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입장 차로 법사위 및 본회의 열리지도 못해

IT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소프트웨어(SW)산업진흥법 개정안'이 또 다시 위기를 맞았다.

여야 원내대표 합의로 24일 본회의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이른바 '국회 선진화'법을 두고 여야 입장 차이로 개회는커녕 파행을 맞았다. SW산업진흥법을 비롯하여 59개 법안은 또 다시 폐기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다.

지난 23일 한국SW전문기업협회 및 8개 IT관련 단체들이 SW산업진흥법 개정안을 18대 국회에서 통과시켜야한다는 의견을 담은 성명서 발표 및 청원서를 전달하는 등 중소SW기업들의 염원도 이들 국회의원들의 당리당략에는 물거품에 불과한 것이다.

SW산업진흥법 개정안은 대기업의 SW산업 독식을 막고 중소SW 기업 지원을 강화하는 중요한 민생법안이다. 지난 23일 정부는 IT창의강국으로 대도약을 위해 범부처 종합 R&D 프로젝트를 추진할 정도로 사활을 걸고 있다.

SW산업진흥법 개정안은 지난 3월 2일 개최된 법사위에서 심사만 된 채 의결되지 못했고, 2월 27일에는 심사조차 못했다. 그 이전인 2월 10일 개최된 지경위 전체회의에서도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통과가 불투명했다가 가까스로 법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아무튼 문제는 법안에 있는 게 아니라 의결정족수가 부족하거나 회의가 열리지 않아 법안이 심사되지 않는 등 국회의원들의 불성실한 태도에 있다. 이번에도 각 당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논의조차 못한다는 식의 기싸움을 펼치며 민생법안을 인질로 삼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이번 '기가 코리아' 전략의 성공적인 수행을 통해 IT생태계 전영역의 동반성장과 융합 신시장 창출로 향후 14년간 총 105.5조원의 생산과 69.4만 명의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전망은 SW생태계가 건전할 때 이뤄지는 것이며 그런 SW생태계를 정화하기 위한 법안이 SW산업진흥법 개정안인 것이다.

이번 국회에서 SW산업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그 손실액은 금액으로 산출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규모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소SW기업인들의 염원과 실망은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을 만큼 큰 손실일 것이다. 만약 국회의원이 자신들이 직무를 다하지 못해 생긴 책임으로 인해 잃어버린 중소SW기업인들의 실망과 좌절을 어떻게 보상해 줄 것인지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

'뒷간 갈 때 마음 다르고 나올 때 마음 다르다'라는 속담처럼 2주 전 그들이 내뱉은 달콤한 유혹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과연 그들에게 높은 세비를 줘야만 할 가치가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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