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경 포시에스 대표, 공공·금융권 등 성과 바탕으로 해외 시장 ‘정조준’

[컴퓨터월드] 전자문서 및 리포팅 툴 전문기업 포시에스가 지난 7월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창립 당시 4명에 불과했던 작은 규모였지만, 이제는 직원 수 110여명에 연간 12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단단하게 자리 잡았다. 고객사도 대법원, 국세청, 행정자치부 등 국가·공공 기관과 주요 금융권 및 대기업들까지 다양하게 확보하면서 국내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그 여세를 몰아 이제는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포시에스의 성장을 이끈 원동력은 무엇인지, 그리고 향후 포시에스가 그리고 있는 모습은 무엇인지 창립부터 20년을 함께 해 온 박미경 포시에스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박미경 포시에스 대표

고객으로부터 제품 아이디어를 얻다
포시에스의 이야기는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95년 창립 당시부터 포시에스가 전자문서 및 리포팅 툴을 제작한 것은 아니었다. 초기에는 국내에 들어온 외산 데이터베이스(DB) 제품 지원으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기술 지원이 주력이었던 만큼 포시에스 사명도 ‘고객 성공을 위해(FOR Client’s Success)’라는 의미를 가진 문구에서 따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20년 후인 현재 포시에스의 모습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사업은 오래 가지 못했다. 포시에스가 지원하던 외산 DB가 다른 기업에 합병된 이후 시장에서 서서히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 때 포시에스는 회사의 영속성을 위해 독자적인 제품이 있어야 한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그렇지만 기술 지원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였던 만큼 아직 개발 노하우는 없었기 때문에 다른 외산 제품에 대한 기술 지원으로 사업을 이어가게 됐다.

포시에스가 선택한 두 번째 제품은 시스템 관리 제품이었다. 이 제품의 역할은 시스템 내 CPU와 메모리, 그리고 각종 이벤트 등을 관리하는 것이며, 관리자들은 보고서를 통해 결과를 확인해야 했다. 보고서는 클라이언트/서버(C/S) 기반이었다. 보고서 기능이 들어있었지만 관리자들이 원하는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그러던 차에 기회가 찾아왔다. 웹 환경이 등장하던 시기였던 만큼, 웹 기반의 보고서를 원하는 고객들이 많았다. 그리고 일부 고객들은 포시에스에게 그러한 웹 기반 보고서를 개발해줄 것을 요청했었다. 포시에스는 고객 지원의 일환으로 시스템 관리 제품을 위한 웹 기반 리포팅 제품을 개발했다. 포시에스의 주력 제품인 ‘오즈 리포트(OZ Report)’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시장 동향에 맞는 제품 개발
현재 포시에스 인원은 약 110여명. 이 중 70%가 기술 인력이며, 연구소 전담 인력만 해도 전체 인원의 절반이 넘는 60여명에 이를 정도다. 매년 매출 대비 20%를 R&D에 재투자하고 있으며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포시에스는 시장 동향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시장 변화를 예측하고 미리 대비하는 방식으로 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모바일 제품에 대한 준비는 경쟁 업체들보다 빨랐다. 그렇기에 지난 2012년 보험업계에서 전자청약시스템을 구축할 때 포시에스가 가장 앞서 대응할 수 있었다.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시장이었기에 그 효과는 더욱 컸다.

2000년대 들어 전자정부사업과 인터넷뱅킹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포시에스는 정부·공공기관 및 금융권에 오즈 리포팅 제품들을 공급하면서 성장세를 탔다. 박미경 포시에스 대표는 “시기를 잘 만났을 뿐”이라고 언급했지만, 아무리 시기가 좋아도 제품이 좋지 못하면 외면 받는다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포시에스는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하기보다는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지속적으로 잘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기에 처음 오즈 리포트 제품을 출시한 이후 전자문서 및 리포팅 툴이라는 한 우물만 꾸준하게 파왔으며, 그 결과 독자적인 노하우를 보유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기반들이 마련됐기에 포시에스는 오즈 리포트 출시 이후 줄곧 시장 1위를 지켜올 수 있었다. 2012년에는 오즈 리포트와 연계된 서식 기반 전자문서 개발 솔루션 ‘오즈 이폼(OZ e-Form)’을 출시, 국내를 넘어 글로벌 무대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
이후는 박미경 포시에스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이했다. 소감을 듣고 싶다.
회사가 힘들었던 때가 떠오른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품 단가가 떨어지고 지원해야 할 고객들도 많아지다 보니, 매출은 늘지 않는데 지원 비용이 계속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 때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기보다는 내부 기반을 다지며 환경 변화에 대비했다. 많은 SW기업들이 이 시기를 힘들어하지만, 포시에스는 이를 잘 이겨냈기 때문에 지금의 안정된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다.

글로벌 시장에 대한 생각도 많이 든다. 최근 성과들을 보면서 더 빨리 진출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러면서 조금씩 글로벌 시장에 대해 알게 됐다는 느낌이다.

이렇게 많은 일들을 겪으며 20년을 맞이했다. 뿌듯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직 여기까지밖에 못 왔구나 하는 아쉬움도 든다.

- 포시에스 제품이 오랫동안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다면.
포시에스는 여러 제품을 다루는 회사는 아니다. 주력 제품인 오즈 리포트와 오즈 이폼의 제품 개발 및 기술 지원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고객들의 요구를 파악해서 적극 반영하고 있다.

