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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고객정보 유출사고, 결국은 국민 탓?정부, 금융기관 등 책임지는 자세 없어

[아이티데일리] 지난 1월 8일, 언론에서 또다시 개인정보 유출 보도가 흘러 나왔다.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 롯데카드 등 3개 카드사들이 보유하고 있던 고객정보가 대거 유출됐다는 소식이었다. 지난해 말 스탠다드차타드은행과 시티은행의 고객정보가 유출됐다고 보도된 지 불과 한 달 만이며, 지난 2011년 현대캐피탈, 삼성카드, 하나SK카드 고객정보 유출이 일어난 지 3년 만이다.

이전에도 금융사들이 보유한 고객정보가 유출되는 사고들은 발생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규모부터 남달랐다. 3개 카드사에서 유출된 고객 개인정보는 KB국민카드에서 5,300만 건, NH농협카드에서 2,500만 건, 롯데카드에서 2,600만 건으로 도합 1억 4백만 건에 이르는 대규모다. 법인과 사망자 등을 제외하면 대략 1,7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추산되면서, 사실상 우리나라 모든 경제인구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이나 다름없게 됐다. 특히 이런 대규모 유출사건이 단지 용역직원의 USB 하나로 인해 벌어졌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부터 금융기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한층 높아졌다.

유출된 정보 내역도 엄청났다. 고객 성명,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집주소, 직장주소 등 일부에서는 이미 공공재라고 불리는 개인 인적사항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결제계좌정보, 결제일, 신용등급, 연소득, 신용한도금액, 이용실적 등 개인 금융정보까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 여파는 일파만파로 번졌다. 특히 주말부터 카드사들이 유출내역 확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지만, 그 과정에서도 2차 유출 피해가 우려되면서 피해를 입은 고객들은 애꿎은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금융당국은 부랴부랴 책임자에 대한 엄중처벌을 약속하고, 금융기관들의 실태 점검에 나섰다. 또한 앞으로도 이와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 ‘재발방지 대책’ 등을 내놓고 있지만 떨어진 국민들의 신뢰는 찾을 길이 없게 됐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내놓은 대책들은 이번 사고와 마찬가지로 ‘책임자 처벌 및 관리감독 강화’였으며, 이 또한 매번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같은 사고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의 대처방식도 아쉬웠다. 카드를 해지하고 탈회를 신청하는 고객들에게 신용등급이 떨어진다느니, 피해가 발생해도 보상을 받을 길이 없다는 등으로 카드 해지 방어를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부터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는 주체가 없는 것도 문제다. 고객정보가 유출된 카드사 대표들은 대국민사과 이후에도 여론이 악화되자 사직서를 제출하고 물러났다. 단지 죄송하다는 말 뿐이었다. 이 같은 행보는 해외 외신들에도 실리며 우리나라 경영진의 책임감 없는 모습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가뜩이나 안 좋은 여론에 기름을 부은 곳은 정부였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사고 피해를 입은 국민들을 향해 “어리석은 사람은 무슨 일이 나면 책임을 크게 따진다. 정보제공 동의도 해줬지 않느냐?”라는 발언을 하며 책임을 요구하는 국민들을 외면했다. 이로 인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현 부총리에 경고를 하고 국민들을 다독이려 했지만 때는 너무나 늦어버렸다. 이미 국민들의 마음은 엎어진 물이었으며, 시위를 떠난 화살이었기 때문이다.

이미 사고는 발생했다. 최대한 피해를 없게끔 하겠다는 것은 좋다. 그러나 그 누구하나도 책임지고 앞장서서 사태를 수습하려 하기 보다는 ‘발등에 붙은 불부터 끄자’는 모습으로 일관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안타깝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고가 발생할 확률을 줄이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이번 사고가 발생하기 불과 며칠 전, 금감원은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금융회사 임직원의 책임감과 인식을 고취하고, 금융소비자의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 ‘개인정보보호 캠페인’을 실시하며 홍보 포스터를 공개했다. 포스터에 등장한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가 의미심장하다.

“아들아, 개인정보는 누가 지키지?” “아버지! 스스로 지켜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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