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브랜드 더 선호, 국내 SW는 기술력 있어도 외면

삼성전자는 국내 중소 협력업체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지원 등 동반성장을 대내외에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중소 IT 협력업체들은 이를 전혀 체감할 수 없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일예로 삼성이 해외에 갤럭시폰, 갤럭시탭을 수출할 때 국내 중소업체들의 기술도 함께 나간다면, 더 노력할 것도 없이 국내 중소업체와의 동반성장을 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름 없는 중소업체가 직접 해외 시장을 뚫는 것보다 '삼성'과 같이 세계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나 인지도 높은 기업과 함께 간다면 그만큼 해외시장 진출이 비교적 쉽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판매되는 삼성의 갤럭시폰, 갤럭시탭에는 국내 보안업체인 A사의 모바일 백신이 기본앱으로 탑재되어 나가고 있다. 인증을 받아 사용하는 것은 사용자의 선택사항이지만,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됨으로 인해 A사는 안드로이드 마켓에 무료 백신을 올리지 않고도 200만명이 넘는 모바일백신 고객을 단기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삼성과의 협력은 국내 시장에서만 유효하다. 해당 업계에 의하면, 현재 삼성은 해외 수출되는 갤럭시폰과 갤럭시탭에 국내 기업은 배제시킨 채, 미국 백신회사인 M사나 S사의 백신만을 놓고 탑재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이 이들 미국 백신회사 제품들만을 검토하고 있는 배경은 "국내 백신 제품이 수출형 모델로 계약을 맺을 때는 제품의 현지화 작업, 현지 서버 구축, 엔진 업데이트 등을 고려해 가격을 2배 이상 비싸게 공급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외산 백신 업체들의 의견은 다르다. 다시 말해 A사가 국내에서는 유명할지 몰라도 해외에서는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신생업체에 불과해 해외 현지 국가에서 선호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실질적인 배경이라고 한다.

삼성이 국내 SW보다 유명한 글로벌 브랜드를 더 선호한다는 얘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전해지고 있다. 카메라에 임베디드 SW를 공급하는 한 업체 역시, 임베디드 2D 그래픽 SW 시장에서 글로벌 업체인 B사와 경쟁을 했는데 자사 제품이 더 가격이 낮고 성능이 좋은데도 불구하고 삼성은 속도가 느린 B사 제품을 선택했다고 한다.

삼성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냉대받은 제품이 과연 해외나가서는 잘 될 수 있을까? 국내 중소 SW업체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지원은 다른 게 필요한 게 아니다. 제 2, 제 3의 삼성이 나올 수 있도록 시장 환경을 만들고 기술력 있는 국내 업체의 손을 잡고 끌어당겨 주는 일이 진정한 의미의 동반성장이 아닐까?

국내 중소 IT업체들의 입에서 "대기업과 중소업체의 동반성장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는 날이 하루 속히 다가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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