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용자에 더 귀 기울여라





스마트폰 열풍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오히려 그 열풍은 다른 분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폰이 이처럼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소프트웨어적인 성능이나 기능 때문이다. 인간들의 생각만큼이나 안 되는 게 없고, 신기할 만큼 다양하고 편리하다. 스마트폰의 매력은 곧 소프트웨어의 매력이라고 해도 감히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신제품을 출시할 때 하드웨어 스펙부터 강조한다. '세계 최초의 듀얼코어 스마트폰', '슈퍼 아몰레드 플러스를 탑재한 스마트폰' 등의 각종 수식어를 달아준다. 하지만 스마트폰에서 하드웨어적인 고성능은 '기본'이다. LG가 '옵티머스 2X'를 세계 최초 듀얼 CPU 스마트폰이라며 시장에 내놓기 시작한지 얼마 안 돼 다른 기업들도 듀얼 CPU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기본이 되는 고성능의 하드웨어를 제대로 사용하려면 거기에 걸맞은 소프트웨어가 반드시 필요하다.

국내 업체들은 그러나 소프트웨어에 대해 소홀한 경향이 짙다. 아니 아직도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에 분명하다. 스마트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발적화'라는 말을 흔히 볼 수 있다. 구글에서 제공하는 안드로이드 OS를 자사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하는 과정에서 최적화를 제대로 못해 사용자들로부터 '발적화'라는 말을 듣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국내 각 기업들은 OS 업데이트를 늦게 제공해 사용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기도 했다. 국내 업체 중 가장 늦게 안드로이드 2.2(프로요) 업데이트를 제공한 LG전자는 업데이트 후 최적화가 부족해 보여주기 식 업데이트라는 지적을 받는가 하면 '스마트폰 담당부서도 없는 것 아니냐?'라는 의혹까지도 받았다.

안드로이드 진영 중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스마트폰은 대만의 중소기업인 H사의 제품이다. 국내에서의 인지도는 삼성이나 LG, SKY 등에 비해 못하지만 스마트폰의 완성도는 더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H사의 특화된 UI인 '센스 UI'는 아이폰에 대응할 수 있을 만큼의 편리성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H사의 스마트폰은 '센스UI'로 대변될 만큼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바로 소프트웨어 때문이다. 또한 업데이트를 그때그때 제공한 점도 사용자들로부터 인기를 끄는데 한 몫 했다.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는 삼성이나 LG는 그러나 피처폰을 시장에 내놓을 때와 별반 다를 바 없다. 여전히 '하드웨어 위주의 인식'과 '사후관리 소홀'이라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그대로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의 교류, 기술의 발달 등은 소비자들의 안목을 크게 높여주고 있다. 이미 아이폰이라는 걸출한 스마트폰이 버티고 있는 이상, 수준 이하의 스마트폰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게 된다. 괜찮은 스마트폰은 하드웨어만으로는 만들어 질 수가 없다. 만약 MS의 윈도우가 많은 오류가 발생하고 하드웨어의 성능을 제대로 사용 할 수도 없다면 누가 윈도우를 사용하겠는가? 좋은 하드웨어는 좋은 소프트웨어가 있어야 비로소 빛을 볼 수 있다.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온 스마트폰들은 외관 디자인이나 UI가 비슷해서 구별하기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각 기업들이 자사 제품의 특이성을 강조하지만, 한데 모아놓고 보면 대부분의 제품들은 비슷하게 보인다. 터치스크린과 4인치 내외의 크기의 한정된 조건 속에서 특별함을 찾을 방법은 소프트웨어 뿐이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최적화된 OS와 빠른 업데이트, 사용자를 배려한 특화된 어플 등 소프트웨어의 성능이나 기능이 어떻게 달라지느냐에 따라 시장에서의 승부가 결정 될 것이다. 국내 기업들이 사용자들의 의견에 더 귀를 기울여야만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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