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 방법론 통일해 적용한 결과, 물이 빙하의 80% 구성
식수뿐 아니라 산소 및 수소연료 생산에도 활용 가능
[아이티데일리] 세계 최고의 갑부인 일론 머스크는 자신이 소유한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를 통해 화성에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여러 차례 밝혔다.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해 인류 정착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누구도 ‘망상’이라고 비웃지 않았다.
배우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주연을 맡아 1990년 개방한 영화 ‘토탈리콜’은 식민지로 개척된 화성을 배경으로 한다. 이미 35년 전 이야기다. 천문학계는 화성 이주의 꿈이 이제 공상에서 현실 쪽으로 조금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화성에서 인류가 살아가는 날을 꿈꾸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미래 화성 이주 계획에는 한 가지 큰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바로 인체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을 확보하는 것이다. 어디에 정착하든 물이 있느냐의 여부는 정착의 가능성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화성에서 물을 구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예상보다 수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이 연구는 이스라엘 와이츠만 과학연구소와 미국 행성과학연구소(PSI) 등에서 구성된 연구진이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온라인판, 포브스, Phys.org, 어스닷컴 등 여러 천문학 및 학술 관련 사이트에 실렸다.
그동안 화성의 빙하는 얼음이 섞인 암석으로 이루어졌다고 여겨져 왔다. 암석에 섞인 얼음의 양은 적은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통설을 뒤집었다. 화성 빙하가 실제로는 80% 이상 순수한 얼음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는 화성 표면 전역에 걸쳐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연구진은 화성 빙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과거의 방법론에 일관성이 부족했음을 발견하고, 관측 방법을 처음으로 표준화했다. 그 후 20년 가까이 탐사를 이어오고 있는 나사(NASA)의 무인 화성 탐사 위성 '마스 리코네상스 오비터(MRO)'에 탑재된 레이더 장비를 사용해 표준 관측법을 적용했다. 그 결과 화성의 빙하는 대부분이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고, 표면만 암석이나 모래 먼지로 덮여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또 화성의 다양한 지역, 심지어 반대편 반구에 위치한 빙하도 물의 비율이 거의 일정하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이는 빙하의 형성과 보존 매커니즘이 지역에 상관없이 유사한 환경 조건을 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화성은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한 차례 또는 복수의 빙하화 작용을 겪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이번에 관측 대상 지역과 기술을 처음으로 통일함으로써, 이러한 유형의 빙하에 대한 이해를 통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순도 높은 얼음덩어리는 화성의 미래 식민지 이주민들이 물을 보다 쉽게 확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화성에 영구적인 식민지가 세워질 가능성을 크게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물은 식수뿐만 아니라 산소 및 수소연료 생산에도 활용될 수 있다. 인류 생존의 필수 요소 상당 부분이 해결될 수 있다.
연구진은 앞으로 분석 대상 지역을 더 넓혀서 다양한 위치에서 빙하 샘플링을 진행하고 레이더 데이터 외에도 다른 탐사기술을 적용하고 융합해 추가 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다섯 개의 화성 빙하에 대해 ‘유전율’과 ‘손실 탄젠트’라는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분석한 첫 사례로 주목된다. 이를 통해 광범위한 지역에서 빙하 조성의 일관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연구의 신뢰성도 높였다고. 학계에서는 현재까지 반론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추가 검증과 데이터 보강을 통한 지속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