 쓸 수 있고, 사용한 양 만큼 값을 치르는 것처럼 IS 부서나 외부의 IT 서비스 프로바이더가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여 IT 기능을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고, 사용자는 사용한 IT 서비스의 양 만큼 비용을 치르는 컴퓨팅 모델을 유틸리티 컴퓨팅 모델(Utility Computing Model)이라고 한다.
유틸리티 컴퓨팅 모델은 H/W나 S/W 같은 인프라의 소유나 운영이 아니라 사용자에게 제공되는 IT 서비스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서비스 중심 컴퓨팅(Service-centric Computing)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차세대 컴퓨팅 모델로 예상되는 유틸리티 컴퓨팅 모델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컴퓨팅 파워, 스토리지 용량, 애플리케이션, 네트워킹, 지원 서비스 등의 IT 서비스를 'utility grade'(highly reliable)로 사용자에게 제공
▲사용자는 IT 서비스를 '필요할 때'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음
▲수도, 가스 그리고 전기 같은 전통적인 유틸리티처럼 사용한 양 만큼만 비용을 지불
▲사용자는 제공되는 서비스 수준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공급자(서비스 프로바이더)를 교체할 수 있음
▲IT 인프라스트럭처의 일부 또는 전부를 서비스 프로바이더(computing utility provider)가 소유
그리고 이렇게 IT 서비스를 수돗물이나 전기 같은 전통적인 유틸리티처럼 공급하는 회사를 컴퓨팅 유틸리티 프로바이더 (Computing Utility Provider) 또는 IT 유틸리티 프로바이더라고 부른다.(각주 6) 사용자 1인 당 한 달에 10달러로 웹 메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Verio.com (http://www.verio.com) 사가 컴퓨팅 유틸리티 프로바이더의 한 예가 될 수 있다.

현재는 자가발전 컴퓨팅 모델

유틸리티 컴퓨팅 모델과 비교하면 현재의 컴퓨팅 모델은 자가발전(自家發電) 컴퓨팅 모델이라고 이름을 붙일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컴퓨터 등의 IT 장비를 구입하고, 운영할 인력을 고용해서 그 기업 내부에만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전기를 쓰기 위해서 발전기를 구입하고, 운영할 사람을 고용해서 전기를 생산하고, 생산한 전기를 그 기업에서만 사용하고 남는 것은 버리는 것과 상당히 닮았기 때문이다.(각주7)
우리가 지금 전기를 자가발전하지 않고 한전에서 사서 쓰는 것처럼 현재의 자가발전 컴퓨팅모델은 올해나 내년을 기점으로 하여 유틸리티 컴퓨팅 모델로 발전해 갈 것으로 예측된다. 자가발전 모델이 비용을 포함한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불리하고, 경쟁이 격화되고 비즈니스 사이클이 빨라질수록 민첩성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한전(한국전력)에 해당하는 회사가 없어서 모든 기업들이 규모의 경제나 핵심 경쟁력에 상관없이 자가발전(즉, 독자적인 IS 부서 운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호스팅 서비스 프로바이더,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 그리고 IDC(Internet Data Center) 같은 컴퓨팅 유틸리티 프로바이더의 초기형태를 쉽게 찾아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들은 HP 유틸리티 데이터 센터(Utility Data Center)와 같은 한 세대 앞선 데이터 센터 솔루션을 사용하여 짧은 시간 내에 완전한 유틸리티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컴퓨팅 유틸리티 프로바이더로 진화해 갈 것으로 전망된다.

낮은 시스템 활용률 해결

표 3은 IT 인프라를 타이트하게 운영하는 몇 개 한국 기 업의 데이터 센터 운영현황 조사 결과를 요약한 것이다(조사기간 2002년 ~ 2003년, NT 플랫폼 제외; 서버는 유닉스 플랫폼만 조사되었음).

숫자만 얼핏 보면 운영효율이 낮다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같은 산업분야에 있는 비슷한 조건의 국내외 기업들 대부분이 이 값의 범위를 넘지 못하고 아주 우수한 사례도 이 값들로부터 10% 이내의 범위에 있는 것을 보면 현재의 운영 모델과 기술로 달성 가능한 한계치에 가까운 값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현재의 데이터 센터 운영 모델을 살펴보자. 2003년 현재 한국 주요 그룹들의 컴퓨팅 모델은 '장비는 각 계열사가 소유하고 운영과 관리는 계열 SI 기업에 위탁한 변형된 자가발전 컴퓨팅 모델'로 볼 수 있다. 그룹 전체에서 공유하는 장비를 제외한 모든 IT 장비는 각 계열사가 독자적으로 도입하고, IT 인프라는 프로젝트 별로 최적화시키며, 운영자 수를 기준으로 하여 운영비를 산정한다. 대부분의 기업 그룹들이 선택하고 있는 이 방식은 데이터 센터 운영 비용과 효율성 측면에서 몇 가지 단점이 있다.

●IT 인프라는 각 계열사가 소유하기 때문에 계열사간 경계를 넘어 IT 리소스를 공유하지 못하게 됨.
●프로젝트 별로 장비를 도입하고 및 프로젝트 스코프 내에서만 최적화 하기 때문에 데이터 센터 전체적인 최적화와 일치하지 않음.
- IT 환경 (H/W, OS, 미들웨어, DB, 애플리케이션, 아키텍처...)의 다양성이 높아짐 --> 통합 비용의 증가, 리소스 공유를 제한시킴
- 작은 장비의 수가 많아짐 --> 공간사용 효율 떨어짐
- 장비를 도입할 때마다 매번 투자 심의를 반복
●IT 서비스의 양과 질이 아니라 관리자 수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공급자와 사용자 간에 운영 효율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있음.
●그리고 공급자는 리소스 공유/운영효율 극대화에 둔감해질 수 있음.
●각 계열사 별로 전산실 (데이터 센터) 이 흩어져 있어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음.
위에서 살펴본 이런 요소들의 누적치가 <표 3>의 결과로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새로운 컴퓨팅 모델: 유틸리티 컴퓨팅 모델+

기업의 비즈니스 프로세스에서 IT 시스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빠른 환경변화와 격심한 경쟁 속에서 기업이 생존하고 한발 더 나아가 성장하기 위해서 IT 부문의 경쟁력과 민첩성은 필수적인 요소일 것이다.

다음 호에서는 50% 서비스 수준 향상, 10%~50% H/W 인프라 비용 절감, 10%~50% 운영비 절감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컴퓨팅 모델 '유틸리티 컴퓨팅 모델+' 와 유틸리티 데이터 센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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