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마켓플레이스(유통 씨앗) 기획 추진 핵심 인물

▲ 한국정보화진흥원 김은주 정부3.0지원센터 정부협업·공유부 부장

[컴퓨터월드] SW 솔루션을 판매하고 구매할 수 있는 유통의 장(場, 오픈 마켓플레이스)이 이달 중에 공식 문을 연다. 현재 베타서비스 중에 있고, 30여개 SW 솔루션이 등록돼 있다고 한다. 오픈 마켓플레이스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오픈 마켓플레이스를 유통의 ‘씨앗’이라고 지칭했다. SW 솔루션 유통의 생태계를 새로 조성, 국산 SW 솔루션 기업들의 성장 발전은 물론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토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 우리나라는 그동안 SW 개발 및 창업에 수조 원을 지원해왔고, 박근혜 정부도 이 부문에 수백억 원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그렇게 많은 자금을 투자했지만 정작 내세울만한 대표적인 SW 기업들은 드물다.

특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은 전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그 이유는 ‘창조’에만 집중해왔고, ‘경제’에는 그렇게 큰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즉 SW 개발 및 창업에는 많은 자금을 투자해왔지만 그것들이 성장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소홀했던 것이다.

SW 솔루션 기업들은 수천 개에 이를 만큼 많이 양산됐다. 때문에 이젠 개발 및 창업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SW 솔루션 기업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해줘야만 국가경제가 더 발전될 수 있는, 그야말로 진정한 창조경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오픈 마켓플레이스는 이미 개발한 SW 솔루션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 즉 어떤 부문에 어떤 SW가 있고, 어디에서 어떤 SW를 필요로 하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SW 솔루션들이 판매되고 구매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오픈 마켓플레이스는 SW 솔루션의 유통 생태계를 바꿔 산업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오픈 마켓플레이스를 기획 추진하고 있는 한국정보화진흥원 김은주 정부3.0지원센터 정부협업·공유부 부장을 만나본다.

이젠 ‘창업 개발’보다 ‘판매’에 더 집중해야 할 때

“아무리 좋은 SW 솔루션이라도 판매를 못하거나 잘 몰라 사주는 고객이 없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오픈 마켓플레이스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유통의 장이다. 정부는 그 동안 SW 벤처기업 육성이나 연구개발에 수조 원을 투자해 오고 있다. 때문에 양산된 SW 솔루션 기업들은 수천 개가 넘는다. 그러나 대표적인 SW 기업들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 이유는 창조에만 집중해왔고, 경제에는 그렇게 높은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산출물을 판매하고 창출된 이익금을 다시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는 소홀했다고 할 수 있다. 오픈 마켓플레이스는 이미 개발된 SW 솔루션들을 판매하고 구매할 수 있는 유통의 장으로써 SW 솔루션 기업들은 물론 국가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오픈 마켓플레이스를 기획하고 추진하고 있는 한국정보화진흥원 김은주 부장은 그 의미를 이렇게 밝혔다. 이젠 SW 벤처기업 육성 및 연구개발 투자보다 이미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 수천 개의 SW 솔루션들 가운데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을 찾아 거기에 투자하는 게 SW 산업은 물론 국가경제 발전에도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설명이다.

유통의 장 만들어 새로운 생태계 조성

사실 정부는 매년 벤처기업 육성 및 창업 지원을 위해 수백억 원을 투자하고 있지만 3년을 넘어 살아남는 기업은 그렇게 많지 않다. 때문에 5년을 넘어 10년 이상 살아남은 기업들에게 더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지적이다. 특히 이들 기업들은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만큼 대외 경쟁력이 강하고, 성장가능성도 높아 정부가 이들 기업들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여줘도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어떤 기업이 어떤 SW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고, 어떤 고객들이 어떤 SW 솔루션을 필요로 하는지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 서로 판매하고 구매할 수 있는 장(場)이 없다는 것이다.

