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버스데이터, 덱솔브와 국내 독점 총판 계약 체결…금융권 중심으로 ‘공략 나서’

▲ 토마스 이사코비치 님버스데이터 CEO

[아이티데일리] 플래시는 스토리지 업계의 화두다. 플래시 스토리지는 기존 HDD 기반 스토리지로는 달성할 수 없었던 고성능을 실현한다. 플래시 저장매체 SSD의 가격 하락은 플래시 스토리지를 업계에 등장시켰다. 더불어 ‘100% 플래시’를 외치는 올플래시 전문 기업들도 등장시켰다. 2000년대 중·후반에 등장한 이들 스타트업은 어느새 업계에서 주목받는 신흥 강자가 됐으며 국내에서도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올플래시 전문 기업이 있다. 바로 님버스데이터다. 2006년 설립된 님버스데이터는 여타 올플래시 스타트업들과 업력 면에서는 뒤지지 않는다. 반면 퓨어스토리지, 바이올린메모리, 솔리드파이어 등 앞서 한국 시장에 진출한 업체들에 비해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세계적인 인지도는 높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발표한 ‘올플래시 분야 매직 쿼드런트’ 보고서에서 님버스데이터는 비저너리(Visionaries)로 분류됐다. 비저너리는 비전 완성도(Completeness of vision) 평가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기업을 말한다. 또한 님버스데이터의 제품은 시장조사기관 DCIG가 발표한 ‘2014-15 플래시 메모리 스토리지 어레이 구매자 가이드’에서 75개 올플래시 어레이 중 가장 우수한 제품으로 꼽혔다.

님버스데이터는 지난 10월 덱솔브와 한국 독점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덱솔브는 지난 19일 국내 증권, 금융기관의 임원급 관계자 80여명을 초청해 님버스데이터의 올플래시 어레이 제품 ‘제미나이(Gemini)’ 시리즈를 소개하는 제품 발표회를 열었다.

해당 행사를 위해 방한한 님버스데이터의 설립자 겸 CEO인 토마스 이사코비치(Thomas Isakovich)를 만나 님버스데이터가 어떤 회사인지, 제미나이는 어떤 제품인지 듣고 업계 전망 및 국내 시장 전략에 대해 물어 봤다.

님버스데이터가 어떤 회사인지 소개해 달라.

님버스데이터는 올플래시 어레이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 수상 경력을 가진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기업이다. 님버스데이터 제품은 100% 플래시 기반으로 HDD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아키텍처로 구현됐으며, 님버스데이터는 HW 설계, SW 알고리즘 부분에서 다양한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

님버스데이터는 전 세계 500건이 넘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200개 이상의 고객사를 모시고 있다. 주로 영국, 미국 시장 비즈니스에 집중했기 때문에 여타 지역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최근 호주에 이어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님버스데이터는 실리콘밸리를 기준으로 보면 굉장히 독특한 회사다. 벤처캐피탈 등의 자금 투자 없이 엔젤 투자자들의 자본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새롭게 등장한 스토리지 기업이 밴처캐피탈의 지원 없이 수익을 내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님버스데이터는 현재 스토리지 분야에서 수익을 내고 있는 유일한 스타트업이다. 성장만 하는 게 아니라 수익도 창출하고 있다. 지난 4년간 매출이 2배씩 성장했으며, 수익은 2~3배씩 증가했다.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지 않았다는 점은 어떤 강점으로 작용하는가.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게 되면 투자자의 요구에 맞춰서 움직일 수밖에 없다. 고객에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는지를 고민하기에 앞서 투자자의 의견을 생각하게 된다.

또한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은 으레 회사를 빨리 인수시키려고 한다. 인수가 진행되면, 고객 입장에서는 기존에 구매한 제품 서비스를 인수 기업에서는 제대로 이어나가지 못해 손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님버스데이터는 독립성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 자체 자본 조달이 되기 때문에 신념에 따라 고객 최우선을 원칙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미래를 적절하게 통제함과 동시에 빠른 속도의 혁신도 모색할 수 있었다. 여타 스타트업에 비해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고 본다.

