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NASA)와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간 사상 최대 규모의 협력으로 실현
싱크홀·빙하·농경지 유실·홍수 피해 측정 등 모든 것을 추적해 지도 작성

니세르 위성 랜더링 이미지. 사진=나사
니세르 위성 랜더링 이미지. 사진=나사

[아이티데일리] 지구 표면의 변화를 역대 최고의 정밀도인 1cm 단위로 관측하게 될 초고해상도 위성이 최근 발사됐다. 이 위성은 가라앉는 농경지에서부터 무너져 내리는 빙상, 홍수 피해 지역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추적한다. 이는 나사(NASA)와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간 사상 최대 규모의 협력으로, 과학자들이 역동적인 지구를 연구하려는 꿈을 실현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나사 홈페이지와 네이처 온라인판에 따르면, 두 기관이 협력해 발사한 12억 달러 규모의 위성 니사르(NISAR)는 며칠 내에 지름 12m의 원형 안테나를 펼치고 지구에 레이더 신호를 쏘아 보낼 예정이다. 인도 스리하리코타에서 발사된 니사르 위성은 12일마다 지구 전체의 거의 모든 지역을 두 차례 스캔하며, 구름이나 야간 상황에서도 지표면의 수직 이동을 1cm 단위까지 측정할 수 있다.

그러나 나사에서는 흥분과 함께 우려도 잇따른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6 회계연도에 나사의 지구과학 임무 예산을 50% 이상 삭감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니사르는 예정대로 운영 자금을 받게 되겠지만, 향후 몇 년간 이와 같은 대형 위성이 발사되는 일은 어려워질 수 있다. 백악관은 비용 절감을 이유로 나사의 주요 지구 관측 임무 대부분을 취소하려 하고 있다. 이미 가동 중인 일부 임무마저 종료시켜 지구 변화에 관한 핵심 정보를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미네소타대 대기화학자 딜런 밀렛은 네이처지에서 “이 정도의 예산 삭감은 지구 변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는 학계 및 연구계의 능력을 근본적으로 무너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올해 3월까지 나사 지구과학 자문위원회를 이끌었다.

니사르(정식 명칭: NASA-ISRO 합성개구레이다)는 나사와 ISRO가 각각 제작한 서로 다른 파장으로 작동하는 레이더 장비를 활용해 지구의 빙상과 육지 표면 변화를 관측하고 지도를 작성한다. 이를 통해 토양 수분, 산림 생물량, 빙하 등 전 세계적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홍수, 지진, 산사태와 같은 재난 발생 시, 지구의 변화 양상을 신속하게 파악해 대응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나사 제트추진연구소의 수석과학자인 폴 로젠은 홈페이지에서 “재난 상황이 전개되는 과정을 매우 빠른 속도로 파악할 수 있어, 구조대가 우려 지역을 조기에 식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사와 ISRO는 2010년대 초반, 이 임무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니사르 협력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안테나 전개와 초기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니사르는 90일 내 과학 데이터를 제공하기 시작할 예정이다. 임무 운영 기간은 최소 3년으로 계획돼 있다.

그러나 나사의 더 큰 문제는 그 이후다. 원래 니사르는 구름과 에어로졸의 기후 변화 역할, 전 지구적 생물·지질 상호작용 등을 측정하는 일련의 대규모 지구관측 위성들의 선구자로 기획됐다.

이 임무들은 2007년과 2018년에 발표된 두 건의 ‘10년 단위 조사(decadal survey)’에서 미국 지구과학 연구자들이 최우선 과제로 꼽은 것이다. 나사 지구과학국장 카렌 생제르맹은 네이처 온라인과의 인터뷰에서 “10년 단위 조사가 니사르와 유사한 임무를 통해 얻는 정보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최근 수년간 나사가 수위와 해양 색을 측정하는 위성을 발사한 점을 지적하며 “우리는 지금껏 답할 수 없었던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데이터 황금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삭감안이 현실화되면, 연구자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극한 기상과 재해 위험이 커지는 시기에 꼭 필요한 연구 기회를 나사가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밀렛은 사이언스지에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데이터 수집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사의 지구과학 임무의 운명은 미국 의회의 손에 달려 있다. 의회는 연방 예산 배정의 최종 권한을 갖고 있으며, 트럼프의 1차 대통령 임기 당시 나사 연구 삭감 제안 대부분을 거부한 바 있다. 다가오는 회계연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상원 세출위원회는 나사의 향후 지구과학 임무 대부분에 대한 전액 지원 의사를 밝혔으나, 하원은 트럼프의 삭감안에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양원은 앞으로 몇 달간 서로 다른 입장을 조율해 최종 예산안을 확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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