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산 (주)이즈파크 대표이사

[컴퓨터월드] BI(전략경영)와 PLM 솔루션 전문기업인 (주)이즈파크의 김갑산(57세) 대표이사는 재기에 성공한 인물로 평가된다. 김 대표는 ‘아직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치지만 성공의 발판을 마련한 것은 분명하다.

사실 그에게 ‘재기’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20년 이상 헌신했던 전 직장에서 토사구팽을 당했기 때문이다. 그가 전문경영인으로서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CIES의 설립자이자 대주주인 이기훈 회장의 갑작스런 사망(2008년 11월) 후 경영에 무지한 상속자와 불순한 의도를 가진 그의 측근에 의해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회사를 떠나야만 했기 때문이다. 당시 CIES는 9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할 만큼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었지만 1년도 채 견디지 못하고 산산이 부서졌다.

김 대표는 그런 그들의 처사에 굴하지 않고 퇴사 2개월여 만인 지난 2009년 10월 이즈파크를 설립했고, 7년여 째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L사의 성과관리평가 솔루션 사업부를 인수해 성과관리시스템을 중심으로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역시 큰 변수가 없는 한 목표 달성에 큰 문제가 없다고 한다. 많은 중소 소프트웨어 전문기업들이 장기적인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재기에 성공했다는 것은 타의 귀감이 되기에 결코 부족하지 않다. 김갑산 대표이사를 만나본다. 
 

▲ 김갑산 이즈파크(주) 대표이사

 고객과 직원들의 성원이 가장 큰 힘
 
“방황하면 주저앉거나 끝이다.”
김갑산 사장은 지난 2009년 8월 갑작스런 해고, 그것도 한 달여 기간 밖에 안 주고 그만두라는 통보를 받았던 당시 절박했던 심정을 이렇게 토로했다. 그러나 그런 절박함이 억울한 해고를 이겨낼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됐고, 퇴사 2개월여 만에 독자 회사를 설립할 수 있는 계기도 됐다고 한다. 당시 그는 살고 있던 집 외에는 가진 게 없는 빈털터리였다고 한다. 퇴직금은 이미 그 이전에 정산해 다른 용도로 썼고, 인센티브로 받은 CIES의 주식은 휴지조각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김갑산 사장은 한창 일을 할 나이인 33세에 CIES에 입사(1992년)했다. 이기훈 회장의 스카웃 제의를 거절할 수 없어 잘 나가던 삼성항공을 그만둔 것이다. 당시 김 대표는 삼성항공에서 ‘경영대상기술동상’을 받을 만큼 잘 나가던 인물이었다. “삼성항공과 같은 완성된 기업보다 성장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을 완성시켜 나가는 게 더 큰 보람일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의 설명대로 CIES는 국내 최고의 CAD/CAM 전문기업으로 평가될 만큼 성장 발전했고, 그렇게 되기까지는 김갑산 사장의 절대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결국 그는 입사 16년여 만에 CIES 사장으로 승진했고, 3년여 동안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최고의 경영실적을 올렸지만 경영에 무지한 상속자와 불순 세력들에 의해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회사를 떠나야만 하는 불운을 맞이했던 것이다. 당시 김갑산 사장은 억울함을 호소할 데가 없어 초조한 얼굴에 방황하는 기색이 역력했고, 얼굴은 반쪽이었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그러나 김 사장은 “젊음을 다 바쳐 일한 것을 살리자”는 일념과 강한 의욕으로 모든 억울함을 이겨냈다고 당시 심정을 밝혔다.
 
사실 그가 이즈파크를 설립하는데 가장 큰 힘이 됐던 배경은 ‘직원들과 고객들의 성원’이라고 한다. 성실함과 근면함, 그리고 매사에 열과 성을 다하는 김갑산 사장만의 충실함 때문이다. 고객들은 어떻게 하면 도와 줄 수 있는지 먼저 찾아 주거나 알아봐 줬고, 직원들 역시 그를 믿고 따랐던 것이다. 김 사장을 잘 알고 있는 주변의 한 관계자는 “김갑산 사장이 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믿고 도와주고 싶다. 특히 김 사장의 열과 성을 다 하는 충실함은 아무나 쉽게 따라할 수 없는 그만의 특징이자 장점”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주변의 힘이 이즈파크를 설립하게 만들었고, 7년여 동안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어준 것이다.
 
사실 김갑산 사장이 이즈파크를 설립할 당시 경기상황은 녹록하지 않았다. 지금도 비슷한 경기상황이지만 올해 역시 목표 달성에 큰 무리가 없다는 게 김 사장의 설명이다. 지난해 9월에는 L사의 성과관리평가 솔루션 사업부를 인수해 이 솔루션을 중심으로 BI/CPM(Cooperation performance management, 기업성과관리)사업 확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성과관리평가 솔루션 사업부 인수 역시 주변 관계자의 제안 및 도움이 가장 컸다고 한다. 이 사업부 인수로 고객층이 훨씬 넓어졌고,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기회도 얻게 됐다. 또 한 번의 성장기회를 맞이한 것이다. 이즈파크는 지난해 약 112억 원의 매출실적을 달성했고, 올해는 약 200억 원을 예상하고 있다.
 
 
‘기술력과 고객’이 가장 중요
 
- 본의 아닌 상황에서 (주)이즈파크를 설립했는데, 각오가 남달랐을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오랜 동안 일해 왔던 업무에 대한 애정, 함께 했던 직원들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격려가 오늘에 이르게 했다. 30여 년 이상 해온 업무의 연속성을 지키고 싶었고, 이 일을 통해 회사와 함께 발전하고 산업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설립하는 회사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 기술력이 확실하고 매출규모 300억 원 이상의 단단한 회사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매출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기술력과 고객,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나에게는 가장 큰 힘이고 향후 더 큰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도록 해주는 원동력이라고 본다.”
 