여타 올플래시 전문 기업과 차별화된 기술적인 강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올플래시 어레이로 성공을 거두려면 HW, SW 양쪽에서 혁신이 필요하다. 양쪽 모두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님버스데이터의 강점이다.

요즘 업계 트렌드를 보면 범용 HW를 활용해서 제품을 만드는 게 대세다. 특정 목적에 부합하고자 만들어진 HW를 사용하는 게 외려 독특한 접근 방식이 됐다. 하지만 플래시의 성능 잠재력을 완벽하게 현실화시키고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는 목적 부합형의 HW가 반드시 필요하다.

테슬라의 전기자동차를 보면 HW, SW 모두 기존 자동차 제조사와는 다른 방식이다. 기존 제조사들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기술을 조금씩 바꿔서 전기자동차와 비슷한 무언가를 만들어 내지만 그러한 제품들은 테슬라와 비교했을 때 전혀 근접하지 못한다.

동일한 원칙이 플래시 업계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경쟁사들을 보면 HW, 아니면 SW 둘 중 한 곳에서만 힘을 보이고 있지 양쪽 모두에서 강점을 보이지 못한다. 일례로 P사 제품의 경우 SW는 우수하지만 있지만 HW 성능 측면에서는 님버스데이터의 제품이 더 강점이 있다. V사의 경우 성능은 우수하지만 SW 기능 면에서 님버스데이터 제품이 더 우수하다.

▲ “올플래시 어레이로 성공을 거두려면 HW, SW 양쪽에서 혁신이 필요하다. 양쪽 모두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님버스데이터의 강점이다.”

님버스데이터의 올플래시 어레이, 제미나이를 소개해 달라.

제미나이는 100% 플래시 기반 제품이다. 님버스데이터의 플래시 기술은 기존 HDD 기술을 사용하는 것보다 애플리케이션을 10배 가속한다. 제미나이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200만 IOPS를 구현한다.

또한 제미나이는 공간, 전력 비용도 극적으로 절감시킨다. 완벽한 리던던시(redundancy)와 고성능을 갖춘 96TB의 스토리지를 손으로 들어서 옮겨다닐 수 있다. 디스크로 구현하기에는 엄청난 공간이 들어가는 스토리지 역량을 하나의 작은 폼팩터로 구현 가능하다. 전력 소모량은 TB당 5와트다. 96TB 시스템의 전력 소모량이 전구 3개 정도에 불과하다.

현재 시장에는 플래시 기술 자체의 장기적인 신뢰성을 의심하시는 고객들이 있다. 님버스데이터는 가장 비용 효과적인 CMLC(컨슈머 레벨 셀) SSD를 채택하면서도 10년의 쓰기 내구성을 담보한다. 제미나이는 특허 받은 SW 알고리즘을 통해 플래시 칩의 마모를 최소화한다.

이 외에도 제미나이 시스템은 전력 공급, 콘트롤러, 드라이버, SW 모든게 이중화돼 있고 무중단으로 용량을 확장할 수 있다. 자체 설계한 HW 아키텍처로 용량 증대시 성능이 바로 확장된다. 더불어 제미나이의 OS인 할로(HALO) OS는 샌(SAN), 나스(NAS), 다스(DAS), 오브젝트 스토리지의 다양한 프로토콜을 별도의 라이선스 비용 없이 모두 지원한다.

제미나이의 구축 사례를 소개해 달라.

구축 사례를 ▲DB, OLPT ▲가상화, VDI ▲클라우드 컴퓨팅 ▲과학·연구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나눠볼 수 있다. ▲DB 분야에서는 지연시간을 최소화하고 IOPS를 극대하고자 ▲가상화 분야에서는 HW 인프라를 최소화하고자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는 공간, 전력 비용을 최소화하고자 ▲과학 분야에서는 빠르게 정보에 접근하고자 제미나이를 선택했다.

