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금연 제도 시행 2주....문닫는 PC방 수두룩

보건복지부가 지난 8일부터 PC방을 전면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시행한 뒤 간판은 걸려있지만 영업을 하지 않는 PC방이 속출하고 있다.

본지가 서울시 금천구와 마포구 PC방 10곳을 조사한 결과 8곳은 간판은 걸려있지만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

나머지 두 곳도 운영을 하더라도 흡연자가 PC방을 찾지 않아 매출이 제도 시행 이전보다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 금천구 시흥사거리에 위치한 PC방, 이 곳은 저녁 9시가 지났는데도 간판에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금천구 시흥사거리에 주변에는 PC방 간판이 많이 달려있었지만 문을 닫은 곳이 태반이었다.

저녁 9시가 지나도 간판에 불이 들어오지 않았고 아예 문이 닫혀 있는 곳이 수두룩했다. 오히려 영업하는 곳이 있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

PC방 옆에서 마트를 운영 중인 한 상인은 "평소에도 손님이 PC방을 많이 찾지 않는 것 같았다. 문을 닫은 지는 며칠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마포구도 마찬가지였다. 마포구청역 주변에 위치한 PC방 두 곳은 모두 간판이 달려있었지만 영업을 하지 않았다.



▲ 서울시 마포구청역에 위치한 PC방, 이 곳 역시 간판은 달려있지만 영업을 하지 않았다.





마포구청역 한 공인중개사는 "주변에 문을 닫은 PC방이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영업을 한다고 해서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 기자가 주말 오후에 PC방을 찾았으나 빈 자리가 수십 석이 넘었다. 평소라면 손님이 넘쳐서 바글거릴 시간대였지만 PC 수가 손님 수보다 더 많을 정도였다.



▲ 마포구청역 PC방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금천구 PC방 한 업주는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손님이 떨어질 줄 몰랐다. 제도가 시행된 이후 손님이 예전처럼 담배를 피우려고 해서 주의를 주니 발길을 끊은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업주는 빈 좌석을 응시하며 "얼마나 더 영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처럼 전면금연 제도가 시행된 지 2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파급 효과는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영업을 하고 있는 PC방 업주들도 하나같이 "이대로라면 언제까지 운영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입을 모은다.

한 업주는 "전면 금연 구역이 되면 비흡연자가 많이 찾을 것이라고 말하는데 그 전에 문을 닫을 판"이라며 "당구장, 노래방도 청소년이 많이 찾는데 왜 우리만 가지고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한 관계자는 "제도가 시행된 지 2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PC방이 그렇게 많이 문을 닫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전면 금연 외에는 다른 대안은 없는 것이냐는 질문에 "지금으로서는 마땅히 할 말이 없다. PC방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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