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쏘시스템 ‘시뮬리아’로 그리는 ESG 혁신 청사진

[아이티데일리] 지속가능성은 기업의 이미지 제고 차원을 넘어 생존 전략의 핵심이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정보 공시 의무화, 녹색금융 활성화, 사회적 채권 확대와 같은 정책들은 회사의 미래, 회사의 생존과 직결된다.

기업들은 공급망, 제조 및 공정, 자산 운영 등에서 발생하는 실제 환경 영향을 정량적으로 입증해야만 투자자·소비자·정부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게 됐다. 물론 복잡하게 얽힌 글로벌 공급망과 제조 시스템의 환경 영향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관리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보고서 작성만으로는 기후위기 대응 전략을 제대로 마련하기 어렵다. ‘환경을 위해 힘쓴다’와 같은 표면적인 단순한 선언이 시장에 더 이상 영향력을 미칠 수는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쏘시스템(Dassault System)은 ‘가상에서 먼저 검증하고 최적화’하는 시뮬레이션 기술인 ‘버추얼 트윈’을 ESG 시대의 새로운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2회에 걸쳐 조명해 본다.

[ESG 해법, 버추얼 트윈 ①] 사전 시나리오 검증으로 ESG 최적화
[ESG 해법, 버추얼 트윈 ②] 과학적 ESG 설계 뒷받침하는 ‘시뮬리아’

버추얼 트윈, 사전 시나리오 검증으로 ESG 최적화

프랑스에 본사를 둔 다쏘시스템은 ‘지속가능한 혁신은 가상 세계에서 시작된다’는 철학 아래, ‘버추얼 트윈(Virtual Twin)’ 기술을 통해 ESG 혁신 프레임을 제시하고 있다.

다쏘시스템에 따르면, 버추얼 트윈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과 차별성을 갖는다. 단순히 디지털로 복제본을 구성하는 것이 아닌, 물리 법칙과 과학적 모델링을 바탕으로 현실 세계의 제품·공정·도시 시스템을 실시간 가상 공간에서 재현하고 작동할 수 있다. 특히 두 기술을 구별하는 차이는 가상 시뮬레이션을 만들 때 목적 대상이 존재하는지에 달려 있다. 디지털 트윈은 이미 만들어진 제품이나 시스템을 가상으로 구현하는 것을 의미하고, 버추얼 트윈은 만들어진 제품이나 시스템 개발 이전에 가상으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기술이다.

버추얼 트윈을 사용하면 기업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사전에 검증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탄소 배출·자원 소비까지 종합적으로 최적화할 수 있다.

다쏘시스템은 통합 비즈니스 플랫폼인 ‘3D익스피리언스(3DEXPERIENCE)’를 기반으로 버추얼 트윈을 구현한다. 구체적으로 3D익스피리언스는 △설계 ‘카티아(CATIA)’ △제조 ‘델미아(DELMIA)’ △시뮬레이션 ‘시뮬리아(SIMULIA)’ △라이프사이클 관리 ‘에노비아(ENOVIA)’ △데이터 인텔리전스 ‘넷바이브(NETVIBES)’ 등 특화 영역 솔루션들을 단일한 협업 환경에서 연결·제공하는 플랫폼이다. 기업들은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통해 설계부터 운영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로 관리하며, 의사결정 정확성·제품 개발 속도·비용 절감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다쏘시스템은 모드심(MODSIM) 전략을 통해 설계와 해석을 하나의 흐름으로 통합·지원하고 있다. 모드심은 모델링(Modelling)과 시뮬레이션(Simulation)의 합성어로, 설계와 해석을 하나의 흐름으로 통합했음을 의미한다. 설계가 변경되는 즉시 시뮬레이션에 반영되고, 반복 작업은 자동화되며, 개발 주기는 단축된다. 이를 통해 부서 간 장벽을 허물고, ESG 요소를 처음부터 반영하는 설계 문화를 가능케 한다.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으로 도시 기후 문제 해결 가능

다쏘시스템 측은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으로 도시 기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올해 짧은 장마 후 숨 막히는 열대야가 곧바로 찾아왔다. 하지만 서울 도심 체감 기온은 지역별로 크게 달랐다. 양천구, 영등포구, 금천구 등 서울 서남권과 송파구는 37도 안팎까지 기온이 치솟았다. 서대문구와 종로구는 34도에 머물렀다. 새벽 2~3시가 되어서야 간신히 30도 아래로 떨어진 서남권과 달리, 서대문구와 종로구는 이보다 3도가량 낮은 온도를 기록했다.

