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지난해 대규모 통신 장애에 이어 을미년도 ‘먹통’으로 개시

▲ 김나영 기자

[아이티데일리] 2015년을 시작하는 이동통신 3사의 구호는 ‘신(新)사업’이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 상황을 생각하면 당연한 이야기다.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5,700만명을 돌파했다. 인구 수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이는 이통3사가 ‘본업’에만 충실해서는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이통3사는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렇다고 본업과 완전히 별개의 사업을 ‘신성장 동력’이라고 내세우는 것은 아니다. 이통3사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융합’이다.

최근 ICT 시장의 화두인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은 이통3사가 본연의 역량을 통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융합 ICT’다.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비즈니스 가치를 제고하고, IT를 서비스로서 신속히 제공하고, 많은 기기를 네트워크에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이들 패러다임은 모두 탄탄한 통신 인프라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를 뒤집어 보면, 탄탄한 통신 인프라 없이는 이통3사의 신사업도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래서 최근 SKT의 통신 서비스 장애 건이 아쉽다.

지난 4일 오후 SKT 고객들은 약 1시간 가량 3G·LTE 서비스가 ‘먹통’이 되는 통신 장애로 불편을 겪었다. SKT 측은 1시간 만에 복구를 완료했다고 밝혔으나, 6일 새벽에도 일부 지역에 약 20분 가량의 먹통 현상이 발생되는 등 피해는 이어졌다.

데이터 몇분 끊어졌다고 뭐 대수냐고 말할지 모른다. 실제 기자는 지난해부터 SKT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데, 4일 장애가 발생했던 시간에는 와이파이로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고, 스마트폰을 사적인 오락 용도로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딱히 불편을 몰랐다.

반면 기자의 지인은 달랐다. 지인은 그 시간에 SK플래닛의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을 SKT LTE를 통해 보면서 운전을 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다 갑자기 T맵이 먹통이 되는 바람에 불편을 겪었다고.

기자의 지인이 보상을 받지 않으면 용납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피해를 겪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니다. 지인의 사례를 통해, 오늘날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통신 서비스가 단순히 통신 산업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는 점을 짚고 싶다. 음성 통화 서비스가 불통이 됐다면 통화 불편으로 끝이다. 하지만 데이터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그 모빌리티를 기반으로 실현되는 다양한 사업들이 모두 힘을 잃게 된다.

T맵은 상당히 유용한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제아무리 괜찮은 서비스면 뭘 하나. 통신 인프라가 바탕이 돼 주지 않으면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조차 없다. 이통3사의 ‘신성장 동력’이 바로 그렇다. 본업에 충실하지 않는다면 제아무리 훌륭한 신사업을 발굴했다 해도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장동현 SKT 신임 사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미래 성장을 통한 기업 가치 혁신에 총력을 경주하자”, “새로운 사업 영역 확장에서 반드시 성공을 거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직원들에게 “미래 성장을 위한 과감한 도전에 앞장설 것”을 약속하고 또 주문했다.

하지만 정작 SKT 고객들은 4일 장애를 두고 “리턴 투 베이직(Retrun to Basic)”을 말하고 있다. 뿌리가 튼튼하지 않은 나무가 가지를 뻗어나갈 수는 없다.

SKT는 지난해에도 통신 서비스 장애로 고초를 겪었다. “잘생겼다”는 LTE 서비스 개시 이후로 장애가 눈에 띄게 빈번해진 느낌이다. 지난해 3월에는 6시간의 광범위한 통신 장애가 발생해 SKT가 과연 고객들에게 얼마만큼의 피해 보상금을 지급할지가 초유의 관심사로 떠오르기도 했고, 이로부터 두달 뒤 다시금 약 30분 가량의 통신 장애가 발생해 눈총을 받기도 했다. 그랬던 SKT가 지난해에 이어 을미년도 ‘SKT 먹통’이라는 검색어로 시작했다. 참 안타까운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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