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 보고서…‘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급부상
경제 영향은 폭풍, 홍수, 산불, 열 스트레스, 물 스트레스 등 5대 범주 가장 커
[아이티데일리] 2024년은 전 세계 기온이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해다. 2025년은 또 다른 신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농후하다. 기후변화로 인해 이상기후가 이어지고 있으며, 기후변화 적응 솔루션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민간 투자가 활성화되고 있으며, 2050년까지 그 규모는 무려 9조 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내용의 어젠다를 발표하고 이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지금까지 기업의 기후 관련 투자는 주로 탈 탄소화에 집중되었고, 동등하게 중요한 기후변화 적응의 필요성은 간과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물리적 기후변화 위기가 현실화되면서, 사회 전반의 적응 전략이 요구되고 있디. 기후변화 적응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들은 탈 탄소 중심의 기후 대응을 보완하는 동시에 투자 대상으로서의 매력을 키워가고 있다.
어젠다는 다만, 기후변화 적응 솔루션이 여전히 투자 업계에서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으며, 그 중요성도 충분히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민간 투자자들은 이 분야가 정부 자금에 지나치게 의존한다고 보고, 민간 투자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다. 또 기후변화 시나리오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이 분야 투자를 어렵게 여기는 시각도 존재한다.
싱가포르 정부투자공사(GIC)는 베인앤컴퍼니와 함께, 기업 투자자들에게 가장 관련성이 높은 기후변화 적응 솔루션을 조사하고, 새로운 투자 기회의 규모를 수치화했다. 조사에 따르면, 특정 적응 솔루션에 대한 투자 기회는 현재 2조 달러 규모에서 2050년까지 최대 9조 달러 규모로 확대될 수 있으며, 신흥 산업과 성숙 산업 모두에서 다양한 투자 기회가 존재할 수 있다.
◆ 기후변화 적응 솔루션의 정의
기후변화 적응 솔루션의 영역은 매우 광범위하다. ‘기후채권 회복탄력성 분류법(CBRT)’은 1,400종 이상의 솔루션을 특정했는데, GIC는 그중 가장 중요한 적응 솔루션을 선정해 시장 규모를 추정하고 투자 기회의 가치를 정량화하는 방법론을 개발했다.
우선 폭풍, 홍수, 산불, 열 스트레스, 물 스트레스 등 경제적 영향이 큰 5대 범주에 초점을 맞춰 위험 요인의 중요성을 평가했다. 이후 1,400여 개의 적응 솔루션을 검토해 14개 범주로 축소하고, 투자자들이 고려해야 할 21개의 구체적인 제품 및 서비스를 식별했다.
또 독자적으로 개발한 ‘수요의 기후탄력성 계수’를 활용해 지구온난화가 상품 및 서비스 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기후변화가 유발하는 추가 수요 규모, 즉 잠재적인 투자 기회를 평가할 수 있었다.
◆ 9조 달러 규모의 투자 기회
분석 결과, 선정된 적응 솔루션의 글로벌 연간 매출은 현재 약 1조 달러 규모이며, 2050년까지 4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예측은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제6차 평가보고서(AR6)의 SSP2-4.5 시나리오(약 2.7℃ 상승)에 기반한 것으로, 기준 시나리오 대비 61% 높은 수치다. 여기에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추가 수익 성장 2조 달러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기존 산업 전망에서 종종 간과되지만, 연구에서는 ‘수요의 기후탄력성 계수’를 통해 반영되었다.
이에 따라 투자 기회는 현재의 2조 달러에서 2050년까지 9조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3조 달러는 지구온난화가 촉진하는 추가 성장분이다.
특히 기후 시나리오별 추정 가치 변동폭이 ±4% 이내로 나타났다. 이는 어떤 시나리오가 실현되더라도 적응 솔루션의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됨을 보여주며, 투자자들이 자신 있게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 기후변화 적응 관련 기술
분석에 따르면, 기후변화 적응의 필연적 필요성이 기존 기술과 신흥 기술 모두의 성장을 촉진한다. 이미 유망한 솔루션들이 존재하는데, 예를 들어 ‘기상 인텔리전스 기술’은 방대한 기후 데이터를 실용적인 인사이트로 전환하며 항공 노선 최적화나 농업 관개 지원 등에 활용된다. 기후변화로 데이터 분석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이 분야의 연간 매출은 2050년까지 16배 증가해 400억 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예로는 고강도 문, 보강 지붕, 구조용 보강재 등 폭풍에 강한 건축 자재가 있다. UNFCCC에 따르면 폭풍은 지난 50년간(1970~2019) 전 세계에서 경제적 피해가 가장 큰 기후 재해였다.
현재 내풍성 건자재 보급률은 불균일하지만, 건축 기준 강화와 회복탄력성에 대한 수요 증대로 인해 2050년까지 시장 규모는 약 400억 달러에서 6,50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 적응 분야는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새로운 과학적 발견과 솔루션, 표준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기후 과학과 투자 산업의 기본 원리를 연결함으로써, 민간 투자자들은 향후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기후변화 적응 솔루션에 대해 더욱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어젠다는 결론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