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사건 이후 관련 문제점 부각…너무 짧은 수명 문제 해결책 요원

모바일 기술 세계에서 불가능은 없어보이며 하루가 다르게 비약적인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노트북 컴퓨터와 뮤직 플레이어, PDA, 휴대폰은 소형화되고 있으며 기능은 복합화되고 속도가 빨라진데다 메모리 용량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단 한가지, 배터리는 이러한 추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최근 소니가 제조한 일부 노트북 배터리가 폭발, 6백만 대 이상의 배터리 리콜 사태를 빚으면서 배터리 문제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배터리 화재 사태가 가라 앉은 현재, 세간의 관심은 디지털 환경에서 노트북의 수명이 너무 짧다는 데로 이동하고 있다. 하지만 노트북 수명은 지난 몇 년 동안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성능이 개선된 노트북 컴퓨터와 휴대전화, 휴대용 게임 플레이어, PDA 및 기타 단말기에서 구동하는 배터리 수명이 향상되었다고는 해도 만족할만한 수준은 결코 아니다. 게다가 향후에도 수명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배터리는 혁신이 필요한 기술 분야이다. 컴퓨터와 통신, 소비자 가전 제품 업체들이 현재의 배터리 기술에서 탈피해 모든 모바일 기기에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기를 바라고 있다. 일부 새로운 아이디어가 등장하고 있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휴대폰을 위한 수소 연료나 블랙베리용 미니 가스 터빈(gas-turbine) 엔진도 여기에 포함된다. 충전을 위해 몇 시간마다 전원 케이블에 전력을 공급할 단자를 찾아 헤맬 필요가 없는, 리튬 이온 박스를 대체할 새로운 기술은 언제쯤 가능할까?

칩 단에서의 터빈 엔진
MIT 연구원들은 실리콘 칩에 소형의 가스 터빈 엔진을 삽입한 MEMS(microelectromechanical)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시도하고 있다. 이 디바이스는 이론적으로 현재의 배터리보다 10배 이상 수명이 길고 파워 소스도 적게 만들 수 있다. 이 소형의 마이크로엔진은 압축기와 연소실, 회전 터빈 및 기타 필수 기능이 개별 실리콘 계층에 에칭되어 있는 6개의 결합된 실리콘을 사용해 제작된다. 소형 연소실 내부에서 연료 및 공기가 섞이고 연소한다. 터빈 블레이드는 초당 2만 번 회전한다.
MIT의 앨런 엡스타인 교수는 “성능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면서, “이제는 통합하는 것만이 남았다”고 밝혔다.
엡스타인 교수는 이 소형의 전력 공급 칩이 연내에 시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상용화 제품이 나오기까지는 3~5년 정도가 걸릴 것을 내다봤다.
이러한 전력 공급원이 완벽하다면 배터리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다른 모든 기술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해야만 한다. 비교적 저렴한 배터리에 경쟁할 만큼의 가격대에 매년 수억 대에 이르는 제품 제조가 가능한지, 그리고 주머니나 지갑에 ‘연소’ 가능성이 있는 제품을 사람들이 갖고 다니는데 거부감이 없을 것인지 하는 문제 등이다.
수소 연료 전지는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다. 애리조나 주립 대학의 화학자인 돈 게바시오는 액화 수소의 동일한 양보다 더 높은 수준의 수소를 발생시키기 위해 화학수소화물(borohydride)의 30%를 사용하는 수소 연료를 개발하고 있다. 그는 이 화학수소화물 솔루션이 전통적인 연료 전지보다 안정적이고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게바시오는 “화학수소화물 카트리지를 제작해 물체에 닿았을 때에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실험 중”이라면서 이 새로운 전력 공급원이 직면하게 될 안전 문제를 점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솔루션은 루테늄으로 이루어진 카탈리스트를 이동할 때 수소를 발산한 다음 멤브레인을 통과한 뒤 전기를 발생시키기 위해 연료의 수소와 결합한다.
