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권 핫이슈인 바젤Ⅱ의 중심축 이동이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바젤Ⅱ 시장은 새로이 규정된 운영 리스크에 대한 당혹감이 커 이를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어 왔다. 대부분이 은행들이 운영 리스크 컨설팅을 통한 대응 마련에 적극 나서 운영 리스크 일변도로 시장이 형성되어 왔다. 신용 리스크 관리는 기존부터 해오던 분야라 상대적으로 대응이 느슨했고 충분히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신용 리스크 관리에서 대대적인 변화는 없지만 바젤Ⅰ과 바젤Ⅱ에 규정하는 신용 리스크간에는 상당한 갭(Gap)이 존재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에 대한 논의가 점차 진지해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운영 리스크 위주의 바젤Ⅱ 논의가 점차 신용 리스크로까지 확산되고 있으며 무게 중심 이동도 점쳐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운영 리스크의 경우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분야를 관리해야하는 부담은 있지만 실제 금융권 업무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 반면 신용 리스크의 경우는 금융권 핵심 비즈니스인 기업여신, 대출 등과 맞물려 있어 미세한 변화라도 은행 전체에 미치는 파장은 매우 커 바젤Ⅱ 대응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각 은행들은 바젤Ⅰ과 바젤Ⅱ에서 규정하는 신용 리스크에 갭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상반기에 진행한 기업여신 프로세스 개선 컨설팅에서 바젤Ⅱ에서 규정하는 신용 리스크를 기반으로 기업여신을 접근했다. 우리은행 역시 기존 하빅스 여신 시스템 개선 프로젝트를 바젤Ⅱ 신용리스크를 기반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접근이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은행들은 그 갭이 어느 정도인지, 기존에 사용하던 신용 리스크 시스템을 바젤Ⅱ에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바젤Ⅰ과 바젤Ⅱ간 차이 분석 컨설팅에 대한 수요가 조만간 출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상당수의 은행들은 바젤Ⅱ 신용 리스크 부분은 그동안 신용 리스크 관리 부분에 상당한 투자를 해왔고 운영 노하우를 축적해와 자체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 내부개발을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신용 리스크 전문가들은 그동안 신용 리스크 관리에서 국내 여건상 간과되었던 부분과 수정을 가해야할 부분이 다수 존재하고 있어 내부개발이 그리 순탄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IBM 손재균 과장은 "바젤Ⅱ 신용 리스크에서는 국내에서 간과됐던 히스토리 데이터를 다수 요구하고 있어 이를 무엇으로 대체할지, 무엇을 가공할지, 이를 위한 프로세스 변화 등 고려 요소가 많다"며 "기존 시스템의 재사용이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그 비용은 신규도입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 하에 운영 리스크 컨설팅 시장이 주로 프로세스 컨설팅이었던데 비해 신용 리스크 시장은 데이터 갭 분석과 구축(Implementation) 컨설팅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최근 바젤Ⅱ 시장 진출을 강화하고 있는 SAP코리아가 노리는 시장이 바로 바젤Ⅱ 신용 리스크 시장이다. 한국IBM 역시 신용 리스크 시장 부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시장 공략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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