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겨우 1명, IT업계 요구 무관심

제19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선거가 일주일 밖에 안 남았다. 그러나 IT 관련 종사자들은 우울하다 못해 서글픈 심정까지 갖게 된다. 과연 누구를 찍고, 그리고 어느 당을 지지해야만 할 지를 잘 모르겠다는 게 대다수 IT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IT산업 발전을 대변하고, 대안을 제시해 줄 만한 인물이나 당이 마땅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미래 국가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실 시 되고 있는 소프트웨어 산업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인물들은 더더욱 잘 안 보이기 때문이다.

공천이 끝나기 직전, 한국SW전문기업협회를 중심으로 한 관련 협회나 단체들은 뜻을 모아 'IT정책혁신을 위한 청원서'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에 내면서 IT산업을 대변할 IT정책전문가를 배정해 달라는 요구와 함께 몇몇 인물들을 추천한 바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만이 강은희 IT여성기업인협회장 단 1명만을 겨우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선정했을 뿐이었다. 민주통합당은 아예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다. 한마디로 두 당은 IT산업의 발전을 도모해 달라는 IT관계자들의 간곡한 청원을 묵살한 셈이다.

단순히 이것만을 두고 서글픈 심정이 드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살리기 위한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마저도 국회 법사위에서 발목이 잡힌 채 계류 중에 있다. 이 법은 20여년 넘게 가슴 속에 묻어뒀던 소프트웨어 산업 종사자들의 오랜 염원을 녹여낸 것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그런데 두 당은 이런저런 이유로 법안통과를 미룬 채 자기 당의 이익만을 위해 수십만 IT인들의 염원을 나 몰라라 내팽개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여당이나 야당은 아직 18대 국회가 끝나지 않았고, 총선이 끝난 후 처리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하지만, "글쎄요?"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높다. 한 가닥 희망이라면 입만 열면 국민과 국가를 위한다는 국회의원들의 떠벌림이 마지막으로 진정성을 표시할 기회 뿐이다.

국가 간 IT 경쟁력지수가 2007년 3위에서 2011년 19위까지 한없이 추락할 정도로 IT산업의 미래는 어둡다. IT환경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고, 대기업 위주의 성장이 발목을 잡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IT업계에서는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과 정부는 대기업 위주에서 중소기업 위주의 시장을 만들기 위한 정책을 펼치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은 국회 앞에서 물거품처럼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오늘날 IT는 모든 산업의 핵심적 인프라 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또한 IT 융합산업은 IT 기술이 전통산업이 융합되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함으로써 2015년에는 70조 규모의 엄청난 부가가치와 고급 일자리를 창출하는 새로운 성장 동력 산업이 될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전망인데, 국회의원들만이 IT의 진면목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에는 애플과 구글과 같은 혁신적 기업이, 그리고 스티븐 잡스와 마크 주커버그와 같은 혁명적 인재가 없냐고 물어봤던 국회의원들이 실제 IT전문기업과 IT전문가를 만들기 위한 정책을 펼침에 있어서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4.11총선에서 표를 의식한 지키지도 못할 공략을 남발하고 있는 국회의원들 중에 IT 관련 정책을 펼치는 국회의원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제19대 총선에 IT전문가가 비례대표로 공천된 수는 1명. 이 숫자가 현재 IT산업의 현주소를 가늠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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