- 사실 재기한다는 게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이즈파크는 설립 이후 꾸준히 성장 발전해 오고 있다. 그 힘과 열정은 어디서 나오는가.
“가장 큰 힘은 함께 해온 이즈파크 구성원들이고, 다음은 주변 분들의 격려와 신뢰라고 본다. 나를 멈추지 않고 뛰게 만들어 주는 가장 큰 에너지원이었다고 할 수 있다.”
 
- 그동안 성장 발전해 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면.
“초기 대기업과 거래하면서 감당하기 어려운 계약이행보증서, 지급보증서를 요구할 때 그것을 해결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경영환경이 열악한 중소기업으로서는 감당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인력 부족이다. 중소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일이기도 하지만, 해야만 할 일이 있는데 인력이 부족해 제대로 추진을 못 할 때 가장 난감하다. 다시 한 번 인력이 가장 중요함을 깨달았고,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편안하고 즐거운 환경에서 일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다시 말해 능력 있는 인력이 들어와 일을 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하려고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주력은 ‘bizGate 시리즈’
 
- 주력 솔루션은 어떤 것들이고, 주요 특장점이라면.
“PLM(Product Lifecycle Management, 제품수명주기), BI(전략경영), bizGate 시리즈 등이다. 각 솔루션의 주요 특징을 간단히 말하자면 PLM은 제조업의 설계부터 생산에 이르는 전반적인 프로세스관리를 해 주는 툴로 라이선스, 개발, 기술지원, 교육 등 고객이 필요한 부분의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고 제조 생산의 원가 절감 및 경쟁력을 제공하고 있다. BI(전략경영) 솔루션은 전략경영솔루션인 bizGate(비즈게이트) 시리즈가 있다. 즉 통합경영관리, 성과관리, 경영계획, 전략예산, 재무관리, 과제관리, 임원정보시스템, 창의제안 시스템 등이 있다. bizGate는 관련 업무에 대한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점검하여 최적의 시나리오를 도출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맞춤형 중장기경영계획 수립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실시간 시뮬레이션을 통해 목표와 실제 성과간의 격차를 해소하고, 정확하고 유기적인 롤링(Rolling) 의사결정을 월 단위, 연 단위 등으로 수행하여 조직의 전략적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미래성장전략과 최근 글로벌 선도기업의 기업운영방식이자 논리적 접근법인 황금원(Golden Circle) 논리체계를 시스템 구조에 반영, 조직의 존재근거 Why(BPS 비전)를 시스템화하고, 그 실현을 위해 구체적 전략인 How(FMS- 재무계획)를 통해 체계적으로 수행한다. 또한 시스템 상호 간 데이터를 공유하고 각 개별사업의 핵심성과지표 What(BSC-성과평가)을 연계함으로써 전략-사업-성과를 일관성 있게 연계시킬 수 있다.
 
 이밖에 경영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실시간 시뮬레이션을 지원하여 정확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세계 표준의 BI(Business Intelligence) 경영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한다.”
 
- 직원들의 기술력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아직은 규모는 작지만 이즈파크의 구성원의 70%가 엔지니어들이고, 경쟁력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감히 말씀 드릴 수 있다. 기술력 향상을 위한 교육은 적극 지원해 주고 있다. 특히 신입사원들에 대한 멘토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즉 경험이 많은 엔지니어를 신입사원의 멘토로 묶어줘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기술력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엔지니어들은 개발, 기술지원, 유지보수, 영업지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히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유지보수 지원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R&D는 전담인원을 두고 제품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한 번도 스스로를 저버린 적이 없다”

“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이었다. 일을 통해 꿈을 이루고 사람을 만났으며, 즐거움을 얻었다. 시작한 일은 끝까지 해내는 게 곧 자존감이었고, 앞으로도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리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김갑산 사장은 밝혔다.

 
성과관리 사업부 인수는 새로운 성장의 기회
 
- 지난해 9월 성과관리 솔루션 전문기업인 L사의 전문인력 및 솔루션을 인수했다. 조직 통합을 통한 시너지는 어느 정도인가.
“L사는 23년이라는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전문 솔루션 기업이었다. 그런 만큼 경험 많고 능력이 뛰어난 엔지니어들이 많았다. 또한 고객들도 많았다. 여기에 이즈파크의 조직 및 기술력을 합치면서 경쟁력은 배로 향상됐다고 본다. 물론 비즈니스 창출에도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 올해 매출 증대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 이즈파크의 미래가 궁금하다.
“회사가 지속가능하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도록 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다. 두 번째는 제품의 완성도를 높여 품질 수준을 높이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해 나가는 것이다. 세 번째는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일이다. 이미 해외 진출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어떻게 메가 트렌드에 맞춰 변화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즉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아 나갈 것이다. 예상컨대 2020년에는 ICT 전문 중견기업으로 입지를 확보할 것으로 본다.”
 
 
한편 ‘이즈파크’라는 회사명은 직원들과 함께 “우리의 존재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지었다고 한다. 즉 ‘해법을 향한 무한한 공간’이라는 의미와 살아 움직이는 조직(Be동사 is)이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고 한다.
김갑산 사장은 성실하고, 열심히, 그리고 모든 일에 정성을 다 하는 진정성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모든 경쟁에 있어서 최후의 승자는 진정성 있는 인물과 기업이라고 한다. 중소기업인 이즈파크를 가볍게 보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런 부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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