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tive Market의 높은 비중
□공공 프로젝트의 최저가 낙찰제 관행
□하드웨어와 패키지 소프트웨어의 높은 외국 의존도
□취약한 인력구조

이 글은 지난 7월 28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 내놓은 <한국의 IT 서비스 산업 이슈 분석 보고서>의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이 보고서는 IT 서비스 산업의 개요와 특징, 산업 현황, 국내 IT 서비스 시장 진단, IT 서비스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과제 및 연구 방향 등으로 구성돼 있다. <편집자>

Captive Market의 높은 비중
순수한 경쟁 저해, 해외 경쟁력 위축 요인

국내 IT 서비스 시장은 그룹 계열사 대상 시장(Captive Market), 정부 및 공공 기관, 그리고 기타 시장 등 크게 세부분으로 구분되며, 그중에서 Captive Market이 가장 크다. 대형 SI업체의 다수가 그룹 계열회사로서 그룹 계열사의 SI나 IT 아웃소싱 물량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Captive Markek의 비중이 높은 것은 SI업체가 그룹 계열사의 전산 물량을 기반으로 태동했다는데 그 원인이 있다.
문제는 이러한 Captive Market의 높은 비중은 IT 서비스 공급자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해 시장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는 사실이다. Captive Market으로 업체들은 특화된 산업 부문의 서비스 경쟁력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만 시장 전체적인 시각에서 볼때 부정적인 측면이 강하다.
첫째, Captive Market은 실질 경쟁이 존재하지 않는 시장이다. 이 때문에, Captive Market의 높은 비중은 국내 IT 서비스 시장이 경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작다는 점을 의미한다.
둘째, 그룹 계열사와 IT 서비스 제공자간의 관계의 특수성 때문에 계열사가 갖는 전환 비용이 비 Captive Market보다 높아 시장 경쟁력이 더욱 위축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셋째. 이러한 특성은 IT 서비스 수요자인 그룹 계열사의 가격 협상력을 하락시켜, 비 Captive Market에서 좀더 많은 가격을 지불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SDS, LG CNS, SK C&C 등 3개사의 전체 영업 이익률은 1~2%인 반면 Captive Market에서는 10~15%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넷째, IT 서비스 제공자는 Captive Market에서 경쟁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누리고 있어, R&D 투자 등을 통한 품질 제고에 대한 유인이 별로 크지 않는 도덕적 해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다섯째, Captive Market이 유인하는 IT 서비스 업체의 도덕적 해이는 해외 글로벌 환경에서 경쟁력을 상실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여섯째, Captive Market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은 비 Captive Market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해 결국 Captive Market을 기반으로 하는 대형 SI 업체들만 생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Captive Market은 자본력이 부족한 중견 IT 서비스 업체가 더욱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초래, 대형 SI 업체들만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공공 프로젝트의 최저가 낙찰제 관행
자본력 부족한 중견 업체 수주 어려워
하도급 형태의 개발 관행도 문제

