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라클 나정옥 부사장

 [아이티데일리] 인공지능(AI)이 전 산업 생태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면서, 국가와 기업은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IDC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의 75% 이상이 디지털 주권을 핵심적인 비즈니스 및 기술 과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프라이버시 보호의 강화와 실행은 다국적 기업의 최우선 과제로 부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소버린 클라우드(Soverign Cloud)는 AI 시대 핵심 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 소버린 클라우드는 국가의 법률과 규정을 준수하면서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 소유권, 자주권을 부여하는 클라우드 인프라 아키텍처로 정의할 수 있다.

오라클은 지난 2023년 유럽연합(EU)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호주 등 각국의 규제 환경과 산업별 요구에 맞춰 상업용 리전, 오라클 국가 보안 리전, 격리 리전 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와 인프라를 제공해왔다. 지난 6월에는 보안용 소버린 클라우드 솔루션 ‘오라클 컴퓨트 클라우드앳커스터머 아이솔레이티드(Oracle Compute Cloud@Customer Isolated)’를 발표했다.

한국오라클의 나정옥 부사장을 만나 오라클의 국내외 소버린 클라우드 전략에 대한 심층적인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라클 나정옥 부사장.
한국오라클 나정옥 부사장.

 

“데이터 있는 곳에 AI배치한다”

오라클은 분산형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데이터가 있는 곳에 AI를 배치한다(Bring AI to Data)’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나정옥 부사장은 “오라클의 분산형 클라우드의 핵심은 고객이 있는 곳에 고객이 원하는 형태의 디플로이먼트(배포) 모델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AI 인프라가 있는 곳으로 데이터를 이동시키는 대신 데이터가 위치한 곳에서 AI 역량을 제공하는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라클의 소버린 클라우드 6가지 기준 

* 제한된 접근: 특정 기업 및 그 협력사, 고객, 공급사 또는 특정 지역 또는 시민권/보안 인가를 갖춘 구성원에 한해 클라우드 접근 허용

* 주권 및 위치 제어: 가 저장되는 위치(국가 또는 지역) 및 센터의 소유 여부(고객 또는 공급사)를 고객이 직접 제어

* 규제 및 법적 준수: 정부, 산업, 기술 규격 및 법적/계약적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는 컴플라이언스 체계 필요 

* 운영 지원: 보안 인가, 시민권, 거주 요건 등을 갖춘 인력에 의한 지원 체계 필요 

* 전용 네트워크 환경: 인터넷과 완전히 분리된 에어갭(airp-gapped) 영역 등 높은 보안성을 갖춘 통신 인프라 마련 

* 고급 암호화: 고객이 직접 키를 관리해 클라우드 사업자가 해당 키에 접근할 수 잆는 암호화 구조 지원


나 부사장은 “소버린 리전뿐만 아니라 상업용 리전, 정부 리전, 오라클 국가 보안 리전, 전용 리전, 오라클 알로이(Oracle Alloy), 격리 리전 등 다양한 형태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해 각국의 주권 요구와 산업별 규제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EU 소버린 클라우드’를 통해 EU 지역의 소버린 리전 구축 옵션을 더욱 확대했으며, 고객과 정부의 데이터 주권 관련 문제들을 해결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고객은 구축 위치, 접근성, 운영, 규제 사항 및 인터넷 연결성 등을 모두 관리할 수 있다.
 

오라클-엔비디아, 손잡고 OCI 기반 AI 가속화 지원

오라클은 고객이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 ‘OCI(Oracle Cloud Infrastructure)’에서 AI 솔루션을 보다 빠르게 개발하고 배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OCI에서 ‘엔비디아 AI 엔터프라이즈(NVIDIA AI Enterprise)’를 제공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솔루션은 엔비디아의 AI 플랫폼을 OCI의 분산형 클라우드 전역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고객이 디지털 주권 요구사항을 충족하면서도 AI 도입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게 오라클의 설명이다.

나 부사장은 이미 다수의 글로벌 기업이 OCI 상에서 엔비디아의 가속 컴퓨팅과 AI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일본의 노무라종합연구소(Nomura Research Institute)를 꼽을 수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글로벌 컨설팅 서비스 및 시스템 솔루션 제공업체로, 자사 고객의 클라우드 이전을 안전하고 신속하게 지원하기 위해 오라클 알로이를 도입했다.

또한 아랍에미리트 디지털 서비스 기업 e&의 플래그십 통신사업부 e& UAE는 신규 생성형 AI 서비스 현지화와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OCI 전용 리전에 엔비디아 호퍼(Hopper) GPU 클러스터를 배포했다.
 

