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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대규 휴맥스 대표 다산 & 영림원 CEO 포럼에서 강연“기회는 변화에서 온다… 아이디어 아닌 시장에서 기회 찾아야”
리더가 공익 우선하면 신뢰 쌓여, 큰 조직으로 발전하면 경영시스템 신경 써야

제 13차 다산 & 영림원 CEO 포럼에서 변대규 휴맥스 대표가 '휴맥스에서의 경험과 생각'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변 대표는 이번 강연에서 "기회는 변화에서 생기며, 그 기회는 머리 속의 아이디어가 아닌 철저한 시장의 이해 속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조직의 초기 단계에서 리더는 공적인 사람이라는 신뢰 확보가 중요하며, 향후 큰 조직으로 발전하면 경영시스템이나 기업문화 등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박시현 기자 pcsw@rfidjournalkorea.com

휴맥스도 그동안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지금은 살아있지만 내일 죽을까 걱정하고 있다. 휴맥스는 89년에 창업을 했는데 처음엔 방향을 못잡았다. 이일 저일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93, 94년 경에 디지털 관련 사업을 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시장에 큰 변화가 있어야지 휴맥스같은 기업에 기회가 있다. 너무 안정화된 시장에서 시작하는 기업에게 기회가 없다. 개인적으로 93, 94년 경에 "소프트웨어는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소프트웨어 기업을 설립하기에는 국내의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시장에 변화가 있어야 기회 온다
국내에서 잘하는 일을 하는 것이 좋다. 국내에서도 잘 못하는 일을 가지고 어떻게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겠는가. 한국이 잘하는 분야는 가전사업을 들 수 있다. 휴맥스는 영상신호에 관한 기술을 갖고 있었다. 요즘 잡지에선 미래 산업으로 디지털 가전을 많이 언급하는데 사실 당시만 해도 디지털 가전이란 개념은 없었다. 디지털 가전시대가 되면 기존의 가전시장을 흔들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처음 시작한 사업이 디지털 가전 사업이었다.
그런데 디지털 가전이 멋은 있지만 팔 수 있는 제품이 많지 않았다. 고민 끝에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서 가정에서 쓸 수 있는 전자제품, 그것도 업소용이 아닌 가정용 반주기를 만들겠다 결정했다. 그러자 "그런걸 만들려고 창업했냐"며 떠나는 사람도 생겨났다. 6개월동안 아무 것도 못했다.
이런 현상은 초기 기업이 겪을 수 밖에 없는 것으로 극복해야 할 과정이다. 시장을 이해해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해주는 대목이다. 시장에서 기회를 찾아야지 아이디어만으로 기회를 창출 할 수 없다. 머리로만 기회를 창출하려는 시도는 100% 실패한다.
어쨌든 이런 과정을 거쳐 반주기를 개발했다. 1995년에 지금 주력하는 셋톱박스 사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반주기에는 MPEG-1이라는 압축기술을 쓰고 있다. 최근에는 이 보다 개선된 MPEG-2 기술이 DVD나 셋톱박스에서 사용되고 있다. DVD와 셋톱박스 중 고민하다 결국 셋톱박스로 결정을 내렸다. 당시 반주기로 140~150억원의 매출을 거뒀으며, 자회사도 운영했다. 하지만 셋톱박스 쪽으로 미래 사업 방향을 결정하면서 반주기 사업을 과감히 포기했다. 셋톱박스에 전념하기 위해서였다. 지금 생각하면 매우 황당하고 무모한 행동이었다. 지금도 그런 결정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96년 말에 셋톱박스를 처음 수출했다. 3개월만에 140억어치를 팔았다. 그런데 97년 내내 한대의 제품도 못팔았다. 제품 불량이 그 이유였다. 97년에는 기존에 판매한 제품의 수리를 위해 1년 내내 돌아다녔다. 이런 와중에 97년 말 IMF까지 겹쳐 거의 죽음의 지경에 이르렀다. 부도나기 일보직전이었다. 그래도 한쪽에선 신제품을 개발하고 98년 1월부터 판매를 시작해 부도 위기를 넘겼다. 만일 2~3달만 늦게 제품을 판매했다면 부도가 났을 것이다. 이는 순전히 '운'이라고 생각한다.

