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명 SC 제일은행 부행장 , 제 1회 금융기관 IT 컨퍼런스에서 주제발표

은행 IT 및 노사문화의 경직성, 조직체계의 단순성, 짧은 CIO 수명 등 개선해야

제 1회 금융기관 IT 컨퍼런스에서 현재명 SC 제일은행 부행장은 '금융기관 IT 부문의 당면과제와 대응 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현 부행장은 금융기관의 외형적인 변화에 금융 IT가 커다란 역할을 해왔지만 IT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 금융기관 IT가 당면하고 있는 이슈로 은행 IT의 경직성, 노사문화의 경직성, 조직체계의 단순성, 금융권 CIO의 짧은 수명을 지적하고 각각의 이슈에 대한 대응방안을 언급했다. 발표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신은영 기자 eaph@rfidjournalkorea.com

최근금융권은 은행들간의 통합(consolidation)뿐만 아니라, 증권, 보험, 은행 등이 서로의 고유업무를 타 업종과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로 컨버전스 되고 있다. 또한 은행 밖의 구조조정뿐만 아니라 내부 시스템도 횡적으로 연결되면서 많은 중복기능의 통폐합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경영환경을 지원하기 위하여 IT의 역할이 달라질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은행 운용비용 절감과 금융 산업 자체의 발전을 위해 금융 산업 자체의 공동 전략이 필요하고 능력 있는 업체들로 하여금 새로운 Components Based Architecture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이끌고 나갈 수 있는 금융 산업 전체의 전략수립 및 이를 추진할 수 있는 리더십이 절실한 상황이다.

차세대시스템으로 문제 일거에 해결 힘들어
또한 기존에는 은행에 직접 방문해서 하던 업무를 인터넷, 전화 ATM 등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은행 채널들이 다양해지고 있다. 이러한 채널들의 자동화는 지속 될 전망이다. 인터넷 뱅킹이 2003년 4분기 이후부터 ATM 사용자 보다 더 많이 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차세대시스템 개발에 대한 경쟁이 치열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차세대 시스템을 도입하면 여러 가지 문제점도 해결하고 그 동안 축적해놓은 새로운 요건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 그러나 그 시스템 자체도 몇 년 지나지 않아서 새로운 요건을 지원할 수 없는 레거시 시스템으로 변하고 있다. 이는 금융기관 경영상의 제반 문제가 차세대를 개발함으로써 일거에 해결될 수 있다고 기대하기 힘들게 하고 있다.
우리 금융기관은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을 지원하기 위해 IT 투자시 비즈니스 중심으로 시스템을 선정하지 않고 기술적인 관점에서 이해하고 결정한다. 따라서 경영진들이 IT투자효과에 대해 이해를 못하는 주요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시큐리티 위험, 바젤 Ⅱ 프로젝트, 신용리스크와 같은 리스크관리를 기존의 자산 관리차원의 위험뿐만 아니라 은행운용상에서 생길 수 있는 위험도 감안하여 충당금을 쌓도록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선진국에서는 지난 911사태 이후에 BCP 플랜을 관리하는 독립부서를 두고 BCP 플랜을 전폭적으로 재정비해, 어떠한 참사에도 대비하여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며 안정적 고객서비스에 대비하고 있다. 스탠다드챠터드와 시티은행이 우리나라 시중 은행을 합병한 후 제일 먼저 손을 댄 부분이 BCP역량 강화라는 점을 보더라도 선진국이 이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잘 알 수 있다. 결국 은행자산을 보호하고 고객들이 안심하고 돈을 맡길 수 있는 튼튼한 은행경영의 기본방향으로 인지하고 이 부분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