더욱 강화된 소버린 클라우드 솔루션 출시

오라클은 지난 6월 17일 보안용 소버린 컴퓨트 클라우드 서비스인 ‘오라클 컴퓨트 클라우드앳커스터머 아이솔레이티드(Oracle Compute Cloud@Customer Isolated)’를 발표했다. 회사에 따르면 이 솔루션은 인터넷에서 완전히 차단돼 정부 및 규제 대상 산업에 보안 기밀 데이터 관리에 요구되는 수준의 보안 및 제어 권한을 제공한다.

오라클 컴퓨트 클라우드앳커스터머 아이솔레이티드는 각국 정부 및 국방부, 정보 기관, 통신사, 의료 기관 등이 사이버 공격의 위험을 최소화하고, 엄격한 규제 요건을 충족하며 국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는 오라클의 기존 인프라 포트폴리오에서 확장된 형태로, 일회성 대응이 아닌 체계적인 소버린 전략의 일환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나 부사장은 “해당 솔루션은 해외 시장에서는 방위산업 등에도 도입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국내의 경우 반도체, 전기통신사업, 헬스케어 산업 등 민감 데이터를 다루는 민간 시장을 주요 타겟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한국오라클 나정옥 부사장과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구성한 것이다.

Q. 오라클이 추구하는 소버린 클라우드 솔루션의 특장점은.

소버린 클라우드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다. 고객들은 데이터센터 단위가 아닌 랙 단위의 소규모 인프라 환경에서도 오라클 클라우드의 전반적인 기능을 활용할 수 있으며 엄격한 보안, 컴플라이언스 및 데이터 주권 규제 사항 등을 준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Q. 유럽 시장에서 오라클의 대응 전략은.

A. 오라클은 ‘오라클 퓨전 애플리케이션 제품군(Oracle Fusion Cloud Applications Suite)’을 ‘EU 소버린 클라우드(Oracle EU Sovereign Cloud)’에서 제공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EU 내 법인에 의해 소유 및 운영된다. 또한 EU 기반 인력이 관리하며 엄격한 데이터 주권 요구 사항을 가진 조직이 재무, 인사, 공급망, 제조 등을 단일 플랫폼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Q.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는 어떤 전략을 취하고 있나.

A. 아시아 태평양 지역, 특히 한국의 소버린 클라우드 시장은 데이터 주권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며 점차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동시에 복잡한 규제 환경과 높은 보안 요구 수준으로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들에게는 진입장벽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공공 부문도 글로벌 기술 수용에 점점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단순히 기존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수준을 넘어서 클라우드 네이티브 방식으로 새롭게 운영체계를 구축하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각국의 규제 요건과 데이터 주권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인프라 전략이 중요해졌다고 본다. 이에 오라클은 대표적으로 고객사의 데이터센터 내에 구축할 수 있는 전용 리전(OCI Dedicated Region)과 엑사데이터 클라우드 앳 커스터머(Exadata Cloud@Customer) 같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솔루션을 통해 보안성과 주권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전략으로 내세우고자 한다. 
 

Q. 최근 글로벌 CSP들이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오라클의 전략은.

A. 오라클은 소버린 클라우드, 전용 리전, 격리 리전 등 다양한 분산형 클라우드 옵션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위치에 AI 인프라를 제공한다. 더불어 데이터의 저장, 처리, 접근을 완전하게 제어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는 고객의 규제 요구와 데이터 주권 수요를 만족시키면서도 글로벌 수준의 AI 연산 자원을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한다.

특히 오라클은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텍사스 주 애빌린의 ‘AI 메가팩토리’를 첫 번째로, 미 전역에서 먼저 프로젝트 진행에 필요한 AI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블룸버그 등의 외신 보도내용을 보면 이 시설은 총 8개 건물에 엔비디아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들이 5,000개 이상 구성될 것이라고 한다. 향후 이 데이터센터에서 제공되는 AI 서비스는 오라클의 클라우드 기반에서 운영될 예정이다. 
 

Q. 소버린 클라우드의 미래를 전망한다면.

A. 향후 소버린 클라우드는 기술 주권과 관련된 법률 및 규제의 발전과 함께 더욱 복합적인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 준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규제 대상 데이터가 유출되는 등의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이에 대한 제재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데이터 프라이버시 및 AI 관련 규제가 계속해서 변화하는 가운데, 기업들은 클라우드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운영 및 기술적 주권을 더욱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 오라클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 소버린 클라우드의 진화를 전 세계 고객이 AI 시대에 주권과 혁신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기여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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