"사장이 공적인 사람이라면 그게 리더십"
휴맥스는 조금 희한한 회사다. 서울대에서 석박사 받은 엔지니어들이 중소기업을 세운 것부터 그렇다. 하지만 이런 점은 우리 회사가 기술 경쟁력을 갖춘 배경이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망하지 않고 겨우 겨우 지탱해 나갈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기술 경쟁력 때문이었다. 이러한 기술경쟁력 외에 망하지 않는 이유로는 첫 번째가 '운'이었으며, 두 번째는 사람들이 회사를 떠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노하우를 아는 사람이 계속 남아 있었던 것이 큰 힘이 된 것이다.
그런데 왜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지 않았을까? 사장이 자기 이익보다는 공동의 이익을 위해 애썼기 때문이라고 답하고 싶다. 리더십이 별거인가. 사장이 공적인 사람이라면 그게 리더십이다. 이런 리더십을 가진 사장이 직원들에게 믿음을 준다. 사람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서로 믿어주고… 이런 점들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비결이 됐다.
97년 매출이 반으로 뚝 떨어졌지만 98년 이후 4~5년 동안 수십배 성장을 구가했다. 이익은 평균 10~20억에서 1천억원으로 무려 50배가 오르고, 시가총액은 100배 이상, 자산규모는 10~20배 정도 커졌다. 이러한 힘은 결국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쌓인 역량에 기인한 것이다. 그래서 기업이 잘 되는 것 보다 망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흥망의 반복을 견뎌내면서 강해지기 때문이다.
2001년부터 성장의 정체 현상이 빚어졌다. 97년 IMF에 이어 두 번째로 맞은 위기였다. 1000억원의 이익을 내던 회사가 2003년 500억, 2004년 100억원에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런데 더욱 큰 문제는 1000억원의 이익을 내는 회사가 망하겠느냐는 인식 탓인지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자재 문제나 개발 딜레이 문제 등이 그것이다. 매출 문제는 해결되고 있지만 이러한 내부효율성 악화가 여전한 상황이다. 매출은 2005년에 다시 500억원으로 회복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면서 회사가 새로운 발전 단계를 밟을 때 새로운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느꼈다. 즉 기업 초기 단계에는 혁신이 핵심이며, 내부 조직에 대한 경영영관리는 심각하지 않지만 향후 성숙된 조직으로 발전한 단계에서는 경영시스템, 경영자, 기업문화에 대한 이해 및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드시 기회는 '변화'에서 온다. 새사업이나 내부문제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는 지금 무슨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가라는 의문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우리가 디지털 가전을 미래 사업 방향으로 결정했던 것도 가전 산업이 바뀔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한국이란 국가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진 것은 기술과 양산의 콤비네이션 능력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양산 부문에서 경쟁력이 뛰어나다. 디지털 가전 가운데 핸드폰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런데 지금은 중국에 밀리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는 기술과 양산에다 브랜드를 더해야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으며, 5년 정도 더 앞서나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휴맥스는 현재 위성 셋톱박스는 세계 2위. 전체 셋톱박스에서는 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성장의 한계가 뚜렷한 셋톱박스 만에 의존해서는 더 이상 성장세를 누리기 힘들다. 그래서 성장 방안으로 새로운 사업이 필요했는데 그것이 바로 2003년에 시작한 DTV였다. 이런 결정을 한 이유는 TV 산업의 다이내믹스가 바뀌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날로그 TV 산업의 승자는 부품, 소재, 완제품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회사였다. 그러나 디지털 TV에서는 소프트웨어가 핵심이다. 이는 일본에 의존하지 않는다. 반도체만 따져도 일본산은 별로 없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는 일본이 한국보다 강하다는 증거가 없다.
일본 TV 메이커들은 앞으로 위축되거나 몇 회사는 탈락할 것이다. 한국, 중국이 탈락한 일본 회사의 자리를 메울 것으로 예상된다. 저의 이 가설이 맞다면 휴맥스는 성공할 것이며, 만일 틀리면 접어야 할 것이다. 그 가설을 내놓은지 3년이 흘렀다. 2년후 증명될 것이다.

역량만으로은 안돼, '운'이 따라야
디지털 TV 사업의 성공 여부는 트렌드를 잘 파악했는지, 사업을 할만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등에 달려있다, 하지만 여기에 하나 더 넣을 기준이 있다. 바로 '운'이 따라줘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자는 복잡한 변화들을 잘 읽어낼 수 있어야 하는데, 완벽하게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운'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는 일이 적지 않은 것이다. 앞의 2가지는 열심히 하면 되지만, 운은 별개이다. 운이 나쁠 때는 견뎌내는 역량이 필요하며, 이는 조직의 신뢰와 연관되는 문제이다.
시장에 관심이 가 있을때는 혁신이 핵심으로, 내부조직의 경영관리에는 별로 신경을 안쓴다. 그냥 사장이 착하면 된다. 하지만 회사가 커지기 시작하면 조직이 복잡해지고, 혁신을 잊어버리고 적극적인 사람들이 소극적으로 변해버린다. 그때부터는 사장이 착한 것만 가지고는 안된다. 이때부터 경영력이 발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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