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컨설팅 김대일 애자일 컨설팅 고문 / Head of Agile Transformation

오픈소스컨설팅 김대일 애자일 컨설팅 고문 / Head of Agile Transformation
오픈소스컨설팅 김대일 애자일 컨설팅 고문 / Head of Agile Transformation

[아이티데일리] 약 4만 년 전 현생인류(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지구에 등장한 이래, 인류는 끊임없이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이 4만 년이란 긴 세월 동안 만들어진 기술의 99% 이상은 사실 불과 240년 전, 즉 18세기 말에 시작된 산업혁명 이후에 집중적으로 개발됐다.

산업혁명 이후 기술 개발 집중

산업혁명 이전, 인류의 기술은 미약했다. 신석기·구석기 시대와 같은 선사시대는 말할 것도 없고, 역사 시대였던 18세기 중반까지도 생산과 생활 방식은 여전히 인간의 노동력, 풍력, 수력에 의존했다. 문제는 이 동력원들이 원하는 장소와 방식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이는 곧 인류 기술 발전을 크게 제약하는 족쇄였다.

이 한계를 뒤집은 것이 바로 18세기 말의 1차 산업혁명이다.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은 인류가 동력원을 이동시켜 쓸 수 있게 했고, 기계화된 방직 산업은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이 인도나 중국같이 인력을 이용해 전근대적인 방식으로 면직물을 생산하던 거대 시장을 정복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 시대의 증기기관차와 증기선, 새로운 노동 분업 체계인 공장제는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2차 산업혁명은 19세기 중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이어졌다. 전기, 석유, 화학, 철강, 자동차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며 전기화와 대량생산이라는 시대적 전환점을 마련했다. 1차 산업 혁명 시대의 영국 중심이던 산업 개발은 미국과 독일로 다변화됐고, 이때부터 본격적인 중공업 시대가 열렸다.

3차 산업혁명은 1970년대부터 시작된 디지털 혁명이다. 컴퓨터, 반도체, 인터넷, 모바일 통신은 인류를 지식 기반 사회로 이끌었고, 산업 패러다임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됐다. 육체노동을 대체했던 1·2차 산업혁명과 달리, 3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지식 노동까지도 자동화하기 시작했다.

4차 산업혁명은 세계 경제 포럼 창시자인 클라우스 슈바프가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 세계 경제 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를 주장하면서 본격화했다. 3차 산업혁명이 디지털 혁명이라면 4차 산업혁명은 그 디지털이 ABCDI(AI(A), 블록체인(B), 클라우드(C), 빅데이터(D),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기술과 결합해 현실의 모든 영역으로 확장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시대의 키워드는 사람·사물·시스템이 인터넷으로 모두 연결되는 초연결(Hyper-Connectivity), 인공지능이 인간 수준으로 발전하는 초지능(Super-Intelligence), 그리고 IT가 금융·제조·의료·교육·건설 등 다양한 산업과 융합되는 산업 간 융합(Convergence)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데이터가 새로운 원유라고 불릴 만큼 핵심 자원이 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기업이 세계 경제를 주도하게 된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여전히 4차 산업혁명 속에 살고 있는 것일까? 2022년 11월 챗GPT의 등장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생성형 AI가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2024년부터는 환경을 관찰·판단·행동까지 수행하는 AI 에이전트가 등장했다. 나아가 단순 지시 수행을 넘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수정하며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자율적 AI(Agentic AI)가 나타나면서,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그리고 조만간 자율적 AI는 AI들끼리 협력하고 인간과 공생하며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집단지성 공생형 AI(Collective/Symbolic AI)로 진화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우리는 지금 4차 산업혁명의 연장선에 있는 걸까, 아니면 새로운 5차 산업혁명의 시작을 맞이한 것일까? 필자는 후자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미 AI와 더불어 살고 있다. 직장에서는 업무 파트너로, 가정에서는 친구처럼 다가온 AI는 인간의 삶 깊숙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5차 산업혁명은 우리의 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이미 시작되었다.

그러면 5차 산업 혁명은 과연 어떤 시대일까? 5차 산업혁명은 기술이 인간을 지배하는 시대가 아니라, 기술이 인간을 보완하고 공존하는 시대다. 다시 말해, 인간 중심의 기술 혁명, 인간-기술 공존 혁명이다. 그래서 5차 산업혁명은 인간 가치 산업으로 불린다.

그리고 이 시대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책임은 결국 우리 인간에게 있다.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가 아니면 인간을 보완하는가 하는 문제는 인류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창조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가장 현명하고도 인류에게 이로운 5차 산업혁명 시대를 창조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