DB 분야 고객 사례로는 미국 의료·보건 분야 1위인 에픽 시스템즈(Epic Systems, 미국 전체 의료 기록의 거의 절반을 보유한 의료 SW 회사)가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정보에 빠르게 접근하는 게 중요한데, 제미나이를 통해 최고의 SW 구동 속도를 달성했다.

가상화 분야에서는 자산관리 회사인 AXA(유럽 2위 규모의 보험회사)가 제미나이를 선택했다. 클라우드 분야에서는 이베이(ebay)가 100TB 스토리지를 제미나이로 구축했다. 해당 사례로 님버스데이터가 업계에서 관심을 받기도 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월트 디즈니 피쳐 애니메이션(Walt Disney Feature Animation), 드림웍스 애니메이션(DreamWorks Animation)에서 제미나이를 선택했으며, 미 국방부에도 제미나이가 납품됐다. 이는 님버스데이터가 얼마나 신뢰성 있는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사례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향후 5년간 하이브리드 스토리지가 올플래시 스토리지보다 더 큰 시장 비중을 차지할 거라 전망했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나.

개인적으로 그 보고서를 작성한 IDC 애널리틱스를 만나 브리핑을 해 드린 적이 있다. 그 애널리틱스는 “보고서를 다시 써야겠다. 올플래시 어레이의 기회를 과소평가했다”고 언급했다.

아직 업계 내에는 올플래시 솔루션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것 같다. 기존 대형 공급업체들이 과거 제품들을 보호하기 위해 플래시에 대한 오해를 선동한다. 이로 인해 고객들이 올플래시 솔루션을 접근하기 어려운, 마치 ‘하늘에 떠 있는 별’처럼 느끼는 것 같다. 이런 부분을 바꿔야겠다는 책임을 느끼고 있다. 플래시가 먼 미래의 대안이 아니라 지금 당장 비용 합리적으로 쓸 수 있는 대안이라는 걸 널리 알리고자 한다.

하이브리드 스토리지는 기존 디스트 어레이와 다른 게 없다. 캐싱을 메모리가 아닌 플래시에 하는 건데, 이런 진화는 정말 미묘하다. 하이브리드 스토리지를 도입하면 6개월 정도만 문제가 개선되는 듯 하다 다시 성능 이슈에 직면하게 된다. 전혀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

덱솔브와 한국 독점 총판 계약을 맺었다. 한국 시장에 어떤 기대감을 갖고 있나.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플래시의 50%가 한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 시장은 플래시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다.

또한 한국 기업들은 언제나 기술의 최첨단에 위치한다. 플래시를 빠르게 도입하지 않는 기업은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고, 한국 기업들은 이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한국 시장에 높은 기대를 갖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는 덱솔브와 함께 한다. 덱솔브는 플래시 도입으로 큰 혜택을 볼 수 있는 금융업 분야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어 최적의 파트너다. 시장 진출을 모색한 지 몇 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미 대우증권 등 금융 기관들과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고 많은 곳에서 흥미를 보이고 있다.

여타 경쟁사보다 한국 시장에 늦게 진입했다. 향후 어떤 전략으로 우위를 점하려 하는가.

시장 진출을 먼저 한 업체가 크게 메리트를 가지진 않는다고 본다. 고객 교육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플래시를 도입할 거냐, 도입하지 않을 것이냐’가 아니라 ‘플래시를 도입하는 데 누구와 함께 할 것이냐’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좋은 시기라 본다.

덱솔브와 협력, 금융 분야의 핵심 고객들에게 집중하고 그 고객사가 님버스데이터를 선택함으로써 얻을 수 있었던 혜택을 널리 알림으로써 도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기술 차원에서 본다면 어떤 부분에서 비교해 보더라도 님버스데이터의 제품이 가장 경쟁력 있다고 자부한다. 누구와 대적하던, 플래시 대 플래시로 대결했을 때에는 님버스데이터가 승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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