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기업, 관리자 겨우 한 명이고 한직으로 인식

백업 시스템의 문제 발생은 무관심과 관리 소홀이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다수 기업들은 백업 시스템을 관리하는 직원이 겨우 한 명에 불과하고, 그것도 다른 업무까지 겸임하고 있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제대로 대응할 능력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IT관리 인력이 많지만, 각자 전담하는 시스템이 다르고 백업 시스템에 대해서는 관심 밖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백업 시스템 관리는 한직으로 인식하고 있어 신입사원이나 업무 능력이 떨어지는 직원, 또는 외부 인력을 이용하는 게 현실이다. 백업은 자동적으로 시스템을 처리하고, 복구는 구축 업체에서 처리해 주기 때문에 관리에 특별할 것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백업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매일 매일 정확한 일 처리를 하더라도 실적이 강조되지 않는 업무이기 때문에 중요한 업무로 대우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점은 업무 실적에 따라 인사이동에 차이가 생기는 조직의 생태적인 환경 때문이기도 하다.

더욱 큰 문제점은 이런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백업 시스템은 정상 작동을 당연시 여긴다는 것이다. 관리의 어려운 현실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매일 시스템을 점검하고, 데이터의 정합성을 체크해줘야 하는 어려운 현실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담당 직원의 의욕을 상실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백업시스템은 유지·관리에 지속적으로 돈이 들어가지만 그에 대한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예산 확보도 명확하기 않다고 한다. 백업 시스템을 돈을 잡아먹기만 하는 별로 중요하지 않는 시스템으로 인식하는 경영진들도 있다"며 "백업 시스템에 대한 인식을 바꾸지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컨설팅 업체의 한 관계자는 또 "국내 굴지의 은행이나 기관들은 비상 시나 문제 발생 시 즉각 대처할 수 있는 재해복구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재해복구 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거나 관리되는 곳은 몇 군데 밖에 안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초 발생한 농협 사태 건도 사실상 재해복구시스템만 재대로 갖췄다면 일시에 서버가 다운되는 일은 없었을 것"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만 그 때서야 호들갑을 떨며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 앞서 백업시스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인식해야만 할 때이다.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