이러한 온도 차이는 ‘도시숲’ 여부에 있었다. 산림청과 서울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도심 내 녹지대는 한낮 기온을 최대 7도까지 낮출 수 있다. 하지만 도시숲을 새로 조성하기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걸리며, 밀집된 도심 환경에서는 도시숲 조성이 쉽지 않다.

이처럼 더위를 낮출 수 있는 물리적 수단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다쏘시스템은 해법으로 디지털 시뮬레이션 기술이 담긴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제시했다. 플랫폼을 통해 구현되는 버추얼 트윈 기술은 제품과 공정, 도시 시스템 등의 가상 복제본을 생성하고 시뮬레이션해, 실제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사전에 실험하고 최적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다쏘시스템 측은 “수학적 모델과 과학적 법칙을 바탕으로 현실 세계를 정밀하게 구현하는 버추얼 트윈은 도시 열환경 변화, 대기 흐름, 에너지 소비 등 복잡한 변수들이 얽힌 기후 시뮬레이션에도 적용 가능하다. 이를 통해 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도시 계획, 건축 설계, 인프라 운영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혁신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버추얼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고성능 시뮬레이션 브랜드 시뮬리아다. 극단적인 기온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건축 및 도시설계 분야에서는 디지털 시뮬레이션 기반의 대응 전략으로 시뮬리아가 사용되고 있다”면서 “시뮬리아는 실제 세계의 열·유체·구조·전자기 현상을 디지털 공간에서 정밀하게 재현한다. 건축·엔지니어링·건설(AEC) 분야에서는 특히 HVAC(Heating, Ventilation, Air Conditioning) 시스템 설계, 열섬 효과 분석, 쾌적성 평가 등 다양한 환경 시뮬레이션에 활용된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다쏘시스템은 2024 파리올림픽 선수단 숙소 실내 쾌적성 최적화 작업을 시뮬리아로 수행했다. 다쏘시스템은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프랑스 올림픽 조달청인 솔리데오(SOLIDEO)와 협력해 파리 지역 14,000명의 선수단 숙소 실내 쾌적성 최적화 작업을 수행했다.

 다쏘시스템의 파워섬 이미지 (출처: 다쏘시스템)
다쏘시스템의 파워섬 이미지 (출처: 다쏘시스템)

프랑스의 여름 기온을 고려해 설계된 해당 건물은 에너지 순환 방식과 녹지 공간, 지열 냉방을 중심으로 설계됐다. 다쏘시스템은 시뮬리아를 활용해 상층부 3D 모델을 구성하고 단열, 환기, 태양열 차양, 냉각 바닥 시스템 등을 시뮬레이션해 하루 동안의 온도 변화와 시스템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폭염 상황에서도 별도의 구조 변경 없이 실내 쾌적성을 유지할 수 있는 설계안이 도출됐고, 향후 일반 주거시설로 전환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능을 유지할 수 있음이 입증됐다.

다쏘시스템 측은 “폭염과 열섬 현상이 일상이 된 오늘날, 단순한 냉방 장비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도시와 건축 설계 단계에서부터 기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술적 해법이 요구되고 있으며, 다쏘시스템의 시뮬리아는 그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면서 “복잡한 도시 환경에서도 재료, 구조, 기후, 시간대 등 수많은 변수를 통합적으로 분석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열과 공기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역량은 앞으로 도시 계획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을 것이다. 파리올림픽 사례처럼, 시뮬레이션은 공공 건축물의 쾌적성뿐 아니라 에너지 절감과 탄소중립을 동시에 달성하는 설계 전략 수립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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