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정보 등 지식 집약형 비즈니스 사이트 유입 격감으로 타격
지역 기반 소규모 사업도 조만간 영향권

사진=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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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데일리] 최근까지 온라인 비즈니스를 성공으로 이끄는 비결은 비교적 단순했다. 구글 검색 순위를 끌어올리거나 구글에 광고비를 지불하고 트래픽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런 비즈니스 모델 구조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즉, 구글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면 구글은 검색 결과로 수많은 링크를 제공했다. 개인 사업자나 기업들은 구글의 우선순위 노출 방법론을 분석해 자신의 링크를 앞으로 끌어냈다. 일정액의 광고비를 지불하면 구글이 알아서 고객사를 부각해 주었다. 트래픽에 비례해 매출도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구글이 ‘AI 요약(AI Overviews)’ 기능(네이버 검색에서 첫머리에 표출되는 ‘AI 브리핑’과 유사한 구조)을 도입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키워드를 입력하면, 검색 페이지 최상단에 관련 콘텐츠 링크 대신 해당 검색에 대한 생성형 AI 답변을 직접 제시하게 된 것. 이로 인해 사이트를 직접 찾아가는 사용자들의 클릭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그 실태를 포브스지가 추적해 전했다.

◆ 지식 집약형 비즈니스의 클릭 급감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곳은 컨설팅 회사, 출판사, e러닝 플랫폼 등 지식 집약형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들이었다. 반면, 지역 식당이나 배관업체, 건설사 등 지역 기반 소규모 비즈니스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들의 고객은 애초부터 지역 상점이나 업자를 찾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을 고객으로 둔 SEO(검색엔진 최적화) 컨설팅 회사들은 “이들에게 남은 시간도 그리 길지 않다”고 경고한다. SEO는 생성형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급부상하게 된 비즈니스 영역이다.

SEO 컨설팅 기업 로컬SEO가이드를 2006년 창업한 앤드루 쇼틀랜드는 ‘교육용 콘텐츠’ 상품으로 고객을 모아 왔던 중소기업들이 이미 타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쇼틀랜드는 대표적인 사례로, 과거 “앨라배마주에서 차 안 성관계가 합법인가?”라는 검색에서 많은 트래픽을 얻었던 한 로펌을 들었다. 이용자들이 로펌 사이트로 들어가 답변을 얻었던 것. 그런데 이제 이 질문을 구글에 입력하면, 앨라배마주의 형법과 공공외설죄에 대한 AI 요약이 표시되고, 출처로 파인드로(FindLaw)나 저스티아 로(Justia Law) 등 전문 사이트 링크가 제시된다.

그런데 이 AI 요약은 파인드로나 저스티아에도 큰 트래픽을 가져다 주지 못한다. 동시에 해당 로펌은 여전히 검색 결과에 노출되고 있음에도 클릭 수가 감소했다.

‘사라진 클릭’은 비즈니스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클릭이 없다면 기업은 잠재 고객과 직접 연결될 기회를 잃는다. 사이트 방문자가 없다면 기업 스토리를 전하고, 신뢰를 구축하며, 판매로 이어갈 기회가 사라진다.

◆ 노출은 늘지만 클릭은 줄어든다

실제로 ‘AI 요약’은 사이트가 검색 결과에 표시된 횟수를 의미하는 노출 수를 끌어올릴 수는 있다. AI가 생성한 요약에 사이트 링크가 포함되면 사용자에게 노출된 것으로 카운트되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실제로 해당 사이트를 방문하지 않아도, ‘AI 요약’에 링크 정보가 표시되면 노출은 늘어난다. 그러나 사용자는 요약에서 이미 필요한 정보를 얻었기 때문에 굳이 클릭이 필요하지 않다. 즉, 순위가 유지되더라도 진정 필요한 사용자의 클릭 수는 감소한다.

◆ ‘제로 클릭 검색’ 확산을 보여주는 데이터

리서치 회사 시어 언터랙티브(Seer Interactive)에 따르면 ‘AI 요약’이 표시되면 클릭률(CTR)은 70% 감소한다. CTR이란 제품 또는 서비스 정보를 본 이용자가 해당 광고 또는 링크를 클릭하는 빈도를 나타내는 비율을 말한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도 요약이 표시된 검색 결과의 기존 링크 클릭률은 절반으로 줄었고, 요약 내 링크를 실제 클릭한 사람은 1%에 불과했다.

컨설팅 기관인 베인앤컴퍼니는 이 현상을 “‘제로 클릭 검색’이 마케팅을 재정의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조사 대상 소비자의 80%는 검색의 40% 이상에서 링크를 클릭하지 않았으며, ‘AI 요약’만 보고 만족했다고 답했다.

소매업계에 온라인 검색의 중요성은 절대적이다. 리서치 회사 포레스터에 따르면 2022년 전체 소매 거래의 59%가 디지털 요소를 포함했다. 이는 전체 거래의 60% 가까이가 온라인 구매이거나, 오프라인 구매 전 온라인에서 상품과 기업을 조사했음을 뜻한다. 해당 거래 규모는 2조 7,000억 달러에 달했으며, 2027년에는 3조 8,000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 신뢰 확보를 위한 구체적 행동

그렇다면 지금 기업이 할 일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AI 요약에 자사 정보가 어떻게 표시되는지 적극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첫걸음은 평판 관리다. 잘못되거나 오해를 부르는 요약은 수정 요청을 해야 한다. 즉, 자기 회사나 업종 관련 질문을 실제로 입력해 보고 AI가 어떤 결과를 내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회사 이미지를 높이는 방향으로 콘텐츠를 재조정한다.

또 AI 크롤러는 차단하지 않는다. 이를 차단하면 아예 ‘AI 요약’에 노출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중소기업은 구글 ‘AI 요약’으로 당장 위기를 맞지는 않았다. 그러나 AI 요약이 점점 더 이용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지 않는 기업은 마케팅과 고객 연결의 주도권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AI 요약에 맞춘 콘텐츠 최적화, 잘못된 정보 수정, 유튜브·틱톡 같은 대체 채널 육성이 경쟁력 유지의 핵심이다. 지금 행동하는 것이, AI가 주도하는 검색 환경에서 경쟁자보다 앞서는 길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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