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양 스마트 에너지의 초대형 풍력터빈. 사진=원더풀엔지니어링
밍양 스마트 에너지의 초대형 풍력터빈. 사진=원더풀엔지니어링

[아이티데일리] 한때 세계 최대 오염국 중 하나였던 중국이 이제 지구 온난화에 대응하는 친환경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의지와 함께 과감한 투자로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이로 인한 환경적인 우려 또한 나오고 있다. ‘친환경의 역설’이다.

에코뉴스 및 세계 엔지니어들의 공동체 원더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중국의 밍양 스마트 에너지(Mingyang Smart Energy)는 지난해 8월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 풍력 터빈을 설치했다. 풍력 터빈의 규모는 높이 242m, 날개 길이 128m에 달한다. 공학적으로도 큰 성과로 꼽히는 이 터빈은 풍력 발전을 통해 연간 최대 9만 6,000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획기적인 성과와 함께 뜻밖의 반전이 등장했다. 터빈의 거대한 규모가 지역의 미세기후(microclimate)를 변화시키고 있는 것. 연구진들은 최근 이 초대형 구조물이 미치는 광범위한 환경적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

남중국해 하이난성에서 공식 가동된 이 터빈은 최적의 풍속과 대륙붕과의 거리 등 두 가지 요소를 고려해 전략적으로 선정됐다. 두 가지 조건은 터빈의 효율을 크게 향상시킨다. 이전까지는 16MW급 터빈이 세계 최대 규모였지만, 이번 20MW급 대형 터빈이 그 기록을 단숨에 갈아치웠다.

에코뉴스는 이 기술 도약이 “두 개의 축구장 넓이를 넘어서는 블레이드(풍력 터빈의 회전날개) 면적 덕분에 그 어느 것보다 많은 풍력을 포집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 의미는 크다. 더 적은 수의 터빈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어, 환경적·공간적 부담을 모두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거대 풍력 터빈의 공학적인 성공 뒤에는 복잡한 문제가 숨어 있다. 풍력 터빈이 대기 흐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그런데 밍양 풍력발전 설비 규모는 그 영향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과학자들은 현재 터빈 주변의 지역 풍향 변화와 온도 분포 변화를 관찰하고 있다. 미세기후 변동의 신호가 감지된다.

미세기후는 지역별로 나타나는 작은 단위의 기후다. 지형이나 나무, 빌딩 등 지역 환경에 따라 미세한 차이를 보인다. 와인을 빚는 포도나무처럼 미세기후에 큰 영향을 받는 영역이 있기 때문에 미세기후의 변화를 관측하는 것은 중요하다. 미세기후의 변화가 전체 기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따라서 미세기후의 변화는 국소적이지만 매우 중요하다. 이런 대규모 설비가 의도치 않게 지역 기상 시스템을 교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안 기후, 철새 이동 경로, 해양 생물 다양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밍양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풍력 터빈은 태풍에도 견딜 수 있도록 특별 설계됐다. 초속 79.8m 세기의 바람을 견딜 수 있다고 한다. 이 정도의 내구성은 풍력이 풍부하고 폭풍이 잦은 지역에서 선택할 수 있는 좋은 옵션이 된다.

초대형 터빈은 중국의 입장에서는 녹색 전환을 위한 좋은 무기가 된다. 녹색 전환을 주도할 가능성을 높인다.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수단이기도 하다. 화석연료 없이도 손쉽게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태양광 발전과 함께 풍력 발전에서도 중국이 선두로 부상하는 동력이다. 에코뉴스는 이를 건강한 환경, 에너지 형평성, 경제 안정성 등 여러 면에서 이정표가 됐다고 호평했다.

원더풀엔지니어링은 그러나 중국의 풍력 혁신에는 대가가 따르며, 초대형 터빈이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원자력과 견줄 수 있을지라도, 대규모 보급 전 심층적인 환경 영향 평가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