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편 이상 과학논문 검토, 동물 실험 분석 결과 밝혀져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아이티데일리] 60편 이상의 과학 논문을 검토하고 각종 동물 실험을 분석한 결과,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서의 여러 악영향 중에서도 특히 뼈 조직을 분해하는 역할을 하는 파골세포(osteoclast)의 형성을 촉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이언스 온라인에 게재된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은 전 세계적으로 골다공증(osteoporosis) 사례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연구는 미세플라스틱 입자들이 체내로 들어오면, 뼈 조직의 유지 및 복구에 필수적인 골수 줄기세포의 기능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연구는 브라질 캄피나스주립대학교 신장학 미네랄·골질환 평가실험실에서 수행했다.

인간의 뼈는 수명주기 동안 끊임없이 재생된다. 골다공증은 이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뼈의 분해 속도가 새로운 뼈가 생성되는 속도를 앞지르는 질환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뼈가 약해지고 쉽게 부러질 수 있다. 나이, 성별, 약물 복용, 식습관, 흡연과 음주, 유전 등 다양한 요인이 골다공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골다공증은 서서히 진행된다. 건강검진을 통해 예방할 수 있지만, 많은 경우 사람들은 뼈가 부러지기 전까지 자신이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지조차 모른다.

국제학술지 ‘오스테오포로시스 인터내셔널(Osteoporosis International)’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는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잠재적인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추가했다. 연구진은 미세 및 나노플라스틱이 뼈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62편의 과학 논문을 검토했으며, 다양한 실험실 및 동물 실험을 분석했다. 그 결과 미세플라스틱이 파골세포 형성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파골세포는 골수의 줄기세포에서 만들어지며, 오래되거나 손상된 뼈를 제거하는 골흡수(resorption) 과정을 통해 뼈 조직을 분해한다.

연구는 또한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뼈와 관련한 세포 생존율을 낮추고, 세포의 조기 노화를 유도하며, 유전자 발현을 변화시키고,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러한 복합적인 효과는 파골세포가 재생되는 양보다 더 많은 뼈 조직을 파괴하는 불균형을 초래하고, 결국 뼈 구조가 빠르게 약화된다.

동물 실험 분석에서 연구진은 미세플라스틱이 체내에 축적되면 백혈구 수치가 감소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는데, 이는 골수 기능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 동물 연구들은 미세플라스틱이 파골세포에 미치는 영향이 뼈 미세 구조의 악화, 비정상적인 세포 구조 형성과 관련이 있으며, 이로 인해 뼈 취약성, 변형, 골절 위험이 증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구진을 이끈 캄피나스주립대 호드리구 부에노 데 올리베이라 박사는 학교에서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이번 연구에서 관찰된 미세플라스틱의 뼈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궁극적으로는 동물의 골격 성장 자체가 중단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미세플라스틱이 뼈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과학적 문제”라고 말했다.

올리베이라 연구팀은 현재 미세플라스틱 노출과 뼈 손상 간의 연관성을 실제 실험을 통해 입증하기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다. 첫 단계로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설치류의 대퇴골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실험이 시작된다.

올리베이라는 “골대사 질환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만, 미세플라스틱이 이러한 질환의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정보가 부족하다. 연구 목표 중 하나는 미세플라스틱이 예를 들어 골절 사례 증가를 설명할 수 있는 통제 가능한 환경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은 햇빛, 바람, 비, 해수, 마찰 등에 의해 일상 생활용품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플라스틱 조각으로, 대부분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다. 두 입자의 주요 차이는 크기에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1마이크로미터(1㎛, 1mm의 1000분의 1)에서 5mm까지이며, 나노플라스틱은 1㎛보다 작다. 이러한 입자들은 전 세계 자연환경뿐 아니라 인체, 육류, 물, 다양한 농산물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최근 연구들은 이러한 종류의 플라스틱 오염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바탕으로 세계가 플라스틱 사용을 시급히 줄여야 한다고 경고한다. 매년 전 세계에서 5억 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생산되지만, 이 중 재활용되는 것은 9%에 불과하며, 나머지 대부분은 자연환경에 퍼져 오염원으로 작용한다.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