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춘 테젤 브로케이드 수석이사, “고가상화된 데이터센터에 적합한 SDN, NFV 솔루션 공급”

▲ 오춘 테젤 브로케이드 수석이사

[아이티데일리] 빅데이터, 클라우드, 모바일, 소셜로 대변되는 ‘제3의 플랫폼’ 시대에 들어서면서 사용자가 IT 인프라에 요구하는 수준은 높아지고 있다. 오늘날 사용자들은 단일 기기가 아닌 다양한 기기를 통해 더 많은 데이터를 생성하고, 주고받고, 처리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 IT 인프라는 더 큰 폭의 수용력(capacity)을 발휘해야 하게 됐다.

가상화(virtualization)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차세대 IT 인프라를 위해 등장했다. 가상화란 IT 인프라를 물리적 장비 중심이 아닌 논리적 자원 중심으로 운영하는 방법을 말한다. 가상화 SW는 물리적 장비들을 논리적 자원 풀(pool)로 구성,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 할당한다. 가상화된 IT는 IT가 필요한 곳이 추가되거나, 필요한 양이 달라지는 등 비즈니스에 변화가 발생할 때 즉각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가상화는 서버(컴퓨팅) 영역에서 이미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나아가 업계에서는 가상화의 이점을 서버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전체로 확대하자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특히 네트워크 업계에서 뜨겁다. 업계에서는 ‘SDN(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 Software Defined Network)’, ‘NFV(네트워크 기능 가상화, Network Functions Virtualization)’ 등이 차세대 네트워크 아키텍처로 제시되고 있는 지금이 지난 20년간 업계에서 가장 심오한 변화라고 말한다. 그간 데이터센터 산업 전체에서 가장 변화의 폭이 더뎠던 네트워크 업계가 비로소 제3의 플랫폼에 적합한 진용을 갖추게 될 거란 기대 때문이다.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기업 브로케이드는 최근 2015년 IT 트렌드를 선정, 발표하면서 2015년에는 ‘차세대 IP(New IP)’가 부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세대 IP’란 제3의 플랫폼 시대에 필요한, 고가상화된 데이터센터 환경을 위한 네트워크 아키텍처를 말한다. 브로케이드는 2015년에는 SDN, NFV 솔루션의 도입이 늘어나면서 차세대 IP를 위한 노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몇 년 간 네트워크 업계의 ‘뜨거운 감자’였던 SDN, NFV가 보다 구체적인 ‘실행’ 단계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지금, 오춘 테젤 브로케이드 시스템 엔지니어링 아태지역 수석이사를 만나 ‘차세대 IP’ 비전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브로케이드는 2015년 차세대 IP가 부상할 거라 내다봤다. 차세대 IP란 무엇인가.

“차세대 IP란 플랫폼의 가치를 HW에서 SW로 옮기는 것을 말한다. SW 중심으로 가게 되면 물리적인 한계가 없어진다. 비즈니스 확장에 바로바로 대응할 수 있다. 비즈니스 변화폭에 따라 요구되는 수용력(capacity)을 필요한 시기에 유연하게 늘릴 수 있고 조정할 수 있다. 이로써 서비스 민첩성, 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어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등 비즈니스 성과가 좋아진다.

차세대 IP로 가면 네트워크가 애플리케이션을 인지한다. 네트워크와 애플리케이션 간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지고, 애플리케이션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네트워크가 인식해서 제공해줄 수 있게 된다. 사람이 수동으로 개입해야 하는 ‘애플리케이션 중심 네트워크’와 달리, 차세대 IP는 애플리케이션 서버와 네트워크가 사람의 개입 없이 서로 대화할 수 있게 되는 수준을 의미한다.

차세대 IP로 가게 되면 특히 투자 대비 수익이 좋아진다. 어느 정도는 수동 작업이 필요한 지능화 단계를 넘어서 완전한 자동화로 가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장점을 가져올 수 있다.

브로케이드는 차세대 IP를 지원하는 기술을 ▲물리적인 언더레이 ▲NFV ▲SDN ▲오픈스택 등 총 4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브로케이드 비아타 플랫폼은 차세대 IP가 필요로 하는 SDN 컨트롤러, NFV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 주는 플랫폼이다.”

기존 네트워크가 차세대 IP로 변화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 10년간 업계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데이터에 접근하는 방법이나 사용자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한 명의 사용자가 쓰는 기기가 데스크톱 하나였다면, 이제는 데스크톱, 노트북, 모바일 등 1인당 4.5개 정도의 기기를 사용한다. 데이터 역시 예전에는 굉장히 고정돼 있었지만 이제는 전달 자체가 클라우드 기반으로 변화하고 있다. 사용자의 기대 수준도 높아졌다.

