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대한 깊은 고민하지 않으면 공염불일뿐

지난 3월 13일 전병헌 e스포츠협회장은 국회의사당에서 e스포츠 발전을 위한 대토론회를 열었다. 전병헌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업계, 학계, 게임단, 협회, 언론이 모두 모인 토론회였다.

각계 각층 관계자들이 모두 e스포츠를 살리자고 말했지만 과연 그 말처럼 실행될지에 의문점이 든다. 침체된 e스포츠는 몇명이 모여 살리자고 외친다해서 살아 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다양한 목소리를 내며 현재 e스포츠계 문제점을 지적했다. 모두 다 일리있는 말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게임에 대해서는 깊게 파고들지 않았다.

e스포츠는 무엇보다 게임이 중요하다. 게임을 하는 것도 재미있어야 하지만 보는 것도 재미있어야 한다. 보는 게임의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아무리 인기가 높아도 e스포츠 게임으로는 실패작이다.

인기가 높다고 해서 e스포츠화한 게임이 실패했다는 것은 전례에서 확인된 결과다. 총싸움인 서든어택, 스페셜포스와 런닝형게임 카트라이더가 이런 경우다. 이런 게임은 이용률도 높고 PC방 순위도 높다. 이용자들도 이런 게임을 재미있어 한다.

그러나 보는 재미는 없다. 서든어택이나 카트라이더를 충분히 이해하는 이용자들 중에서도 "보는 건 별로 재미가 없다"고 말하는 상황에서 게임 자체를 모르는 비 게이머들은 해설자들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이처럼 중요한 것은 게임이다.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14년 동안 왜 그렇게 높은 인기를 얻었는지 게임을 철저하게 분석해야 한다. 그런 분석을 통해 개발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게임을 만들어야 보는 재미도 있겠다는 생각을 밑바탕에 깔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과거처럼 단순히 인기가 높은 게임을 보는 게임으로 가져다 붙여서 e스포츠화하려고 해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리그오브레전드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생각한다면 더욱 쉽게 알 수 있다. 이 회사 CEO는 "우리는 애초부터 e스포츠를 염두에 두고 게임을 만들었다. 모든 게임 내용은 철저하게 하는 게임과 보는 게임 두가지 측면에서 구성된다"고 말했다.

외산게임으로만 e스포츠리그를 진행하면서 종주국가라고 말하는 것도 어떤 측면에서는 어불성설이다. 내세울만한 대표적인 국산 리그가 카트라이더리그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창피한 줄을 알아야 한다.

정부의 지원과 육성이 이뤄져도 게임 자체가 e스포츠에 특화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밑빠진 독에 물붇기'일 뿐이다. 침체된 e스포츠를 살리기 위해서는 게임업체가 e스포츠에 대한 애정을 가질 필요가 있다.

e스포츠로 돈을 벌기는 어렵다. 아직까지는 리그를 통해 회사와 게임을 홍보하는 수단에 그치는 게 현실이다. 이런 점은 기업이 e스포츠에 특화된 게임을 만드는데 망설여지게 한다.

그러나 어느 정도는 희생을 감수하고 e스포츠를 위한 게임을 만들어야한다. 우리나라에서 출발한 유일한 문화였던 e스포츠를 살리기 위해서는 대형 게임업체인 넥슨과 엔씨소프트, 한게임이 맡형으로써 책임감을 가지고 e스포츠에 특화된 게임을 만들어줘야 한다.

전병헌 의원을 비롯한 이수명 문화체육관광부 과장, 위영광 온게임넷 e스포츠 팀장, 이재균 웅진스타즈 감독 등이 언급했던 내용들은 모두 그 다음에 이뤄져야 할 수순이다. 제일 중요한 것이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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