두 제품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시장의 적시성을 잘 맞췄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즈 리포트가 출시됐을 때는 전자정부시스템과 인터넷뱅킹시스템 구축사업이 한창이었으며, 오즈 이폼이 출시됐을 때는 보험업계의 전자청약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전자문서 생성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을 때였다. 이러한 것들이 맞아떨어져 공공·금융·제조 등 다양한 분야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

- 기억에 남는 성과가 있다면.
공공 부문이 전자정부를 기반으로 전자문서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지만, 아직까지 모바일을 활용한 전자문서 시스템은 느린 편이다. 그렇기에 최근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이 오즈 이폼을 통해 구축한 시스템은 모바일 전자문서 시스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를 극대화한 좋은 사례다.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해 사람이 수기로 일일이 해야 했던 업무들을 대폭 줄이고, 검사원들이 엘리베이터 검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전자문서 시스템이 종이 비용 절감이라는 효과를 넘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잘 증명한 사례로도 볼 수 있다.

공공에서는 현장에서 자료수집이나 검수, 인·허가 등의 업무가 많으며, 특히 국민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들도 상당수다. 안전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인 만큼,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의 사례처럼 향후 공공에서 모바일 전자문서 시스템을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부분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 해외 시장에서도 좋은 소식들이 들린다.
지난해 글로벌 엘리베이터 기업 코네(KONE)의 싱가포르 지사에 오즈 이폼을 공급하기로 했으며, 올해에는 SC은행 10개국 지사에 오즈 이폼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코네 싱가포르에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품을 공급한다. 현지 100명의 기술 인력이 오즈 이폼을 사용하고 있으며, 한 사람당 월별 과금 체계를 구축했다. 많은 수익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동남아시아 지역 전체로 전자문서를 확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마케팅 활동과 기술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항공기나 선박, 냉·난방기 등 점검과 관련된 분야에 전자문서 시스템이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서비스 제공을 위한 클라우드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SC은행은 기존 창구에서 진행하던 은행 업무를 직접 고객을 찾아가서 제공하는 아웃도어세일즈(ODS)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오즈 이폼을 도입했다. 해외에 있는 SC은행 관계자들이 직접 와서 체크했으며, 한국에서 도입한 모델을 SC은행의 글로벌 표준으로 선정, 해외 10개국 지사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또한 지난해 일본에도 별도 지사를 설립했으며, 일본 시장에 맞도록 제품을 구성하고 있다.

- 해외는 어떻게 지원하고 있나.
아직 해외 시장의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다.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언어권별로 담당자를 둬서 기술 지원을 하고 있으며, 해외 파트너사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매번 현지에 가서 지원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원격에서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있다. 스카이프 등을 이용하기도 하며, 교육 진행 이후 반드시 과제를 수행해서 제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파트너 영업은 반드시 본사에 와서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해외 시장은 제품이 완전히 준비되지 않으면 할 수 없다. 처음 오즈 리포트 제품을 들고 해외로 나갔을 때 얻은 교훈이다. 오즈 리포트는 국내 1위 제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버전이 동시에 출시되지 않았다. 한국어 버전과 일본어 버전이 같이 안 나왔던 것이다. 이에 2년 전 체제를 개선해서 이제는 3개월마다 한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 등 4개국 언어를 지원하는 제품이 동시 출시되고 있다.

- 어떤 회사로 키워나갈 생각인지.
외적으로는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할 것이다. 국내 SW시장은 작다. 그렇기에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좋은 SW를 만들어서 해외에 있는 많은 기업들이 그것을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해외 전자문서 시장을 보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고 규모도 꽤 큰 편이다. 전자문서는 작은 포인트 솔루션도 있으며, 특정 산업 분야만을 위한 곳들도 있다. 포시에스는 자체 엔진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국내 1위를 넘어 해외에서도 1위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

많이 비교되는 어도비 사의 제품들이 문서 기반이라면 오즈 이폼은 데이터와 연계된다. 그렇기 때문에 부딪치는 부분도 있지만 타깃팅하는 부분은 다르다. 툴의 수준은 기본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자부한다.

내적으로는 직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좋은 회사를 만들고자 한다. 현재 아침부터 저녁까지 회사에서 식사를 제공하고 있으며, 초콜릿을 비롯한 간식들도 구비해놓고 있다. 또한 창립기념일과 송년회 등 1년에 두 번씩 직원들의 가족들을 초청해 함께 하는 시간도 갖고 있다. 아이들에게는 좋아하는 선물도 제공하고 있으며, 어른들에게도 선물을 주고 있다. 어버이날에는 부모님들을 위해 카네이션도 챙기고 있다.

여성들의 출산휴가도 잘 지원하고 있다. 포시에스는 전체 구성원 중 여성 인력이 35~40%에 달한다. 그렇기에 출산휴가나 육아휴가를 보내고 있는 직원들이 항상 있으며, 전부 휴가 이후 회사로 복직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인증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직원들마다 만족할 수도 있고 불만을 가질 수도 있지만, 모두가 더 많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게 함으로써 좋은 분위기로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 “국내 SW시장은 작다. 회사가 지속적으로 좋은 SW를 만들어서 해외 기업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박미경 포시에스 대표는 회사 성장을 위해 해외 진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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