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EF), 빅테크 성장 기회 모색 ‘자연 친화 전환’ 어젠다 발표

데이터 센터 전경.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 센터 전경.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아이티데일리] 물 부족, 오염, 온실가스 배출, 폐기물 증가, 토지 이용 변화 등으로 인한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해서는 빅테크 입장에서도 이들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세계경제포럼(WEF)이 어젠다를 통해 지적했다. 어젠다 요약글은 WEF 홈페이지에 게재됐다.

이에 따르면 기술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환경 영향을 줄이고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자연 친화적인(Nature Positive) 행동은 비즈니스의 필수 요건이며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는 지적이다.

자연은 세계 경제의 기반이다. 세계 GDP의 절반 이상(44조 달러)은 자연과 그 생태계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으며, 자연 보호는 환경적 필수 조건일 뿐 아니라 경제적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WEF의 '자연 친화로의 전환(Nature-Positive Transition)' 이니셔티브는 금융기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도시의 자연과의 조화로운 공존을 지원하며, 산업별 전략을 개발함으로써 2030년까지 자연 파괴를 멈추고 되돌리기 위한 변혁적 경로를 모색하고 있다.

기업 파트너들과 자연환경 전문가들은 각 산업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과 의존도를 파악하고, 공급망 전체에서의 영향 저감, 회복력 강화, 그리고 자연과의 공존을 위한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우선 행동을 제안하고 있다.

2025년, 이 이니셔티브는 올리버 와이먼(Oliver Wyman)과 협력해 기술 산업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기술 산업을 자연과 공존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은 중요하다. 기술 산업은 경제 성장과 혁신의 중심이며, 2024년 시장 규모는 8조 9000억 달러로, 이는 전 세계 대부분 국가의 GDP보다 많다. 이 시장은 2029년까지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엔비디아는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넘기기도 했다.

예를 들어, AI 수요의 급증은 추가 성장을 이끌 수 있지만, 동시에 환경에 대한 부담도 증가시킨다. 동시에 신기술은 물과 에너지 효율 향상, 생물 다양성 보존 등 자연 위기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도 있다.

기술 산업은 클라우드 컴퓨팅, AI, 반도체 및 하드웨어 제조 등 다양한 분야로 구성되며 본질적으로 자연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특히 물과 에너지 자원 사용과 깊은 관련이 있다.

100MW급 대형 데이터 센터는 연간 약 25억 리터의 물을 사용하며, 이는 올림픽 수영장 1,000개 분량이다. 대형 반도체 공장은 이보다 2.5~5배에 달하는 물이 필요하다. 또한 냉각 효율 향상을 위해 일정한 온도와 기후가 필요하다. 나아가 안정적인 원자재 자원 채굴 및 에너지 인프라 운영을 위해 토지 개발과 수자원 제어가 필요하다.

따라서 기술 산업은 자연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부적절하게 관리되면 환경 파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냉각용 물 사용, 폐수 방류, 증발 손실 등으로 지역 수자원 고갈을 초래한다. 주요 광물 생산지의 16%는 이미 심각한 물 부족 상태에 있다. 데이터 센터와 반도체 공장은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하며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광물 채굴은 중금속, 유독물질, 미세먼지, 소음, 빛 공해를 발생시켜 생태계 교란을 일으킨다. 반도체 공정에서는 PFAS, VOC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배출될 수 있다.

2022년 전 세계 전자 폐기물은 6,200만 톤에 달했다. 그러나 이들의 재활용 비율은 25% 미만에 불과하다. 매년 맨해튼을 1m 높이로 뒤덮을 양의 전자 폐기물이 매립되고 있다. 공장 및 데이터 센터 건설로 인해 생물 서식지가 파괴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생물 다양성이 손실되고 있다. 주요 금속과 광물에의 높은 의존도가 이런 파괴를 가속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1만 1,000개 이상의 데이터 센터가 건립돼 있다. 이들은 연간 400억 리터의 물과 60GW 이상의 전력을 사용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는 연간 1조 1,000억 리터의 물을 필요로 하며, 이는 덴마크 전체의 전력 소비량을 넘어서는 것이다.

2029년까지 기술 산업은 13조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24년 대비 40% 증가한 수치다. 이와 함께, 2030년까지 데이터 센터는 연간 620억 리터 이상의 물과 140GW 이상의 전력이 소요된다. 반도체 산업은 2035년까지 연간 2조 리터 이상의 물이 필요할 수 있다.

어젠다는 “기술 산업도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자연 친화 전략이 경영적 이점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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