김 부장이 오픈 마켓플레이스를 구상하게 된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한다. 김 부장은 지난 2002년 9월 한국정보화진흥원에 입사, 13년 째 주로 SW산업 발전과 관련된 업무를 맡아오고 있다. 입사 후에는 오픈 API, SOA 등과 관련된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했고, 2003년부터 현재까지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SOA 분과위원회 의장, 웹코리아포럼 전자정부 분과 의장, 국제표준화기구 OASIS WSQM TC 의장을 맡고 있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 부장은 사실 컴퓨터과학 박사로 대학교 교수로 갈 예정이었다고 한다. 김 부장은 “정책이 어떻게 결정되는지에 대한 실무과정을 상세히 알고 싶어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들어왔는데, 막상 와 보니 SW 산업 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는 일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 떠나질 못하고 있다”며, “어디에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더 가치 있는 것 같다”고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의 그의 존재 이유를 설명했다.

국내 SW 산업 발전을 위한 김 부장의 이러한 강한 의지는 결국 SW 솔루션 유통 생태계를 새로 조성하는 ‘오픈 마켓플레이스’로 표출됐다. 김 부장은 오픈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국내 SW 산업 발전은 물론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로도 활용될 수 있도록 앞장서 나갈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오픈 마켓플레이스, 2월 중 오픈

-오픈 마켓플레이스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

“정부공공사업 발주자 및 고객들은 필요로 하는 SW 솔루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파악해 구매할 수 있고, 개발 공급업체들은 자사의 SW 솔루션을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SW 벤처기업 육성 및 발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바 SW 솔루션 개발기업이나 제품들은 수천 개나 양산됐다. 그러나 개발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판로 개척에는 다소 등한시 한 경향이 짙다. SW 솔루션을 사고 팔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 없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는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기업들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국내 중소 SW 기업들이 별도 마케팅을 펼칠 만한 여력도 없다. 자금력이나 영업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가 판매 유통의 장을 만들고, 다시 말해 유통을 할 수 있는 씨앗 역할을 하고 어느 정도 기반을 갖춘 다음에 민관 기업에 이양할 예정이다.”

-무엇 때문에 오픈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하게 됐는가?

“기업이나 정부공공사업 발주자들을 만나본 바, 자기들 주변만 알고 있는 경향이 짙다. 즉 발주자들은 SW 솔루션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폭넓게 알고 있지 못할 뿐만 아니라 어떻게 하는지도 잘 모르고 있었다. 개발 공급업체 역시 발주자들이 무슨 SW 솔루션을 원하는지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발주자들은 ‘청탁’이라는 오해의 소지 때문에 기업체 관계자들을 잘 만나주려하지 않는다. 공급업체들 역시 발주자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즉 발주자와 공급업체 관계자들 사이에 상당한 차이(Gap)가 있음을 알게 됐다. 한 마디로 SW 솔루션을 판매하고 구매할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함을 알게 됐다.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을 만든다면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조달청 ‘나라장터’와도 연계

-마켓플레이스를 관리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자금력을 필요로 할 텐데, 정부가 그만한 자금을 지원할 수 있겠나?

“물론 쉽지는 않다. 성공 여부에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도 있지만 대다수 관계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이고, 적극 지원해주겠다는 의지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고 민간 기업들이 이 같은 유통판매채널을 만들기란 더더욱 어렵다고 본다. 특히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최소 수십억 원의 자금이 필요할 텐데 그럴만한 규모의 기업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글로벌 기업들은 마케팅 및 홍보비로 수조 원을 투자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은 수백에서 수천만 원 규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물론 오픈 마켓플레이스를 위한 예산도 그렇게 녹록하지는 않다. 그러나 유통의 씨앗 역할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되면 민간기업에 이양할 계획이다. 안정화 시기는 3년 내지 5년으로 보고 있다.”

-조달청의 나라장터나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의 GS인증 제품이 있는데, 그것을 활용하면 되지 않겠는가?