금융기관 IT 역할 과소평가는 문제
금융기관은 현재 이러한 외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에 금융 IT가 선봉장이 되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 IT역할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지 못하다. 특히 은행 CEO를 포함한 경영진들은 IT에 들어가는 돈이 너무 많은데도 불구하고 새로운 상품 출시가 더디고 경영실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며 비용대비 효과에 불평을 제기한다.
현재 금융기관에서 투자대비 효과에 걸림돌이 되는 금융기관 IT 이슈는 ▲ 은행 IT의 경직성 ▲ 노사문화의 경직성 ▲ 조직체계의 단순성 ▲ CIO의 짧은 수명 등이다.
은행 IT의 경직성 문제는 외부에서 도입된 인력들을 포용하고 그들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유연한 문화를 갖추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기술방향을 받아들이고 매일같이 치러지는 치열한 영업경쟁을 지원하는 일은 내부의 조직만 가지고 대응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은행 IT의 경직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부 인력의 장점과 외부의 전문가들을 도입함으로써 고객만족도 및 경쟁력을 리드해 나가야 한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외국의 금융상품과 외국계 은행들의 중앙 집중화 된 후선업무 운영의 효율성과 더불어 경쟁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위해서는 은행의 생산성 제고를 위한 전략수립이 요구된다. 아웃소싱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고 생산성이 극히 낮은 부분은 과감히 아웃소싱을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는 노사문화의 경직성으로 노조의 반대가 심해 토론과정부터 너무 많은 시간과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
시중은행 내의 IT조직은 시스템 개발, 유지보수, 운용 등이 단순하게 구성되어 직원들의 관리는 쉬우나 생산성과 직원 개인의 개발에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IT조직 내에 현업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비즈니스 전문가, 데이터에 대한 책임을 갖고 관리하는 데이터 전문가, IT 개발 공정을 관리하고 개선하는 프로세스 전문가,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프로젝트 매니저 등의 전문직제 도입이 필요하다.

경영진, CIO에 전폭적인 신뢰 필요
전문직제 도입과 관련해 토론자 측에서는 "국내에도 데이터와 프로세스 등 각 분야나 각 기관의 전문성을 갖춘 '아키텍트'라는 직함이 도입될 필요성이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이러한 직함이 공식적으로 적용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아직 낯선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아키텍트 직함의 도입을 강조했다.
특히 현재명 부행장은 가장 중요한 이슈로 금융권 CIO들의 짧은 수명을 꼽았다. 국내 금융업계 CIO들은 길게는 5년, 짧게는 불과 몇 개월 만에 교체되는 경우가 많다. 짧은 수명과 잦은 교체는 중장기 계획을 세워서 많은 변화를 겪는 은행의 경영전략을 지원하는 IT 전략을 수행하는데 영향을 미친다. CIO의 짧은 수명은 이들의 의사이기 보다는 시중은행의 행장을 포함한 다른 경영진이 은행에서 IT의 역할 및 전략 수행이 얼마나 중요한지 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다. 은행에서 가장 많은 예산을 사용하고 있는 부서가 IT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비용을 많이 쓰는것에 비해 어떤 효과를 보는지 잘 모르고 있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IT부서를 비용만 사용하고 있는 그런 부서로 잘못 인식하는 것도 CIO들이 임기에 일조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부문의 경영진에서는 CIO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를 갖고 비용집행의 효율성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가지고 대화를 나누며 은행 업무개선을 통한 고객만족 그리고 경영 실적개선을 주요 의제로 인정하여야 한다. 또한 CIO들은 나름대로 IT의 역할을 설명하는데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금융기관 경영에 IT가 핵심
앞으로 국내 금융권은 영업현장에서의 경쟁은 지금보다 더 치열해질 것이다. 더욱이 글로벌 은행들까지 가세하여 새로운 선진상품 및 노하우를 이용한 공격이 거세질 것이다. 또한 규모의 경쟁을 고려해 합병과 통합으로 덩치를 키워온 대형은행들은 틈새시장으로 파고드는 중소형 은행들의 공격이 더욱 심해질 것이며, 이러한 가운데서 살아남는 중소기업은 존재할 것이다. 이렇듯 치열한 경쟁 가운데 살아남기 위해 유연성 있는 전략과 발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의 차별화가 필요하다.
즉 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적절한 아키텍처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적절한 IT 조직체계를 구성해야 한다. 현재는 항아리 형태의 조직체계로 관리 인력들이 실제 IT에서 작업하는 인력들보다 많은 상황인데 이러한 항아리 구조에서 피라미드 형태로 구성되어야 한다. IT와 비즈니스 연계 및 도전을 피하지 않고 적극 응전할 수 있는 공격적 정신을 가진 은행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이러한 모든 일을 남들보다 효율적인 투자를 통해 투자대비 성과의 극대화를 쟁취할 수 있는 은행이 마지막까지 남아서 웃을 것이다. 금융기관 경영에 있어 IT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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