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지불 기준으로 AI 창출한 가치 및 달성 KPI 담겨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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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데일리] 지금까지 국내·외 소프트웨어(SW)는 일반적으로 라이선스(License)를 기반으로 ‘사용 권리’를 일시불로 구매하는 방식으로 공급됐다. 이후 클라우드로 인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가 출현하면서 사용한 만큼 지불(Pay-as-you-go)’하는 월정액 구독 과금 체계가 확산됐다. 특히 생성형 AI가 산업 전반에 퍼지면서 토큰(token) 단위 과금이 부상했다.

그러나 AI 에이전트나 A2A(Agent-to-Agent) 같은 신기술이 적용된 AI·SW에는 이마저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에 최근에는 새로운 과금 기준인 ‘성과 기반 과금’이 주목받고 있다.

최신 과금 방식인 SaaS 구독형 지불 체계는 AI·SW와 부합하지 않는다. SaaS는 계약 조건에 따라 사용자 수를 기반으로 월마다 과금된다. 서비스를 많이 사용하는 고객과 적게 사용하는 고객 모두 동일한 비용을 지불하는 식이다. AI·SW에서는 토큰 기반 과금 방식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가령 GPT-4 API를 SW에 적용했을 경우 API 호출 횟수나 생성된 이미지·코드·문장 등 생성한 결과물의 양을 기준으로 사용자가 소모한 AI 연산량만큼만 비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근래의 토큰 기반 과금 방식에도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AI 모델의 사용량은 입력 길이, 요청 빈도, 생성물 복잡도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간단한 질의에는 수십 토큰 정도가 소모되지만, 긴 문서 요약이나 복잡한 코드 생성 시 수만~수십만 토큰이 소모될 수 있다. 고객은 월말에 예상치 못한 비용을 지불해야 할 수 있고 예산 관리가 어렵다. 더 나아가 AI 에이전트를 비롯해 A2A와 같은 신기술이 추가되면 될수록 토큰 기반 비용 과금의 한계가 존재한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성과 기반 과금이 주목받고 있다. 성과 기반 과금은 AI가 실제로 창출한 가치나 달성한 목표를 과금 기준으로 삼는 모델이다. 얼마나 사용했고, 어떤 기능을 제공했는지에서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로 초점이 옮겨간 것이다.

글로벌 조사기관들에 따르면, 성과 기반 과금을 위해서는 AI·SW 제공사와 고객 간 협의를 통한 KPI를 사전에 정의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추적·검증할 수 있는 모니터링 체계가 필수적이다. 아울러 위험 분담과 계약 유연성도 요구된다. 성과 기반 모델은 SW 공급사와 고객이 위험을 함께 감수하는 구조이기에, 성과가 달성되지 못하면 비용 일부를 돌려주거나 계약을 재조정해야 한다.

한 AI 기업 관계자는 “AI·SW에는 AI 에이전트부터 이들 간 협업이 가능한 기술인 A2A 프로토콜 등 다양한 신기술이 포함되기 시작했다. AI 에이전트가 서로 호출하며 작업을 분담하는 A2A 시나리오에서는 호출 횟수, 데이터 전송량, 중간 결과물 생성량 등 수많은 변수 역시 존재한다. 결국 AI 에이전트 간 협업에 과금을 책정하는 기준은 단순한 호출이 아닌 원하는 목표에 부합한 협업이 얼마나 있었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다. 이처럼 AI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성과 기반 과금 체계가 주목받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한편, 성과 기반 과금 모델이 현재 국내 IT 비즈니스 정서와 어울리는 과금 체계는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 전통적인 SW 기업 관계자는 “AI·SW 비용에는 문제 발생에 따른 책임 소재가 포함돼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전적으로 책임을 전가할 수 있다. 여기에 익숙해져 있기에 성과 기반 과금 방식에 많은 거부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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