이러한 접근 방법은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초기 시도들의 경우 수소를 발생시키는 전지가 해결하기 어려운 부산물을 발생시켰기 때문에 외면을 받았다. 게바시오 연구팀은 수소 발생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부동액인 에틸렌 글리콜(ethylene glycol)을 사용해 붕소 산화물을 용해시킨다. 게바시오는 자신의 팀이 산업화 이전의 프로토타입 단계를 지나 상용화 전 단계에 있다면서 향후 수 년 이내에 상용화를 자신했다.
다른 기업들도 액화 메탄올 형태를 사용한 연료 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노트북 컴퓨터에 적합하고 배터리처럼 작은 공간에, 그리고 배터리 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연료 전지를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선택의 폭 제한
리튬 이온 배터리는 1990년대부터 니켈 금속 수소화물 기반의 배터리를 대체하기 시작했으며, 전지 크기에서의 에너지 저장 능력과 니켈 금속 수소화물보다 가벼운 기술이라는 점에서 노트북과 휴대용 기기의 배터리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배터리 제조 업체와 사용자 집단인 PRBA(Portable Rechargeable Battery Association)에 따르면, 지난 수년 동안, 리튬 이온 기술은 에너지 밀도에서 20~30% 향상되었으며, 일반적인 노트북 배터리 기준으로 4~5시간 동안 지속되는데, 이는 2004년 3시간에 비해 늘어난 것이다.
대부분의 리튬 이온 배터리는 코발트 산화물에 기반한 음극을 토대로 하고 있는데, 이는 전지에 포함되어 있다. 이 물질은 산소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휘발성이다. 리튬 이온 배터리가 적절하게 제작되지 않을 경우 회로에 쇼트를 일으키거나 과열되어 드문 경우 배터리 전지 내부에 불꽃을 발생해 화염에 휩싸이기도 한다. 대부분의 주요 노트북 제조 업체들은 소니가 제작한 배터리에 대해 리콜 결정을 내렸으며 배터리 대체 프로그램에 대한 뉴스가 업계에서 끊임 없이 나오고 있다.
좋은 소식은 이 문제가 특정 제조 업체 즉, 소니에만 국한된 것으로 보이며 대부분의 배터리 업계는 소니가 중요한 제조상의 결함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는 것이다. 소니 측은 문제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
나쁜 소식은 이러한 배터리 문제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현재의 기술을 그대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프로스트&설리번의 사라 브래드포드 분석가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리튬 이온 배터리의 밀도가 이론적인 에너지 밀도의 한계에 근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새로운 대체재가 시장에 등장할 것 같지는 않으며 단기적으로 볼 때 기술적인 향상도 매우 적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인텔의 모빌리티 그룹 수석 부사장인 데이비드 펄머터는 “배터리 기술이 향후 2~3년 내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가능성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서, “현재, 업계는 주로 전통적인 리튬 이온 배터리에 대한 제조 및 신뢰성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생 업체들과 학계를 중심으로 새로운 휴대용 전력 공급 장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소니 측은 현재 어떠한 차세대 배터리 연구 개발이 진행 중인지 밝히길 거부했다). 대체 배터리 기술의 테스트 및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고 많은 그룹들이 자금 지원이나 협력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배터리 수명 연장
펄머터는 “인텔의 엔지니어와 연구원들이 시스템 콤포넌트의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배터리를 둘러싼 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력 소모량을 줄일 경우 배터리 수명의 연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스템 콤포넌트의 전력 소모를 줄이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리튬 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현재 화학물의 휘발성을 줄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배터리 수명이 짧아지게 되며 노트북 제조 업체들은 소비자들이 가능한 한 최대한의 배터리 수명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배터리가 폭발하는 드문 사례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고 있다.
대체 배터리 기술 제공 업체인 발렌스 테크놀로지(Valence Technology)의 전세계 영업 및 마케팅 총괄 사장인 딘 보게스는 “어떤 노트북 제조 업체들도 고객에게 경쟁사보다 배터리 수명이 짧은 제품을 공급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문제는 현재 노트북 기술이 충분히 안전한지 여부이다. 고칠 수 있는 문제였다면 지난 10년 동안 해결하지 않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발렌스는 리튬 이온 배터리용 비휘발성 인산염 기반의 음극을 사피온(Saphion)이라는 브랜드로 제조 및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은 큰 단점이 있다. 발렌스의 기술은 3.2볼트에서 구동하는데, 이는 3.6볼트 배터리를 사용하는 기존 전자 장비의 디자인을 바꾸어야만 한다.