“조달청의 나라장터는 정부공공사업에 공급하기 위한 SW 솔루션 등록 제품이고, GS인증 제품은 성능이나 기능에 있어서 검증을 받은 제품일 뿐 구매자와 판매자가 사고 팔 수 있는 시장은 아니라고 본다. 다시 말해 SW 솔루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줄 수는 있지만 판매 유통의 장으로서는 그 기능이 미약하다는 것이다. 그 틀을 깨기란 쉽지 않다고 본다. 다만 조달청의 나라장터에 올라가 있는 SW 솔루션이나 GS인증 제품 등에 대한 정보도 도움을 받을 계획이다. 이미 조달청과는 미래부와 유통 협력과 관련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고, 이달부터 실무협의를 거쳐 향후 지원 및 이전계획 등 실행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해외진출 기업 위해 영어, 스페인어 지원

-개발 공급업체들은 오픈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공공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은 발주자들을 만나기가 사실상 쉽지 않다. 홍보 마케팅도 자금력이 약해 어렵다. 민간 기업들도 SW 솔루션에 대해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종합 정보의 장이 없다. 폐쇄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같은 어려움을 해결해줄 수 있는 게 오픈 마켓플레이스이다. 해외시장 진출 기업들을 위해 영어, 스페인어로도 제공해주고 있어 기본적으로 74개국은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특히 전자정부가 3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해 널리 알려진 만큼 관련 SW 솔루션들을 해외시장에 노출시킬 계획이다.”

-성공여부는 발주자들의 협력과 지속적인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사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발주자들의 협력과 안정적인 업무 추진을 위해서는 협력조직 및 관리체계를 탄탄하게 하는 게 필요하다. 그래서 오픈플랫폼미래전략포럼(의장 권은희 국회의원)을 구성했고, 그 산하에 오픈 마켓플레이스분과위원회도 별도 조직으로 만들어 도움과 지원을 받고 있다. 또한 실질적으로 운영·관리하고 있는 미래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얼마나 목적의식을 갖고 추진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본다.”

▲ 오픈 마켓플레이스는 어떤 기업이 어떤 SW를 개발 공급하고 있고, 어떤 고객들이 어떤 SW 솔루션을 필요로 하는지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 SW 솔루션을 사고 팔 수 잇는 시장이다.

SW 기업, 고객 관점에서 마케팅 필요

-국내 SW 산업 발전에 남다른 애정과 열정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그 이유는?

“한국인이고 전산학을 전공한 입장에서 국내 SW 산업 발전에 애정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특히 SW의 수요기관들인 정부 및 공공기관들과 업무를 하게 되고, 또한 SW 기업들과도 잦은 접촉을 하다 보니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의 큰 생각의 차이(Gap)를 많이 느끼게 된다. 이러한 사안들은 어떤 법·제도 개선을 통해 해결되기 보다는 오히려 사회적·문화적 교류와 공감대 형성을 통해 해결될 수 있는 것이 훨씬 크다고 생각된다.”

“우리나라 SW 산업 발전을 위해 개인적으로는 아쉽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기업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 IT 기업들은 비즈니스 마인드나 비즈니스 기술을 좀 더 강화하면 좋을 것 같다. 종종 기업에 있는 분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사의 제품이나 기술 중심의 제안에 급급한 나머지 고객의 관점을 놓치는 상황을 느끼게 된다. 무척 평범한 이야기지만 고객의 관점과 상황을 이해하고 고객 관점에서 마케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정부 관점에서는 그간 많은 정책들이 ‘만드는 것’에 중심을 둬 추진되어 왔다는 느낌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많은 정책, 시스템, 서비스들이 만들어진 후, 몇 년 뒤 사라지거나 유명무실해짐을 반복하는 것 같다.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꾸고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본다. 만드는 것만큼의 예산과 시간과 노력을 가꾸고 발전시키는데 투자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야만 어떤 정책, 시스템, 서비스를 만든다는 것의 무게가 무척 무거움을 인지할 수 있고, 그것을 인지하고 만들어야만 좋은 정책, 시스템,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본다.”

한편 김은주 부장은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답변이 분명하고 거침이 없었다. 이런저런 상황을 고려해 대답을 하는 여느 정부 공공기관 관계자들과는 달랐다. 국내 SW 산업 발전을 위한 그의 열정과 노력이 얼마나 강한지 짐작할 수 있었다. 김 부장 같은 인물이 정부공공기관에 존재하는 한 우리나라의 SW 솔루션 기업들의 미래는 희망에 차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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