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지속가능성은 기업의 이미지 제고 차원을 넘어 생존 전략의 핵심이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정보 공시 의무화, 녹색금융 활성화, 사회적 채권 확대와 같은 정책들은 회사의 미래, 회사의 생존과 직결된다.

기업들은 공급망, 제조 및 공정, 자산 운영 등에서 발생하는 실제 환경 영향을 정량적으로 입증해야만 투자자·소비자·정부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게 됐다. 물론 복잡하게 얽힌 글로벌 공급망과 제조 시스템의 환경 영향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관리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보고서 작성만으로는 기후위기 대응 전략을 제대로 마련하기 어렵다. ‘환경을 위해 힘쓴다’와 같은 표면적인 단순한 선언이 시장에 더 이상 영향력을 미칠 수는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쏘시스템(Dassault System)은 ‘가상에서 먼저 검증하고 최적화’하는 시뮬레이션 기술인 ‘버추얼 트윈’을 ESG 시대의 새로운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2회에 걸쳐 조명해 본다.

과학적 ESG 설계 뒷받침하는 ‘시뮬리아’

ESG 시대의 핵심 과제는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정량적으로 검증하고 설계할 것인가’에 있다. 많은 기업이 탄소중립과 친환경 혁신을 선언하지만 실제로 입증하고 최적화하기 위해서, 그리고 신뢰성과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과학적 도구가 필요하다. 다쏘시스템의 시뮬리아가 그 중심에 있다. 시뮬리아는 복합 물리 현상을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예측형 설계와 전 주기 최적화를 가능하게 한다.

구체적으로 시뮬리아는 구조·유체·열·전자기 등 복합 물리 현상을 가상 공간에서 정밀하게 구현하는 시뮬레이션 솔루션이다. 버추얼 트윈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보장하는 엔진 역할을 한다. 단순 보조 도구가 아닌, 기업이 ESG 목표를 수립하고 실현 가능한 전략으로 구체화하는 데 필요한 과학적 토대를 제공한다.

시뮬리아 브랜드의 대표 솔루션은 복잡한 비선형 해석, 충돌·피로·내구성 검증에 활용되는 유한요소법(FEM) 기반 구조 해석 솔루션 ‘아바쿠스(Abaqus)’다. 복잡한 형상에서도 별도 메시 없이 고정밀 유동 분석이 가능한 메시리스(Meshless) 기반 유동해석 솔버 ‘X플로우(XFlow)’를 연동해 유체-구조 연성 시뮬레이션을 제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구조물의 변형에 따라 유동이 변화하고, 유동 하중에 따라 구조가 다시 반응하는 복합 시나리오를 현실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

국내 제조업체 티니코는 시뮬리아 아바쿠스를 도입해 복잡한 구조물에 대한 비선형 해석을 수행했다. 실제 제작 전 단계에서 제품의 응력 분포와 안정성을 사전에 검증할 수 있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설계 완성도와 생산 효율을 함께 끌어올릴 수 있었다. 해석 과정은 모델 설정, 경계조건 부여, 결과 분석까지 아바쿠스 내에서 일관되게 진행됐고, 물리적 프로토타입 없이도 가상 환경에서 반복 실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는 디지털 테스트베드로 작동했다.

이 외에도 시뮬리아에는 태양 복사, 대류, 전도까지 통합 분석해 건축·도시의 열 환경을 예측하고 열섬 현상까지 시뮬레이션하는 ‘파워섬(PowerTHERM)’도 있다. 파워섬은 태양 복사열, 대류, 전도 등 다양한 열 전달 요소를 통합적으로 분석해, 건물 외벽이나 창호 시스템을 통한 열 축적을 시각화할 수 있다.

특히 도로, 건물, 지면 등에 적용된 자재의 물리적 특성에 따라 온도 분포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으며, 태양의 이동에 따른 그림자의 위치 변화나 표면과 대기 사이의 온도 차로 발생하는 열섬 현상까지 정밀하게 반영한다. 이를 통해 도시 내 자재 선택이나 배치 전략에 따라 어느 지역이 더 뜨거워질 수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예측하고 조정할 수 있다.

