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주 한국정보화진흥원 공공클라우드지원센터 센터장

▲ 김은주 한국정보화진흥원 공공클라우드 지원센터 센터장

[컴퓨터월드] 공공부문 클라우드 도입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공공클라우드 지원센터’가 최근 문을 열었다. 이로 인해 공공부문 클라우드 활용과 확산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그것은 곧 클라우드 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그러나 아마존, 마이크로소트, 오라클, IBM 등의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놓고 민간시장을 중심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공공 시장 역시 언제든 치고 들어올 기회를 엿보고 있다. 국내 산업 육성을 위해 마련한 시장이 자칫 글로벌 기업들의 잔치가 돼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시각이 높다. 오픈 소스 정책을 적극 추진해 왔지만 특정 글로벌 기업들만의 시장이 되는 역효과를 낳은 게 우리나라 시장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시장만큼은 그러지 않기를 바라는 게 관련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자 희망이다. 공공 클라우드 지원센터 김은주 센터장을 만나 무엇을 어떻게 지원하고, 어떻게 활용해야만 하는지 등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공공과 민간기업 간 접착제 역할 할 것”

- 센터장이 해야만 할 책무라면.

▶ 클라우드의 활용과 확산 그리고 재시장 투자를 통한 산업육성의 전체 고리구조를 설계하고, 각 단계들을 적절히 지원해 나가는 것이다.

- 센터장으로 임명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 공공분야도 한 도메인이고 특성이 존재한다. 공공클라우드 지원센터는 공공 도메인에 대한 이해와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함께 공존해야만 정상적인 지원과 활성화가 가능하다. 제가 전산을 전공하면서 얻은 기술적 이해와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공공부문에 대한 기술정책과 관련 사업을 장기간 수행해온 경험과 지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효과적으로 센터의 업무수행을 책임지도록 하자는 게 이유라고 사료된다.

- 정부 공공기관들이 센터를 어떻게 활용해야만 생산성과 효율성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가.

▶ 공공클라우드지원센터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동작한다.

첫째, 공공정보화의 큰 흐름과 틀 속에 클라우드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갈 수 있도록 프로세스, 표준, 지침들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 개정 및 반영하는 것이다. 즉, 클라우드를 이용하고자 하는 정부 및 공공기관 담당자가 장애물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기반 환경을 조성한다.

둘째, 정부 및 공공기관에 대한 직접 지원이다. 클라우드 선도과제를 지원함으로써 선도적이고 클라우드를 사용하고자 하는 기관들의 사업추진을 지원한다. 또한 클라우드 도입계획 수립을 위한 컨설팅과 교육 등을 제공함으로써 클라우드에 대한 이해증진, 사업계획 수립, 추진 등의 과정을 입체적으로 지원한다. 셋째, 기업들과의 개방형 협력을 지원한다. 기존의 공공과 민간기업 간의 간극을 공공클라우드 지원센터가 글루(접착제) 역할을 통해 연계하여 소통을 지원한다. 클라우드 스토어를 운영하면서 지속적으로 민간 기업과 클라우드 서비스, 클라우드 기술을 실시간 소통하고 관리한다. 이를 공공부문에 전달하고 확산함으로써 새로운 서비스와 기업들의 기술력들이 공공에 빠르게 전파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공공의 목소리와 수요를 기업들에게 빠르게 역전파하여 기업들이 이에 신속히 반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기능들을 적절히 활용하면 정부 및 공공기관들은 클라우드를 이용하여 업무의 혁신과 효율성, 효과성 등을 함께 취할 수 있다.

- 기존 통합데이터센터와는 어떻게 다른가.

▶ 정부통합전산센터 등을 포함한 데이터센터는 직접 타 기관의 시스템 운영을 이관 받아 운영 관리하는 센터이다. 공공클라우드 지원센터는 타 기관의 시스템을 이관 받아 운영하지 않는다. 각 기관들이 클라우드 서비스와 기술을 적절히 활용토록 지원하고, 이를 위한 선도적 사례를 발굴전파하며,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들이 많이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센터이다.

부동산 서비스와 유사한 서비스

- 공공 클라우드 센터라고 하면 정부 공공기관들이 필요로 하는 각종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센터를 통해 이용하라는 것으로 해석되는데, 그렇게 되면 기존 방식과 어떤 차이가 있나.

