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증가하는 스토리지와 그에 따른 전력 사용량 부담

지난해 12월부터 정부는 에너지사용량 규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피크시간대 기준사용량 초과 시 과태료를 물게 하겠다는 내용인데 덕분에 올해 겨울은 어느 건물을 들어가도 지난 해 만큼 따뜻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원활한 에너지 수급을 위한 일이니 동참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정부만큼이나 일선 기업 및 기관에서도 에너지 절감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IT환경이 확장됨에 따라 사용되는 전력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으로 이루어진 각 기관 및 기업의 IT시스템은 도입 비용 보다 관리비용의 비중이 더 큰 게 현실이다. 물론 이 비용에는 유지보수비용이 포함되어 있지만, 하드웨어들의 소모 전력으로 인한 전기요금 또한 만만치 않다.

최근 한 공공기관에서는 물리적 서버 20대를 2대의 서버로 가상화를 구축하며 연간 약 1억원의 전력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수치를 산정했다. 특히 전력 사용량의 감소는 탄소배출량을 줄여 나무를 새로 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사용자는 비용을 줄이며, 간접적으로 환경을 보존하는 효과까지 보는 것이다.

스토리지도 가상화 기술이 있지만, 서버만큼 물리적인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애초 저장해야 할 데이터의 양은 한정되어 있고, 이 데이터의 총량이 줄어들지 않는 한 가상화를 통해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저장한다고 해도 물리적인 숫자가 크게 줄어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선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스토리지 자체도 현재보다 전력을 덜 사용하는, 즉 저전력 스토리지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IDC를 이용해야 할 만큼 스토리지의 양이 많지 않은 기업이나 기관 및 부득이하게 건물 내에 스토리지를 꼭 둬야 하는 경우에는 저전력 스토리지에 대한 요구가 더욱 절실하다. 일반 건물의 경우 IDC처럼 하드웨어 인프라를 관리하기에 최적화된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관리하는데 있어서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하게 된다. 애초 건물 설계시에 환기나 냉·온 시스템 등이 하드웨어 관리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냉방시스템 및 전력수급이 미흡할 수밖에 없다.

스토리지의 최고 중요성은 당연히 데이터를 오류 없이 보관할 수 있는 안정성이겠지만, 지금의 스토리지들은 대부분 비슷한 안정성과 성능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차별성은 이처럼 실 사용자들의 원하는 기능을 갖추느냐가 될 것이다.

특히 IT시스템의 규모가 크지만 업무의 특성 상 IDC에 스토리지를 보관하지 못하는 방송국의 경우 저전력 스토리지에 대해 더 큰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한 방송국 관계자는 "방송국에서 사용되는 데이터의 용량이 크다 보니 사내에 시스템을 구축해 둬야 하는데 스토리지에서 발생하는 열이 상당하다. 더욱이 방송 영상의 화질이 좋아짐에 따라 스토리지를 지속적으로 추가 구매해야 하는데, 스토리지를 유지하는 비용이 상당히 부담스럽다"며 저전력 스토리지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직까지는 스토리지가 사용하는 전력량이 감내할 수 있을 정도는 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전력소모량에 스토리지만 늘어난다면, 차라리 데이터를 줄임으로써 스토리지 확충을 중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는 스토리지도 저전력 제품이 필요한 때다.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