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시장의 가격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후의 보루로 남아있던 ‘서브 노트북’ 시장에도 전운이 감돌고 있다. 치열한 가격인하 경쟁이 전개되고 있는 노트북 시장에서 14인치 이하의 서브노트북 시장은 그 동안 과당 경쟁에서 빗겨나 있었다.
그러나 TG삼보가 가격을 주 무기로 이 시장 공략에 대대적으로 나서고 있어 조만간 치열한 가격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TG삼보는 지난달 10.6인치 에버라텍 1000과 13.3인치 에버라텍 4200을 서브노트북 2종을 출시했다.
이번 삼보의 신제품군은 인텔 센트리노 기술력이 적용했음에도 불구하고 149만 9,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공급될 예정이다. 유사한 성능을 갖춘 경쟁사 제품들이 10인치 제품의 경우 250만원선에 판매되고 있고, 12인치 제품이 200만원선에서 공급되고 있어 최소 50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대이다.
그동안 서브 노트북 시장은 12인치와 14인치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대표적인 12인치 제품으로는 ▲HP NC4010 ▲삼성 NT-Q30 ▲도시바 Portege ▲델 Latitude ▲삼보 에버라텍 3260 등이 있다. 12인치 모델보다 30만원가량 더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10인치 노트북 시장에서는 후지쯔의 P7010과 소니의 VGN-T시리즈가 2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TG삼보의 이번 신제품은 가격인하에 초점을 맞춰 제작된 전략적 제품이다. 경쟁사들이 보안강화를 위해 노트북에 지문인식이나 스마트카드를 채택하는 것과는 반대로 TG삼보는 서브노트북은 보안 요소가 크지 않다고 판단, 이를 과감히 제거해 비용을 크게 낮췄다.
TG삼보컴퓨터의 문홍일 차장은 “서브 노트북의 경우 이미 한 대 이상의 PC를 사용하는 고객이 다수이다”며 “고객들은 보안 제품을 추가해 가격이 올라가는 것보다 저렴한 서브노트북을 필요로 한다고 분석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TG삼보의 도발적 가격에 대해 경쟁 업체들은 ‘가격을 앞세운 과당경쟁에는 뛰어들지 않겠다’는 공식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TG삼보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가 상황에 따라 적절한 초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결국 가격인하 경쟁은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으로 볼 수 있다.

가격하락, 지속될 듯
한편 노트북의 가격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인하를 불러왔던 원인이 아직도 유효하기 때문이다. 노트북 시장의 가격경쟁에 불씨를 점화시킨 결정적인 요인은 지난해 있었던 LG-IBM의 분사에서 찾을 수 있다. LG전자의 경우엔 분사 이전부터 유통망 확보를 위한 자구책을 강구했다.
하지만 한국IBM의 경우엔 이 같은 준비가 미흡했고 분사 후 대형 할인점을 중심으로 유통망을 확보하는데 수개월이 시간이 더 소요됐다. 따라서 각 노트북 제조 벤더들은 분사 전 22% 정도를 차지했던 LG-IBM의 시장을 흡수하기 위한 가격인하 등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일제히 돌입한 것이다.
한국델은 70만원선의 저가 제품을 선보이며 노트북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고, TG삼보의 경우 초기 우려와는 다르게 AMD 프로세서를 탑재한 TG삼보의 에버라텍 시리즈가 시장에서 품귀현상까지 보일만큼 큰 반응을 얻었다. 아직까지 한국IBM의 대응이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한 점과 소비자들이 가격에 매우 민감하게 움직이는 점을 볼 때 노트북 가격하락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남규 기자 ngkim@it-solutio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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