▶ 공공클라우드 지원센터는 클라우드 기술이 공공사업에 적시 활용되는 것과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가 적절히 활용될 수 있도록 촉진하는 센터이다. 굳이 비교한다면, 부동산 서비스와 유사하다. 즉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하는 기능이다. 그렇게 되려면 구매자에게 최근 주택시장 상황, 금융상황, 지역별 상황 등 상세정보를 제공하면서 적절한 상담을 하거나 복잡한 프로세스를 대행해 주고, 구매자 상황에 적합한 사례들을 추천해 주는 등의 기능을 해야 한다. 공공클라우드 지원센터가 바로 그런 역할을 한다. 물론 공공클라우드 지원센터는 직접적인 구매자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기반이 되는 제도와 환경, 정책들을 지원하는 기능도 함께 수행한다.

- 공공클라우드 센터를 이용할 경우 어떤 장점이 있나.

▶ 부동산을 이용하는 장점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정부 및 공공기관은 기술과 사례에 대한 교육, 상황별 컨설팅, 제도에 대한 지원 등을 통하여 쉽게 클라우드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즉 원하는 클라우드 기술과 그 기술의 현황, 관련 서비스 현황들도 함께 제공되고 상담도 받을 수 있다. 클라우드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없거나 혹은 특정 기업에게 의존하는 것이 공정성에 위배될까 우려돼 도입을 꺼려했던 기관들에게 좋은 창구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공공클라우드지원센터는 관련 부처 및 기관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연계함으로써 최신 제도, 정책 등의 상황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제공하게 된다.

- 중소기업도 육성할 수 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말씀해 달라.

▶ 영국은 2012년부터 클라우드 스토어를 중심으로 강력한 공공부문 클라우드 우선도입 정책을 펼쳐왔다. 그 결과 2012년에는 200여개에 불과했던 민간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2016년 현재 21,569개가 등록됨으로써 불과 4년 만에 100배의 성장을 이루었다. 이는 영국 산업에 일자리 창출과 새로운 서비스 및 비즈니스를 활성화시킨 대표적인 성공 모델로 전 세계에 회자되고 있다. 또한 클라우드 스토어 이전에는 런던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만 응집되어 있던 서비스산업이 클라우드 서비스답게 전국으로 확산되어 전국에 분포된 기업들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공부문에 공급하게 됨에 따라 지역경제와 지역산업 육성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부분, 즉 시장기능을 심도 있고 끈질기게 활성화 되도록 추진하여 중소기업과 관련 산업을 육성한 영국정부의 전략을 우리나라도 참고하여 우리 산업에 기여하고자 한다. 자국의 기업들이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을 이미 선점하고 있는 미국 정부의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보다 자국 산업과 기업육성에 초점을 둔 영국정부의 전략이 우리나라 상황에 보다 적합한 모델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영국, 4년 만에 100배 성장

- 정부 공공기관들이 반드시 공공클라우드센터를 이용해야만 하는가.

▶ 당연히 이용해야만 하는 의무는 없다. 우리가 부동산 등을 찾는 이유는 의무이기 때문이 아니고 관련 전문적인 정보수집이나 업무를 직접 하는 것 보다는 도움을 받는 것이 훨씬 편리하고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클라우드를 업무에 적용하고 활용하는 것은 아직 매우 낯설고 관련 제도나 나날이 발전하는 클라우드 기술, 새롭게 창출되는 첨단 서비스들을 일일이 찾아보고 모니터링 하는 것은 바쁜 업무 중에 정부 및 공공기관들에게 쉽지 않은 일이다. 이를 돕고 지원해 나가고자 함이다.

- 클라우드 기업(SaaS/PaaS/IaaS/CSB)을 비롯한 관련 산업 및 시장 성장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는가.

▶ 목표는 영국처럼 우리나라도 100배 성장하면 좋을 것 같다. 영국정부가 Cabinet Office 중심으로 집요한 열정과 집중을 보였던 사례를 철저히 벤치마킹하여 우리도 추진한다면 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클라우드 지원센터만이 아니라 유관 부처와 관련 기업, 전문가들이 합심하고 긴밀히 협력해야할 필요성이 매우 높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상황은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간의 융합을 통한 시너지 현상이 급격히 나타나고 있다. 구글이나 아마존 등 클라우드 기업들은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들을 산업과 연결하여 의료 클라우드, 로봇 클라우드 등 전 산업분야로 뻗어나가는 중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아직 영세한 만큼 상호 협력과 연결을 통해 융합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은 아직 어떤 클라우드 기업이 존재하는 지, 또 어떤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지를 서로 잘 모르고 있다. 이런 융합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파트너십을 형성하기가 어렵다. 저 역시 예전에는 우리나라에 어떤 클라우드 서비스가 몇 개 정도 존재하나요? 라고 클라우드 전문가들에게 문의한 적이 여러 번 있었으나 명확한 답을 얻기가 어려웠다. 본 센터에서 운영하는 클라우드 스토어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기업들을 정부 및 공공기관에 소개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기업과 기업이 서로의 존재와 서비스를 발견하고 파트너십을 확대해가는 장으로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공공클라우드 센터 활성화를 위해 당부하시고 싶은 게 있다면.

