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자연 임신 과정을 실제와 가깝게 재현하도록 설계
기술 개발한 카이와테크, 로봇공학과 생명공학의 경계 확장 시도

[아이티데일리] 최근 개최된 2025년 베이징 세계로봇 컨퍼런스(World Robot Conference)에서 카이와 테크놀로지(Kaiwa Technology)의 장치펑(Dr. Zhang Qifeng) 박사가 전 세계의 관심을 끈 개념을 소개했다. 바로 임신부터 출산까지 가능한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이미지=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
이미지=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

기존의 인큐베이터와 달리, 이 로봇은 복부 안에 인공 자궁을 통합해 인간의 자연 임신 과정을 최대한 실제와 가깝게 재현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보도한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이 아이디어는 로봇공학과 생명공학의 경계를 동시에 확장하는 시도로 평가된다.

기술 핵심은 인공 자궁에 있다. 인공 자궁은 합성 양수로 채워져 있으며, 탯줄과 유사한 영양 공급 시스템과 연결된다. 장 박사에 따르면, 실험실에서 적용된 인공 자궁은 태아의 초기 발달 단계에서 이미 생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장 박사의 목표는 이 기능을 휴머노이드 몸체 안에 내장해, 사람들이 임신 과정을 보다 자연스럽고 친숙하게 체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인공 자궁 기술은 동물 실험에서 제한적으로 성공한 바 있다. 지난 2017년 필라델피아 연구팀이 조산 양을 ‘바이오백’에서 임신 후반기까지 생존시킨 사례가 있다. 그러나 임신 전체 주기를 포괄한 사례는 없다.

장 박사가 제안한 휴머노이드 로봇과 인공 자궁의 통합은 더욱 어려운 과학이다. 복합 생리 시스템을 구현하기가 녹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개념 자체는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기술과 사회 환경 때문에 실제 구현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카이와 테크놀로지의 계획은 과감하다. 프로토타입을 1년 내 만들 예정이며, 가격은 1만 3,900달러 이하를 목표로 한다. 장 박사는 인공 생식과 관련된 복잡한 법적·윤리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광둥성 관계자들과 정책 협의를 이미 시작했다고 한다. 성공할 경우, 이 기술은 난임 치료 혁신, 생식 선택권 확대, 부모 개념의 근본적 재정립까지 가능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라델피아의 성공 사례는 조산 양의 임신 후반기 단계에 한정됐지만, 카이와의 비전은 수정 순간부터 출산까지 전체 임신 주기를 포함한다. 초기 단계 관리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회의론자들은 이 과정이 생물학적으로 가장 복잡하다고 지적한다.

공학적 관점에서 난관도 많다. 수개월 동안 중단 없이 안전하고 신뢰성 있게 작동해야 하며, 체액 관리, 영양 균형, 배설물 처리,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위한 정교한 중복 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인간 임신의 호르몬·면역 환경을 동적으로 재현하는 생명공학적 장벽도 존재한다.

기술적 문제를 넘어, 사회적·윤리적 파장도 크다. 로봇을 통한 임신으로 태어난 아이는 어떻게 인식될 것인지가 가장 큰 문제다. 모성 권리가 새롭게 정의되어야 한다. 자연 임신이 유일한 생명 창조 방식이 아니게 된다면 문화적 충격도 클 수밖에 없다.

카이와 테크놀로지가 계획을 실현하든 그렇지 않든, 이 프로젝트는 로봇공학, 의학, 윤리의 교차점에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현재는 개념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미래의 생식 방식이 과거와는 매우 다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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