공공 프로젝트는 시장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이나, IT 서비스 산업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단기성 프로젝트라는 문제가 있다. 특히 최저가 낙찰제 관행에 의한 저가 수주로 공급자의 R&D 및 인력 양성에 대한 투자 여력을 상실시키며, 결국 IT서비스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IT 서비스 분야의 일반적인 특징은 수요자가 공급자에게 고착화되는 경향이 있지만 정부 및 공공 부문은 대부분 1년 미만의 단기성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고착화할 수 없는 성격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적인 관계가 성립되지 못해 프로젝트의 저가 수주로 초기 수익성이 악화되더라도 차기 프로젝트를 높은 가격으로 수주해 수익성을 보전할 수 있는 여지가 적다. IT 서비스 제공자의 수익성 저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국내 IT 서비스 제공자의 수익성 악화의 또 다른 요인은 최저가 낙찰제이다. 이는 가격경쟁을 심화시켜 자본력이 부족한 중견업체는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입찰 참여시 수행 예정 가격의 70~80%로 입찰에 참여하며, 사업자 선정시 재협상에서 입찰 가격의 70~80%로 최종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인 일로 알려져 있다.
공급자는 저가 수주로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으며, 수익성 악화로 기술개발 투자나 인력양성에 투자할 수 없으며 결국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고 있다.
이처럼 수익성이 없는 시장에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진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IT 서비스 산업이 기본적으로 규모의 경제와 경험 효과로 인한 비용우위가 존재하고 평판이 중요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둘째, 정부 및 공공 부문은 모범 사례 확보 차원에서, 그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평균 비용 하락을 목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처럼 정부 및 공공 부문에서 이익을 실현하기 어려운 IT 서비스 업체들이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단순히 작업을 넘기는 하도급 형태의 관행이 이뤄지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IT 서비스 산업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한 업체가 제공할 수는 없다. 그래서 여러 업체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주 계약자는 거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다른 IT 서비스 제공자에게 하도급을 주는 형태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특히 정부 및 공공 부문에서 출혈 경쟁에 의한 수익 창출이 어려운 경우에 나타나고 있으며, 하도급에 참여한 소규모 업체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가능성을 증대시키고 있다.

H/W와 패키지 S/W의 높은 외산 의존도
국내 IT 서비스 프로젝트는 하드웨어의 도입 비중이 크며, 특히 외산 제품의 비중이 높은 실정이다.
IDC에 의하면 공공과 금융 부문의 프로젝트당 하드웨어 비중은 각각 50%와 6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공공과 금융 부문에서 주 계약자가 해외 업체와 협력하는 경우는 60%를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취약한 인력구조
산업별 전문가 육성 시급, 프로젝트 관리자 부족

현재 국내 IT 서비스 산업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전문인력의 부족이다. SI 업체들의 정보화 사업 대상은 국내 전 산업 분야에 걸쳐있기 때문에 산업별로 고유한 업무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없다.
정보기술과 함께 각 산업의 특징을 이해할 수 있는 산업별 전문가의 육성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하고도 수행할 프로젝트 관리자가 없어 프로젝트 매니저 한명이 여러개의 프로젝트에 이름을 올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나 각 교육기관들은 IT 전문인력의 양성에 많은 투자를 해왔지만 전문인력의 수급이나 질적 수준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IT 서비스 산업 경쟁력 확보 방안
Captive Market 축소 제도 마련 시급
정부 및 공공기간 프로젝트 장기화해야

민간 부문에서는 출혈 경쟁 방지를 위한 자생적 노력, 해외 진출을 위한 다각적 시도 등 경쟁력 확보와 수익성 제고에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은 IT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확보와 바람직한 산업구조를 구축하는 측면에서 재고돼야 한다.
우선 국내 IT 서비스 산업의 산업조직적 연구 및 Captive Market 비중 축소를 위한 제도적인 유인체계에 대한 연구가 시급하다. IT 서비스 제공자가 자발적으로 Captive Market에서 발생하는 수요를 줄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둘째, 정부 및 공공기관의 정보화 프로젝트를 구축 위주에서 Full IT 서비스를 요구하는 장기 프로젝트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 부문에서 선도적으로 SI 분야 뿐만 아니라 IT 컨설팅과 IT 아웃소싱 서비스가 모두 요구되는 장기적 성격의 프로젝트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현재 공공 부문의 프로젝트는 대부분 1년 예산이 기준이어서 장기 계획 수립이 불가능하다. 공공 부문의 IT아웃소이 확대 적용 법률 기반 및 재정 확보가 시급하며, 장기 계약체제로의 이행이 중요하다.
정부 및 공공 부문의 프로젝트 장기화를 위해서는 정부가 IT서비스에 대해 기획, 발주, 성과 관리 체계를 구비한 고객이 되어야할 것이다. 정부 프로젝트의 장기화 추진은 IT 서비스 산업의 고유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는 것으로, 서비스 제공자의 수익성 제고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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