시뮬리아는 지속가능성을 ‘구호’에서 ‘실행’으로, ‘개념’에서 ‘검증된 설계’로 전환하는 디지털 실험실 솔루션이다. 기업이 선언한 ESG 가치가 실제 제품·도시·인프라 설계에 반영될 수 있도록, 데이터를 근거로 한 신뢰성 있는 의사결정을 뒷받침한다.

시뮬리아, 성공 사례 다수 확보

다쏘시스템의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는 시뮬리아는 다양한 산업별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우선 타이어 제조 산업이 대표적인 적용 사례다. 다쏘시스템은 시뮬리아를 통해 회전 저항을 줄이고 내구성을 높인 지속가능한 타이어 설계를 가능하게 했다. 타이어는 주행 중 발생하는 열, 진동, 마찰 등에 따라 연비와 안전성, 탄소 배출량에 직결되기 때문에, 설계 단계에서의 시뮬레이션은 제품 경쟁력과 ESG 성과를 동시에 결정짓는다. 시뮬리아는 소재 특성, 트레드 패턴, 공기압 조건 등을 조합해 수백 가지 시나리오를 가상 환경에서 검증할 수 있으며, 물리적 테스트를 최소화하면서도 최적의 설계를 도출한다.

예를 들어 특정 패턴이 젖은 노면에서 얼마나 잘 접지되는지, 마모가 진행될수록 제동 성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에는 반복 실험을 거쳐야 했던 시험 데이터를 AI 기반 시뮬레이션으로 대체할 수 있으며, 제품 개발 주기를 단축하고 재료 낭비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이미 유럽 내 주요 타이어 제조사들에서 친환경 타이어 개발과 규제 대응 전략의 핵심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다음은 모바일 기기 분야다. 스마트폰은 외형은 작지만, 내부는 고밀도 부품과 복잡한 회로로 구성돼 있어 설계상 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최신 기기들은 얇고 가볍지만, 성능은 고사양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발열, 충격, 낙하 손상, 방수 실패, 전자기 간섭(EMI) 등은 모두 사용자 경험과 ESG 품질 기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시뮬리아를 활용하면 스마트폰 외장 케이스의 재질과 두께가 낙하 충격을 어떻게 분산시키는지, 열이 특정 지점에 집중되지 않도록 내부 부품을 어떻게 배치해야 하는지 등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방열 시뮬레이션을 통해 냉각 시스템 없이도 발열을 제어하는 설계를 도출함으로써, 전력 소모를 줄이고 배터리 수명을 연장하는 친환경 설계도 가능하다.

특히 전자파 차폐 설계(EMC)에도 시뮬리아는 핵심 역할을 한다. 고속 데이터 처리와 무선 통신 기능이 필수인 최신 스마트폰 환경에서, 다양한 주파수 간 간섭 없이 안정적인 동작을 구현하기 위해 복잡한 전자파 시뮬레이션이 요구된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부품 추가 없이도 제품의 전자파 적합성을 확보하고, 최종 인증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제거할 수 있다.

시뮬리아는 타이어·모바일뿐 아니라 항공, 자동차, 헬스케어 산업에서도 ESG를 고려한 제품 최적화를 지원하고 있다. 복합재 구조물, 충돌 안전성, 유체 흐름 해석 등에서 글로벌 제조사들의 핵심 툴로 자리 잡고 있다.

지속가능성 중심의 디지털 엔지니어링 선도

다쏘시스템은 전통적인 CAE 툴의 한계를 넘어, 기업들이 지속가능성을 전략 수준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영향을 정량적으로 시뮬레이션하고, 이를 의사결정에 바로 반영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단순 기술 공급자가 아닌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을 위한 동반자’라는 정체성을 굳히고 있다.

다쏘시스템 측은 “이제 ESG는 ‘보고의 시대’를 넘어 ‘설계의 시대’로 들어섰다. 기후 변화, 자원 고갈, 사회적 책임 등 기업이 직면한 과제들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으며, 정량적 검증과 시나리오 기반 대응이 핵심이 되고 있다. 다쏘시스템 시뮬리아는 이러한 시대의 요구에 가장 근접한 기술 해답을 제공하고 있다. 지금은 실제보다 먼저, 가상에서 미래를 실험해야 할 때다. 다쏘시스템은 기업들의 시뮬레이션 활용을 지원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