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오픈AI가 인공지능(AI) 발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며 휴머노이드 로봇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로보틱스 분야에서 노력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디인포메이션, 와이어 등 AI 비즈니스 전문 매체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휴머노이드 및 다양한 형태의 로봇 제어를 위한 AI 알고리즘 개발 전문가를 다수 채용했다. 공개된 채용 공고에 따르면, 오픈AI는 현재 원격 조작(teleoperation)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훈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팀을 구성하고 있다.
오픈AI 소식통들에 따르면 오픈AI는 부분 혹은 완전한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를 위해서도 전문 인력을 본격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한 첨단 로보틱스 연구자는 “오픈AI가 물리적 세계를 더 깊이 이해하고 로봇이 탐색·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는 AI 알고리즘 훈련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합류한 인재들의 이력은 오픈AI의 로보틱스 연구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6월 스탠퍼드대학에서 합류한 청수 리는 가정에서의 가사 일 전반을 수행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능력을 측정하는 벤치마크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로봇 공학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그의 박사 논문 역시 두 팔과 바퀴를 가진 휴머노이드 로봇의 벤치마크 연구에 초점을 맞췄다.
링크드인에 따르면 또 로보틱스 연구소 출신 연구자 2명이 오픈AI에 합류했으며, 휴머노이드 연구를 진행하는 또 다른 연구소의 교수는 “연구소 학생 중 한 명도 최근 오픈AI에 채용됐다”고 밝혔다.
오픈AI는 로보틱스 연구 계획이나 인재 영입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최근 게시된 여러 채용 공고는 로보틱스 연구와 관련된 방향을 드러낸다. 일부 공고에서는 원격 조작 및 시뮬레이션 경험을 필수 조건으로 명시했다. 원격 조작은 인간이 직접 로봇의 팔다리를 움직이며 가사를 수행하면, 알고리즘이 이를 모방하도록 학습하는 방식으로, 이는 휴머노이드 로봇 훈련의 핵심이다. 또한 엔비디아의 아이작(Isaac) 같은 시뮬레이션 도구 활용 경험도 요구했다.
오픈AI가 자체 로봇을 제작할지, 기존 하드웨어를 활용할지, 혹은 로봇 기업과 협력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그러나 최근 채용 공고 중에는 촉각 및 동작 센서를 탑재한 로봇 시스템을 설계하고 프로토타입을 제작할 기계공학자를 모집하는 내용도 있었다. 한 로봇 공학자는 이를 두고 “오픈AI가 자체 로봇을 제작하거나 로봇 훈련용 원격 조작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더 나아가 “100만 대 이상의 대량 생산 경험”을 요구한 부분은 생산라인에서 실제 활용될 수 있는 대규모 로봇 시스템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오픈AI의 로보틱스 채용 공고는 모두 “범용 로보틱스 구현과 AGI 수준의 지능을 실제 역동적 환경에서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AGI는 주어진 거의 모든 상황에서 생각과 학습을 하고 창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범용 AI를 말한다. 따라서 이는 오픈AI가 AGI 개발을 위해 물리적 AI 세계와 상호작용 가능한 알고리즘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음을 시사한다.
오픈AI는 원래 로보틱스 전문 스타트업이었다. 지난 2019년 인간형 손으로 루빅스 큐브를 푸는 알고리즘을 선보이는 등 초창기부터 로보틱스 연구를 활발히 진행했다. 그러나 2021년 로보틱스 부문을 접고 대규모 언어모델(LLM) 연구에 집중했다. 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오픈AI는 지난해 말 다시 로봇 연구를 재개하며 자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가능성을 검토해왔다.
브라운대학교 로보틱스 전문가 스테파니 텔렉스 교수는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효율적인 로봇을 만들려면 고속·고차원 지각 데이터를 처리하고 이를 고속·고차원 물리적 출력으로 변환할 수 있는 AI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오픈AI의 구체적 계획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대화, 추론, 코딩, 이미지·영상 생성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 모델을 보유한 오픈AI지만, 더욱 정교한 휴머노이드 로봇 알고리즘 개발 경쟁에서는 우위에 있지 못하다. 따라서 테슬라나 구글과 같은 대형 AI 기업은 물론 피규어, 애질리티, 앱트로닉 등 스타트업들과도 경쟁해야 한다. 텔렉스 교수는 “오픈AI가 특별한 우위를 갖고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최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발전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은 과거보다 쉬워졌다. 새로운 모터와 부품은 비용을 낮추고 제작을 단순화했으며, 엔비디아 아이작 플랫폼 같은 개발 도구는 로봇 제어 및 훈련 코드를 작성하기 훨씬 편리하게 했다.
CNBC 등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투자 열기도 뜨겁다. 2024년부터 벤처캐피탈은 휴머노이드 스타트업에 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으며, 모건스탠리는 2050년 휴머노이드 산업 규모가 5조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다만 휴머노이드 로봇은 아직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비정형(unstructured) 환경에서 작동할 수 있는 지능을 갖추지 못했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한 언어 모델을 넘어, 실제 물리적 세계와 상호작용하며 팔다리와 그리퍼(gripper)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일부 연구 그룹은 점차 이런 범용 로봇용 AI 모델 개발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한편, AI 발전을 위해서는 새로운 연구 방향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 최근 GPT-5의 실망스러운 성과는 인간 수준 지능에 도달하려면 다른 연구 경로를 개척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텔렉스 교수는 “GPT-5를 보면 이미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며, “이제는 물리적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