▶ 공공클라우드 지원센터는 모든 것이 갖추어진 센터라기보다는 함께 만들고 협력하는 장이 돼야 한다.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끊임없이 요구사항을 주시고, 우리 기업들도 필요하거나 불편한 것을 전달해 주면 한다. 알려주시는 게 센터의 발전 및 활성화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좀 더 장기적 안목에서 센터가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을 주시면 반드시 국가적 클라우드 활용을 통한 발전과 산업육성에 기여할 수 있는 핵심 발전소가 될 것이다.

- 대고객 지원을 위한 내부 시스템은 어떻게 갖춰져 있나.

▶ 대고객 지원채널은 클라우드 스토어 씨앗(www.ceart.kr)을 중심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내부에 상시 대응인력이 준비되어 있고, 문의 및 지원 요청 사항은 당일 내 응답을 목표로 하고 있고, 늦어도 일주일 내로 응답함을 원칙으로 추진하고 있다. 관련 내용도 기록으로 남겨 후속 조치들도 함께 모니터링 되고 관리할 예정이다. 서비스 이용이나 비상사태 시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나 기관들에게 즉시 연락이 취해질 수 있도록 서비스에 대한 상태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기능도 구비예정이다. 아직은 공공기관이나 정부기관에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발히 활용하고 있지 않으나 활용이 증가 시에는 이러한 기능이 꼭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클라우드 스토어 씨앗 중심으로 제공

- 공공클라우드 센터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계획인가.

▶ 환상적이고 멋진 미래 비전과 전략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미래는 만들어 가는 것이라 생각된다. 다만, 운영 원칙을 다음과 같이 가져갈 것이다.

우선, 고객 중심으로 고객 우선으로 지원한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서비스이고 서비스는 무조건 고객 중심, 고객 지향적이다. 클라우드 확산을 지원하는 센터도 클라우드 개념에 충실하게 고객 중심, 고객 지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둘째, 전략적으로 집중하겠다. 모든 것을 다하려고 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하나만 진정으로 잘해도 그 여파로 많은 것이 해결되는 경우도 있다. 공공클라우드지원센터는 많은 일을 하기보다는 많은 일과 연결된 본질적 문제를 파악해내고 이를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늦어 보이나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된다. 셋째, 혁신성이다. 현실에 기반해 생각한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클라우드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혼자에서 공유를, 직접 해오던 일을 서비스로 이용하라고 권장하는 것이다. 기존의 전통적인 시각 하에서는 이러한 혁신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작년에 클라우드를 활용한 SW 교육 사업을 추진하면서, 클라우드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교육의 새로운 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체험한 바 있다. 23개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한 이 사업은 당초 교사의 시스템 관리 부담을 줄이고, 학생이 집에서도 SW 교육을 복습하거나 숙제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클라우드가 주는 공유와 협업 기능은 개인관점에서 교육이나 숙제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팀별 프로젝트와 팀원 간 협력을 촉진하고, 놀랍게도 팀 내 구성원들이 고르게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효과까지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무척 놀랐다. 이것은 SW 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당초 목표를 훨씬 뛰어넘어 클라우드와 교육의 효과적인 접목은 소통과 협력 중심으로 공교육 패러다임을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감히 예상한다. 이러한 열린 발견과 수용을 위해 지원센터는 지속적으로 혁신성을 추구할 생각이다.

한편 김은주 센터장은 SW 솔루션을 판매하고 구매할 수 있는 장(場)인 ‘오픈 마켓플레이스’를 기획하고 추진해 온 인물로 국내 SW 솔루션 유통의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즉 국내 기술로 개발한 좋은 SW를 찾아 구매하고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SW 유통시장을 만들었던 것이다. 그에게 클라우드 센터장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긴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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