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S, ‘데이터 및 AI 영향력 보고서: 신뢰가 이끄는 AI 시대’ 발간
[아이티데일리] 글로벌 AI 패권 경쟁의 핵심 키워드로 ‘신뢰’가 주목받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한국은 AI 확산 단계와 신뢰 수준이 양극화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AI 도입률은 높은데 반면, 신뢰할 수 있는 AI를 위해 필수적인 ‘AI 거버넌스 구축’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양극화는 기업 규모 차이에서도 뚜렷했다. 일부 대기업의 주도로 지속적인 AI 서비스 활용 및 혁신이 이뤄지고 있고, 다수의 중소·중견기업은 여전히 단기 성과 중심의 AI 활용에 머물러 있었다.
11일 SAS는 ‘데이터 및 AI 영향력 보고서: 신뢰가 이끄는 AI 시대’를 발간하며 이 같은 내용을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기존 머신러닝(ML) 중심의 AI 도입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국내 응답 기업의 95.5%가 기존 ML 중심의 AI를 사용 중이며, 생성형 AI(68.2%), 에이전틱 AI(35.8%), 양자 AI(22.7%)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트렌드에서 생성형 AI가 가장 많이 채택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SAS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 기업들이 기술 변화에 대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고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공공 부문 중심의 AI 활성화 정책에 비해 민간 부문의 독립적 전략 수립이 늘어난 점이 특징이다”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신뢰할 수 있는 AI 구축을 위한 거버넌스 투자는 부족했다. 데이터 인프라 성숙도는 글로벌 평균과 유사했지만(36%), 태부족했다. 구체적으로 AI 평가 기준(-12%), AI 거버넌스 체계(-16%), 책임감 있는 AI 정책(-10%), 보안 및 규정 준수(-21%) 등 주요 항목이 모두 글로벌 평균을 하회했다.
반면 데이터 아키텍처에 대한 투자는 오히려 글로벌 평균 대비 15%가 높았다. 긍정적인 면은 아니다. 기술적 인프라에는 집중하면서도 제도적·윤리적 프레임워크가 뒤처진 이중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AI 신뢰성 지수는 극단적 분포를 보였다. 한국은 기초 수준이 30%, 고급 수준이 26%였다. 이는 일부 대기업이 AI 혁신과 개방형 서비스로 시장을 주도하는 반면, 다수의 중소·중견기업은 여전히 단기 성과 중심의 AI 활용에 머물러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대해 SAS는 “한국은 신뢰의 양극화(trust divide) 상태에 있다”고 규정하며 “AI가 비즈니스 핵심으로 통합되려면 신뢰성에 대한 체계적 투자와 장기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에이전틱 AI 도입률도 글로벌 평균에 비해 뒤처졌다. 한국의 에이전틱 AI 도입률은 32%로, 글로벌 평균인 52%보다 약 20%p 낮았다. 특히 에이전틱 AI 신뢰성 확보를 위한 투자 확대 계획이 있는 기업은 4%에 불과했다. 자율적 추론·의사결정이 가능한 차세대 AI 시스템의 발전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은 AI 도입 목표로 비즈니스 위험 감소(56%), 업무 편의성 향상(52%), 비용 절감(44%), 수익 증대(46%), 운영 효율성(38%)을 꼽았다. 이는 ‘비용 절감 중심의 단기 목표’가 여전히 강세임을 보여주며, AI를 통한 장기적 가치 창출에는 아직 미진한 단계임을 시사한다.
한국IDC 전대일 수석연구원은 “한국 기업은 세계적인 수준의 데이터 준비도를 갖추고 있으며 머신러닝과 같은 기존 AI 기술을 폭넓게 활용하는 반면, 신뢰할 수 있는 AI 거버넌스 구축이나 에이전틱 AI 등 신기술 투자에는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한국이 가지고 있는 탄탄한 데이터 기반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진정한 비즈니스 혁신을 이루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AI 솔루션을 포함한 장기적이고 전사적인 AI 로드맵 구축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SAS코리아 이중혁 대표는 “금융 및 공공 부문의 많은 고객사들이 LLM 및 AI 에이전트 기반의 시스템 개발을 2026년 주요 사업 과제로 설정하고 준비하고 있다”며 “SAS는 국내 기업이 AI의 가치를 실현하고 진정한 AI 선도 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신뢰할 수 있는 AI 플랫폼의 공급과 강력한 AI 거버넌스 확보를 통해 고객들이 장기적인 AI 로드맵을 구축하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