발렌스는 현재 컴퓨터의 구동 시간을 최대 10시간까지 확장할 수 있는, 노트북에 꽂을 수 있는 사피온 기술을 토대로 한 배터리 주변 기기를 제공하고 있다. N-Charge 전력 공급 시스템은 경량이며 전력 확보가 여의치 않은 교실 등에서 사용하기에 용이하다.
발렌스는 3.6볼트에서 구동할 수 있으며 노트북 컴퓨터를 위한 대체 배터리 전지를 위한 차세대 사피온 I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내년도 출시 예정인 이 배터리를 통해 발렌스는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를 자신하고 있다.
또 다른 상용화된 인산염 기반의 리튬 이온 기술은 A123Systems의 나노스케일 방식이다. DeWalt/Black & Decker는 A123Systems 배터리 기술을 활용한 36볼트 파워 툴을 제공하고 있다.

소형화 추세 가속화
A123Systems의 데이비드 비아우 CEO는 나노 기술을 활용해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며 자사가 모토로라와 퀄컴 등 휴대전화 업체들과의 공조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트북 컴퓨터 시장으로의 진출은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음극의 이점 외에도, A123Systems의 나노 접근 방법은 배터리의 개별 입자들의 크기를 기존의 리튬 이온 기술의 100 나노미터의 100분의 1 수준인 1마이크론 정도로 줄일 수 있다. 입자가 작을수록 일반 배터리보다 높은 효율로 리튬을 흡수할 수 있어 배터리 충전 시간이 단축된다. 휴대폰의 경우 충전시간이 2~3시간 걸렸다면 단 10분만에 완료가 가능하다는 것이 비아우의 주장이다. 일반적인 휴대폰 배터리의 경우 배터리 수명 기간 동안 300~400번 정도의 충전 사이클을 제공하지만 A123Systems 기술은 7,000번까지 가능하다는 것이 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배터리 업체들은 최대의 리튬 이온을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화학 공식에 매달리고 있다. Zinc Matrix Power의 CEO인 로스 두에버는 자사의 대체 화학 배터리가 내년에 상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에 투자한 인텔은 인텔 개발자 포럼(IDF)의 모바일 분야에 대한 기술 혁신 수상자로 Zinc Matrix Power를 선정했다.
두에버는 Zinc Matrix Power의 접근 방법은 은과 아연을 사용해 리튬 이온의 구동 시간을 두 배로 늘리며 물(water)을 토대로 하고 있기 때문에 폭발할 위험성이 전혀 없으며 독성도 없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처음에 군사용 애플리케이션에 초점을 맞췄었지만 2년 전 인텔로부터 투자를 받은 이후 최대 10시간동안 구동할 수 있는 노트북 배터리 개발쪽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상충 관계가 있다. 두에버는 리튬 이온보다 에너지 밀도가 20% 높은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으며 최대 50%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재충전은 현재 배터리가 200~250회에 이르는데 비해 Zinc Matrix Power의 제품은 25회에 불과하다. 이 회사는 100회의 재충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리튬 이온이 탄생한지는 불과 15년밖에 되지 않으며 태동 당시 니켈 금속 수소화물의 수명의 절반에 불과했지만 구동 시간은 30% 높았기 때문에 상충 관계는 언제나 존재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Zinc Matrix Power는 노트북 제조 업체 및 휴대폰 업체들과 협력해 내년도 생산을 목표로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할 계획이다. 초기에는 현장에서 근무하거나 외근이 잦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하이 엔드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하이 엔드 장비는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해질 경우 주류 장비로 확산되어 왔다. 문제는 컴퓨터와 휴대폰, 소비자용 가전 제품의 다양한 요구 사항을 수용할 수 있는 전력 공급 장비를 경제적으로 대량 생산해낼 수 있는지의 여부이다.
소니는 폭발한 노트북 배터리 문제를 신속히 해결해나갈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구동 시간이 오래 지속되며 안전한 차세대 배터리가 등장하기까지에는 여전히 먼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InformationWeek Darrell Du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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