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노티시아, 벡터 DB 전용 프로세서 개발로 업계 주목

[아이티데일리] 인공지능(AI)이 산업의 중심이 되면서 신경처리망장치(NPU), 데이터처리프로세서(DPU)를 비롯한 다양한 영역에서의 AI 특화칩이 개발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는 디노티시아가 벡터 데이터베이스(Vector Database, 이하 벡터 DB) 분야에 특화된 VDPU(Vector Data Processing Unit)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VDPU는 세계 최초의 ‘벡터 데이터’ 처리 전용 반도체다. 방대한 멀티모달 데이터에서 의미 기반 검색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검색하기 위해 설계됐다.

국내에서는 디노티시아가 벡터 데이터베이스(Vector Database, 이하 벡터 DB) 분야에 특화된 VDPU(Vector Data Processing Unit)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국내에서는 디노티시아가 벡터 데이터베이스(Vector Database, 이하 벡터 DB) 분야에 특화된 VDPU(Vector Data Processing Unit)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폭증하는 벡터 검색, VDPU로 속도 경쟁 돌파

벡터 데이터란 주로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등 다양한 비정형 데이터를 임베딩 모델(AI 모델)을 활용해 여러 특징을 뽑아내 고차원 숫자 배열(벡터)로 변환한 데이터다. 벡터 DB는 변환된 벡터들을 그래프 형태의 인덱스를 활용해 저장·관리하고, 의미 기반 검색을 가능하게 하는 데이터베이스다. 데이터의 특징을 잘 담고 있는 벡터간 유사도를 계산하기 때문에 의미 기반 검색이 가능한 것이다.

벡터 DB는 텍스트·이미지·오디오 등 비정형 데이터를 AI 임베딩 모델로 벡터화해 그래프 형태로 저장·검색함으로써 의미 기반 탐색을 가능하게 하는 데이터베이스다. 
벡터 DB는 텍스트·이미지·오디오 등 비정형 데이터를 AI 임베딩 모델로 벡터화해 그래프 형태로 저장·검색함으로써 의미 기반 탐색을 가능하게 하는 데이터베이스다. 

기존의 키워드 검색은 단순하게 특정 단어의 존재 여부만 따져 문맥이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해 사용자의 의도와 무관한 데이터를 찾는 경우가 많다. 반면 벡터 DB는 AI를 기반으로 질문의 의미와 맥락을 반영한 검색과 숨은 의미까지 찾아서 검색해 줄 수 있다.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동영상, 오디오 등 멀티모달 데이터까지 확장해 다양한 모달리티 데이터 간 정확한 검색도 할 수 있다.

벡터 DB가 동작하는 방식은 크게 빌드(Build)와 검색(Retrieval) 단계로 구분된다. 빌드 단계에서는 문서, 이미지, 오디오 등 다양한 비정형 데이터를 청크(chunk) 단위로 나누고 임베딩 모델로, 벡터로 변환한다. 변환된 벡터는 효율적인 검색을 위해 주로 그래프 형태로 인덱싱(indexing)돼 저장된다. 검색 단계에서는 사용자의 질문 역시 벡터로 변환돼, DB에 저장된 수많은 벡터 중에서 가장 유사한 것을 빠르게 찾아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기존에는 이러한 검색 과정이 중앙처리장치(CPU)에서 소프트웨어 형태로 동작했으나, AI 확산, 검색증강생성(RAG) 활용 증가 등으로 벡터 검색의 빈도와 데이터양이 폭증해 속도 저하와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VDPU는 벡터 DB의 빌드와 검색을 가속하는 전용 가속기로, 그래프의 생성, 추적, 벡터 유사도 계산을 모두 가속한다. 디노티시아가 개발한 전용 회로를 통해 초고속으로 계산해 가장 가까운 결과를 찾아낼 수 있다. 디노티시아는 AI 서비스에서 핵심 병목으로 자리 잡은 데이터 검색 단계의 품질과 속도를 VDPU로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VDPU는 ‘자동차의 내비게이션’ 역할”

디노티시아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아우르는 풀스택 전략을 선택했다. 먼저 벡터 DB 솔루션인 ‘씨홀스(Seahorse)’를 자체 개발했다. 이를 통해 어떤 연산이 병목을 일으키는지, 어떤 구조가 효율적인지에 대한 워크로드 분석을 수행했다. 그 결과로 소프트웨어와 함께 전용 하드웨어인 VDPU를 포함한 ‘수직 최적화’를 해법으로 내놨다.