서버, 스토리지 같은 경우 가상화가 많이 됐다. 이러한 가상 플랫폼들이 민첩성을 통해 비즈니스를 여러 분야로 확장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반면 네트워크는 그다지 변화가 없었다. 만약 20년 전의 데이터센터로 돌아간다면, 서버나 스토리지 장비는 그간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알아보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네트워크 장비는 금방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라우터, 스위치, 방화벽 등 장비가 디자인도 거의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거의 변화가 없었다.

이것이 문제다. 비즈니스가 IT에 요구하는 수용 수준은 더 늘어나고 있고, 이에 대응할 차세대 환경으로 가고 싶은데 네트워크가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면서) 수십억 개의 기기가 네트워크에 연결되고 있고 이러한 추세를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네트워크의 단점 때문에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기존 네트워크 구조는 획일적이고(monolithic) 고정적이어서(proprietary) 한 곳에서만 쓸 수 있는 등 한계가 많았다. 수용 능력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 변화와 다양한 요구에 적응해야 하는 차세대 환경에는 맞지 않는다. 고가상화된 환경에는 많이 부족하다.”

차세대 IP를 실현하는 네 가지 기술 중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은 무엇인가.

“차세대 IP로 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NFV다. 가장 많은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공급업체들이 NFV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서비스 공급업체(Service Provider), 통신사들 쪽에서 자신들의 요구에 따라 NFV라는 것을 고안했다. 사용자들 쪽에서 먼저 ‘공급업체들이 제공하는 기존의 솔루션들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 수익에 있어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문제를 제시했고 그래서 NFV가 등장하게 됐다.

NFV 등장 전에는 하나의 애플리케이션 당 맞춤 HW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NFV가 등장하면서 그런 패러다임이 깨졌다. 일반적인 서버가 있으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거기에서 구동될 수 있게 됐다. NFV를 활용하면 새로운 서비스를 빠르게 도입할 수 있게 된다.

한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업체(Cloud Service Provider)의 경우, 기존 HW로 신규 서비스를 구축하고 고객에게 과금을 하기까지 7일의 시간이 걸렸다. 반면 NFV로 아키텍처를 바꾸고 난 후에는 7일의 시간이 30분으로 단축됐다.

이처럼 차세대 IP 중에서도 특히 NFV의 사용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서버들은 계속해서 파워풀해지고 있고, 따라서 범용 서버를 통해 네트워크 기능을 충분히 실현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인텔은 네트워크 기능이 최대한 잘 나타날 수 있는 서버용 칩을 만들고 있다. 브로케이드는 비아타 플랫폼의 시작부터 인텔과 같이 하고 있다. 브로케이드의 플랫폼이 인텔의 칩과 잘 맞도록 개발했다.”

최근 브로케이드는 SDN 솔루션인 비아타 컨트롤러를 출시, 차세대 IP 포트폴리오를 확충했다.

“SDN의 핵심은 컨트롤러다. 마리오네트를 네트워크라고 하면, 마리오네트의 목, 팔꿈치, 무릎 등에 있는 각각의 관절을 스위치, 방화벽, 로드밸런서라고 볼 수 있다. 예전에는 관절마다 손을 대서 조종해야지만 인형이 움직였다.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느렸고, 하나하나 사람이 해야 하는 것이라 실수의 여지도 굉장히 많았다.

SDN 컨트롤러란 마리오네트의 모든 관절에 연결된 줄을 하나로 모아 관장할 수 있는 손잡이를 말한다. 예전에는 각기 따로 해야 했던 것을 SDN 컨트롤러라는 하나의 핸들을 통해 쉽게 움직일 수 있게 된다.

브로케이드는 오픈소스 SDN 기술 기발 프로젝트인 오픈데이라이트 핵심 코어를 서포트하는 서비스를 비아타 컨트롤러라는 이름으로 출시했다. 거대 통신사들 같은 경우 오픈소스를 사용하면 문제 발생 시 서포트를 받을 창구가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느낀다. 리눅스의 경우에도 레드햇이 서포트를 해주기 전에는 활발하게 인기를 얻지 못했다. 리눅스 업계에서 레드햇이 했던 역할을 SDN 업계에서는 브로케이드가 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브로케이드는 공급업체 종속 없는 완전한 오픈소스 SDN을 지향하고 있다. 사실 경쟁사의 경우 오픈 생태계를 서포트한다고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자신들의 회사에 불리해질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한다. 하지만 브로케이드는 오픈데이라이트 프로젝트에 100% 전념하고 있다. 브로케이드는 오픈데이라이트 기술위원회, 운영위원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향후 차세대 IP가 시장을 장악할 거라고 본다.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업체,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공급업체가 시장의 흐름을 주도할 것이다. 세계적인 서비스 공급업체, 통신사들이 SDN, NFV에 대해 100건 이상의 PoC(개념 증명)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아마존, IBM, 랙스페이스 등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업체들이 비아타 플랫폼을 채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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