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며 겨자 먹기로 GS 인증 받아…중소기업 비용·인력·시간 부담

소프트웨어(SW) 강국을 향한 원년의 해가 떠올랐다.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보통신기술(ICT) 육성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특히 ICT 가운데 SW는 ICT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고 새정부가 주창하는 창의강국의 핵심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대한민국이 'SW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선결 과제를 다각적으로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SW 강국 진단'시리즈를 기획했다. '유지보수'에 이어 SW전문기업을 울리고 있는 'GS인증'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돈만 내면 준다는 게 GS인증인데 시간 들여 돈 들여, 인력 들여 GS인증을 받아야 하는가? 이게 과연 SW 품질을 보장이나 할 수 있는가?"
"천 만원이면 중소기업으로서는 큰 돈이다. 공공기관 수주를 위해 어쩔 수 없이 GS인증을 받긴 하지만 비용이 부담 돼 2~3년에 겨우 한 번꼴로 업그레이드 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프트웨어 품질을 인증하는 '굿소프트웨어(Good Software, GS)인증'. GS인증이 도입 13년차이지만 SW전문기업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기 보다는 오히려 원성을 사고 있다.

10여 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품질 보장? 누구나 받아 변별력 없어

'GS인증'은 국산 SW 품질을 보증한다는 취지로 지난 2001년 첫 시행됐다.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에 따라 SW품질 테스트를 수행해 일정 기준을 통과한 SW제품에 부여한 인증이다.

때문에 정부가 인증한 '품질좋은 SW'가 'GS인증'인만큼 혜택이 좋을 수밖에 없다. ▲정부 중앙부처, 지자체 등 공공기관 수주 시 우선구매 지원 ▲전자정부 및 국방부 제안요청서(RFP) 기술평가 시 가산점 부여 ▲은행 특별 우대 신용대출 대상 ▲병역특례지정 업체 지정 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SW중소기업으로는 상당히 매력 있는 제도이다.

GS인증 제도 시행 당시에는 국내 SW 품질 수준이 그리 높지 않았다. 시행초기 GS인증을 받은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로 소수였다. GS인증을 받았다는 것 자체만으로 SW품질을 인정받았다.

제도 시행 12년이 지난 지금 GS인증은 SW기업이라면 누구나 보유하고 있는 하나의 인증 제도로 추락할 정도로 변별력을 잃어버렸다.

공공시장 수주를 위한 통과의례

GS인증을 통해 SW품질을 인증 받은 SW기업은 공공시장 수주에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에 의거 각종 혜택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장점이 GS인증제품에 대한 우선구매 지원 및 가산점 부여였다. 이는 현재 공공시장 수주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선결 과제로 GS인증 없이는 공공시장에 수주를 하지 못한다는 필수 조건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SW기업들은 GS인증을 받기 위해서 최소 1개월에서 3개월 정도 인증 준비작업을 해야한다. 뿐만 아니라 한 제품당 평균 1,000만~2,000만 원 정도의 만만치 않은 비용도 지불해야만 한다.

돈 있는 기업이라면 초기 투자비로 지불할 수 있지만 영세한 기업에게만 고통이다. SW기업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중소SW업체인 A사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 매출을 생각하면 천 만 원대 돈은 꽤 큰 금액이다"며, "GS인증은 버전 업그레이드 시 받아야 하지만 인증 비용이 부담이 돼 2~3년에 한 번씩 제품 릴리즈를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B사 관계자도 "GS인증을 받기 위해 인력과 시간을 투입하느니 다른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며 많은 비용과 인력이 들어가는 GS인증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공공시장에서 매출을 올리고 있는 SW중소기업에게는 GS인증이 필수불가결과 같은 존재이다. 하지만, 비용뿐만 아니라 투입되는 인력과 시간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GS인증' 제도의 문제점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그간 SW 품질에 대한 변별력도 없고 SW 중소기업에게 부담만 안기고 있는 제도라는 지적이 수차례 제기됐다.

하지만 2001년 제도 시행 이후 SW불만을 잠재울 만한 뚜렷한 개선책이나 변화없이 시행되고 있어 SW 중소기업으로 입장에서는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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