디노티시아의  벡터 DB 솔루션 ‘씨홀스(Seahorse)’ 개념도
디노티시아의  벡터 DB 솔루션 ‘씨홀스(Seahorse)’ 개념도

VDPU는 그래프 탐색과 벡터 연산을 동시에 최적화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이를 통해 기존 CPU 기반 대비 최대 10배 빠른 검색 성능과 높은 에너지 효율을 달성할 수 있다. 디노티시아 관계자는 “단순히 칩 하나를 추가한 것이 아니라, AI가 자유롭게 데이터를 불러오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GPU와 NPU가 인공지능 모델 연산을 빠르게 처리한다면, 이를 수행하기 위한 소스(source) 데이터는 VDPU가 대규모 데이터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선택해 제공한다. 디노시티아 관계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NPU는 ‘자동차의 엔진’이고, VDPU는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처럼 목적지로 안내하는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디노티시아는 프로그래밍 가능 반도체(FPGA, Field-Programmable Gate Array) 버전의 VDPU가 상품화 직전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올해 안으로 FPGA 기반 VDPU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어 오는 2026년에 주문형 반도체(ASIC, Application-Specific Integrated Circuit) 기반 VDPU 양산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회사는 현재 프리A 단계에서 35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디노티시아 관계자는 “VDPU는 기존 소프트웨어 기반 대비 최대 10배 이상의 성능과 전력 효율 개선을 보여주나, 이는 프로토타입을 기준으로 한 결과”라며 “실제 양산 단계에서는 고객 환경에서의 정밀한 벤치마크 검증을 통해 성능을 공식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칩렛 플랫폼으로 국내 반도체 생태계 확장

VDPU 개발과 더불어 디노티시아는 현재 ‘K-클라우드 프로젝트’의 ‘HW 요소 기술개발 부문’ 과제로 칩렛 인터페이스 기술과 AI 칩렛 반도체 기술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칩렛 기술은 다수의 반도체 다이(die)를 하나의 패키지에서 조합하는 기술로, 최근 주목받는 반도체 기술 중 하나다.

디노티시아는 현재 ‘K-클라우드 프로젝트’의 ‘HW 요소 기술개발 부문’ 과제로 칩렛 인터페이스 기술과 AI 칩렛 반도체 기술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디노티시아는 현재 ‘K-클라우드 프로젝트’의 ‘HW 요소 기술개발 부문’ 과제로 칩렛 인터페이스 기술과 AI 칩렛 반도체 기술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디노티시아는 에이직랜드와 더불어 국내 IP회사들과 협력해 칩렛 반도체를 손쉽게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칩렛 플랫폼 사업을 ‘Chiplet Foundry-as-a-Service(CFaaS)’로 불린다. 팹리스 고객이 핵심 코어(Core)를 개발하면, memory interface, host interface 등을 칩렛 형태로 통합해 완성된 제품을 만들어주는 엔드-투-엔드(End-to-End) 턴키(Turnkey)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이 사업의 목표다.

팹리스 기업이 자체 코어를 설계하더라도 이를 시스템온칩(Soc)으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길게 소요되고, 높은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특히 고속 I/O 인터페이스 IP 확보와 검증 과정에서 많은 리소스가 투입되고, 후공정에서도 상당한 비용이 발생해 대기업 중심의 제한적 활용에 머물렀다.

디노티시아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에이직랜드와 협력을 기반으로 칩렛 플랫폼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팹리스 고객이 보유한 핵심 코어를 기반으로 칩렛 형태의 거대 반도체를 개발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현재 과제 1차년도로 거대 칩렛 플랫폼에 적합한 I/O 반도체 아키텍처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이 플랫폼을 활용해 오는 2028년 1분기 이내에 칩-아웃(cHIP-OUT)을 목표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후에는 CFaaS 모델을 통해 국내외 팹리스 기업이 보다 낮은 비용과 복잡도로 칩렛 기반 반도체를 설계·검증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디노티이사가 CB인사이트(CBINSIGHT)가 선정한 ‘AI 100: The most promising artificial intelligence startups of 2025’에서 벡터 데이터베이스 부문 유망 기업에 선정됐다. 
디노티이사가 CB인사이트(CBINSIGHT)가 선정한 ‘AI 100: The most promising artificial intelligence startups of 2025’에서 벡터 데이터베이스 부문 유망 기업에 선정됐다. 

한편 디노티시아는 CB인사이트(CBINSIGHT)가 선정한 ‘AI 100: The most promising artificial intelligence startups of 2025’에서 벡터 데이터베이스 부문 유망 기업에 선정됐다. 또 ‘The AI agent tech stack’ 리포트에서는 컨텍스트-벡터 데이터베이스 부문 기업에 이름을 올리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디노티시아 관계자는 “디노티시아는 VDPU 칩 개발 외에도 오픈소스로 다양한 솔루션도 공개하고 있다”며 “AI 커뮤니티 발전과 시장 확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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